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강의 기로에서
봄부터 나도 비정규직 시간강사의 길로 뛰어들게 되었다. 원한 건 아니었지만 비인기 사회과학 전공자로서 시대의 조류를 거스를 수는 없는 법. 봄 학기에 두 과목의 강의를 맡게 되었는데 학생들이 쫄았는지 한 과목은 신청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아무래도 폐강이 될 것 같다. ㅠㅠ
그렇게 폐강의 위기에 놓인 과목은 <아프리카 현지조사 방법론>. 이 과목 들으면 바로 현지조사가 가능할 정도로 굉장히 현장성 넘치게 가르칠 계획이었는데 아쉽. 다른 한 과목은 <아프리카와 지속가능한 개발>. 과목이 끝나면 국제개발협력 사업 펀딩 프로포절을 쓸 수 있게 가르칠 계획인데 제법 많은 학생들이 신청을 해서 그룹 워크숍도 가능할 것 같다.
한국에서 대학강의가 처음이라 나도 심장이 좀 쫄깃하긴 한데 수강신청변경 기간에 몇 명이라도 신청을 해서 폐강의 위기는 모면했으면 좋겠다. 영어강의가 부담스러우면 중간중간 한국어로도 설명을 해줄 것이고, 소수면 페이퍼 첨삭도 친절하게 해 줄 각오가 되어있는데 학생들이 내 마음도 모르고......
요즘 학생들 워낙 바빠서 수업 한 학기 들으면서 관련 텍스트를 한달에 한 권도 겨우 읽어낸다는데 그 학생들한테 좀 과한 강의계획서였나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폐강이 되면 그 커리큘럼 그대로 학교 밖에서 가르쳐볼까 싶다.
NGO 활동가로 곧 아프리카 지역에 파견될 분들, 아프리카 지역에 지사가 있어 곧 나가야하는 분들, 인류학이나 지리학, 지역학, 국제개발협력 공부하는 학생들 중 아프리카 지역에서 현지조사가 필요한 분들은 주저없이 댓글 남겨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