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며칠 전 미국에 사는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안부를 묻길래 다 풀리는데 돈 문제만 안 풀려, 그랬더니 그 친구가 그런다. 넌 돈만 없고 남들이 갖고 싶은 걸 다 가졌잖아, 라고. 그건 결코 돈으로는 안되는 그런 것들인데 어떻게 넌 다 가졌느냐고. 그러면서 난 인복이 참 많은 사람이라고도 그랬다. 해가 갈수록 그리운 사람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인복이 많다는 그 말은 맞는 것 같다.
어딜 가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필요할 때 바로 그 사람이 나타난다. 참 이상하기도 하지. 내 인생 그리 순탄하지도 않았지만 이 정도면 나쁜 인생도 아니다.
오늘부터 영어 과외를 받기로 했다. 아주 즉흥적이었는데 손을 잡아 줄 사람이 또 바로 나타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훌륭한 이 선생님이 나를 학생으로 받아주실 줄 몰랐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하루종일 실실 웃음이 나왔다. 아주 재미있을 것 같고, 또 힘들 것도 같은데 하기로 마음 먹었다. 왜냐하면 그게 이번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난 한가지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일이 끝나면 또 다른 일, 또 그것만 생각한다. 이번 일은 학위논문으로 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친구 랍쇼는 내 삶이 단순하다고 그랬고, 이외수 선생님은 미련하다고 그러셨다.
둘 다 맞는 것 같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아주 미련한 삶이기도 하다.
그러나 확실한 건 10년 전보다 내 인생의 포커스 반경은 확실이 좁아졌고
아울러 그 초점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 주변에서 나를 지켜보는 그 사람들 때문에 난 오늘도 한눈 팔지 않고 산다. 모든 게 내 인생의 과제려니 생각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어려울 때 손 내밀면 선뜻 받아주는 그 사람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 잊지 않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