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장애인 (2탄)
해외 체류중인 한국인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정보를 MS워드가 아닌 아래아한글 프로그램으로만 떡 하니 올려놓는 공공기관들이 많다. 10년 넘게 해외 생활을 한 경험자로서 아래아한글은 한국 바깥에서는 쓸 일이 없다. 꼭 아래아한글을 사용해야한다면 소프트웨어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뷰어를 링크해 주던지, 아니면 PDF로 같은 내용의 파일을 동시에 올려주면 좋을 텐데 그런 배려를 찾아보기 힘들다.
어쨌거나 문서를 보기만 할 경우 뷰어를 다운해 내용을 볼 수 있다. 물론 다운로드할 뷰어가 어디에 있는지 인터넷 검색을 해줘야 한다. 문제는 굳이 보는 것만이 아니라 문서 작성까지 MS워드가 아닌 아래아한글을 사용하라고 '강요'하는 공공기관들이다. 이유인즉슨, 워드로 만들어진 한글문서는 보기에 불편하단다. 정 보기에 불편하면 MS워드로 만든 후 PDF로 전환해 보내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꼭 아래아한글을 요구한다면 이찬진의 한컴오피스 웹사이트에서 윈도우용 60일 트라이얼버전을 다운받아 문서를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허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맥 사용자들이다. 한컴에서 맥용 아래아한글을 출시하지않기 때문에 맥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도저히 문서작성할 방법이 없다. 문서 하나를 만들려고, 윈도우용 컴퓨터를 찾아야 하고, 또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야 하는 쓸 데 없는 일, 이제 그만하고 싶다.
공공기관에서 MS워드가 아닌 아래아한글을 문서표준 포맷으로 정하는데 한컴오피스와 어떤 딜이 있었는지는 내 알 바 아니지만, 아래아한글을 공식 표준 문서작성 프로그램으로 상용할 경우 공공기관은 나같은 디지털 장애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컴오피스는 꾸준한 제품 업데이트를 통해 독점적으로 누리는 지위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것이다.
앓느니 죽는 게 낫다고, 신청서 하나 작성하려다 답답해 죽기 직전이다. '디지털 장애인'과 관련해서는 전에도 이 블로그에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참고: http://puandma.com/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