서울 시청에서 공정무역 관련 행사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세계공정무역기구 아시아(WFTO-ASIA) 서울 컨퍼런스. 사진 속의 연사는 WFTO-ASIA 상임이사인 Christine Gent인데 얼굴이 너무 작게 나왔다. 행사 소개 책자에 "소비국가에서 열리는 최초의 컨퍼런스"라는 표현이 있고, 오늘 발표자들도 여러 차례 이 표현을 썼는데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동안 공정무역 관련 행사가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 열리지 않았을 리가 없고, 소비국가라면 어떤 소비국가를 의미하는지. WFTO-ASIA가 공정무역 상품 소비국에서 처음 열렸다는 말인가. 커피 같은? 그래도 말이 안되는게 요즘에 커피를 생산만 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고, 커피를 소비만 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나. 다른 공정무역 상품들도 마찬가지고. 글 쓴 사람이 귀찮아서 생각하다 말았나보다. 박사 논문 쓸때 드래프트에 공정무역, 윤리여행 부분이 조금 추가되었다고 하면 지도교수인 폴 선생이 참 좋아하셨더랬지. 내가 오늘 이런 행사에 다녀왔다면 반가워하지 않으셨을까.
점심은 서울도서관에서 일하는 친구 덕분에 시청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 메뉴는 아래 사진처럼 나오는데 3,300원 정도 한단다. 남기지않고 다 먹고 시민청 지하 1층의 <지구마을>에 가서 '공정무역' 커피도 얻어 마셨다. 백순데 이 정도는 신세져야하지 않겠나. 대신에 오늘 행사에서 선물로 받은 공정무역 상품들(초콜릿, 커피, 티, 쿠키 등등)은 아낌없이 친구에게 넘겼다. 그건 그렇고 오늘 행사를 통해서 안 사실인데, 시청 건물 안에 커피를 비롯한 공정무역 상품들이 진열되고 판매되는 곳이 전 세계에서 서울시가 유일하단다. 박 시장님이 밀어부치셨나?
행사가 끝나고 서울도서관에 들러 책도 세 권 빌려왔다. 서울시민이거나 서울에 직장이 있는 사람이라면 신분증을 제시하고 바로 도서관 회원증을 발급받을 수 있고, 당일 책도 빌릴 수 있다. 한 번에 세 권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빌린 책들은 14일 동안 볼 수 있는데다, 다 못 보면 다시 일주일간 연장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서울이 확실히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시민 입장에서는 자잘한 거 잘 챙기는 시장님이 만만세이지만, 직원들은 일하기 참 힘들 것 같다. 서울도서관과 시민청 사이에 있는 세월호 분향소에서 자원봉사 중인 시청직원들도 엄청 힘들 것 같고. 자원봉사를 시작할 때만해도 6개월이 넘어갈 거라 상상이나 했겠나.
결실의 계절 가을인데 올해는 별로 추수할 게 없구나. 올해도 두 달 조금 더 남았는데 여기 오시는 분들, 우리 분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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