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24: 영국/영국유학이야기
2013년 6월 즈음에
윤오순
2013. 6. 20. 07:07
유학생활을 슬슬 마무리하려다 보니 일상으로 겪었던 일들이 새삼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늘 다녔던 길도 새롭고, 자주 가던 슈퍼의 상품들도 마치 처음 본 느낌일 때가 많다. 늘 보던 간판도 익숙한 게 아니라 낯설게 느껴지고, 기분이 참 묘하다. 남자들 병장으로 만기 제대할 때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본격적인 유학생활이 시작되기 전 다산 정약용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그가 직접 쓴 글들, 아니면 다른 사람이 다산에 관해 쓴 글들. 유학이 마무리 될 때 얼마나 많은 저작물을 내 손에 쥐게 될까 궁금했는데 난 다산이 아니었다. 김화영 교수가 쓴 <행복의 충격>도 기억에 남는 책인데 최근에 다시 읽게 되었다. 유학생활 중에 읽으니 유학을 시작하기 전에 읽었을 때와 그 느낌이 다르다. 김화영 교수 덕분에 엑상 프로방스로 유학을 간 사람들이 많아졌다는데 나 때문에 영국의 엑시터에 온 사람들이 있을까?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은 죽음을 많이 연습한 사람이라고 누가 그랬는데 그 이유가 떠나는 연습을 많이 해서라고...어디든 도착할 때는 낯설고 떠날 때는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