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24: 영국/영국유학이야기
태양의 계절
윤오순
2013. 7. 13. 04:35
엑시터에 오고 나서 여름이 이렇게 더웠던 적이 없었는데 요즘 더워도 너무 덥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습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밖에라도 한번 나갔다 오면 태양이 너무 뜨거워 얼굴이 벌개지는 건 물론, 온 몸이 땀범벅이 된다. 하루에 샤워를 서너 번은 해야 할 정도다. 기숙사 입주할 때 방이 북향이라 좋아했고, 지난 겨울도, 여름도 그다지 바깥 기온 영향을 받지 않아 늘 북향예찬을 했었더랬다. 허나 해가 오후 10시가 되어도 떨어지지 않고 환한데다 기온까지 높으니 방에 있어도 죽을 맛이다. 여름을 더운 줄 모르고 보내면서 영국의 여름 날씨에 홀라당 반했었는데 그것도 이젠 남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여름이 이렇게 덥게 느껴지는 게 몸에 열이 많아진 건지 아니면 기후변화 영향인지 잘 모르겠다. 학생들도 덥다고 하는 거 보면 꼭 내 문제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한국은 바깥이 뜨거울 때 백화점이나 은행 같은 데 들어가면 시원하다못해 춥게 느껴질 정도인데 여기는 공공기관에서도 에어콘을 빵빵하게 틀지않아 덥다고 들어가도 별 효과를 못 본다. 약간 쌀쌀했던 봄까지만해도 엑시터의 '알흠다운' 여름을 잔뜩 기대했었는데 이젠 마음이 바뀌었다. 빨리 서늘한 계절이 왔으면 좋겠다. 그때 쯤 되면 바쁜 일도 거의 다 끝나 있을 테고 마음껏 엑시터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사진출처: http://www.tutorart.com/index.php/daily-inspiration-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