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잘 도착해 보름쯤 지난 것 같습니다. 아디스아바바는 도시화와 현대화가 동시에 진행중이라 그런지 여기저기가 온통 공사중으로 아주 난리입니다. 도시 자체가 조금 커진 느낌입니다. 교통비를 비롯해 물가가 2008년에 비해 두세배 오른 것 같습니다.  전에는 한국 식당이 하나 뿐이었는데 그 사이 두개가 더 생겼고, 저는 그중에서 요즘 대박행진 중인 '대장금'이라는 식당에 몇번 갔었습니다. 일본식당도 생겼다고 하는데 쉐프가 일본인이 아니면서 가격이 엄청 비싸다고 해서 아직 방문을 못했습니다. 

2006년에 이곳에 왔을때 만났던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을 만나 이번에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정말 기대도 안했는데 우연히 만나게 되어 놀랍기도 하고 기분이 참 묘합니다. 좀 외진 곳에 자리잡은 중국식당에 간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같은 해에 곤다르라는 곳에서 만난 일본인 연구자를 만났습니다. 그때도 그 친구를 만나려고 했던 게 아니라 택시기사가 다짜고짜 친구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겠다고 데려가서 만났는데 세상 참 좁지요? 그 사이 박사과정을 마치고 전문가가 되어 에티오피아를 다시 방문했다고 하는데 덕분에 알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2008년에 묵었던 호텔에서 묵고 있는데 그때 클리너 한명이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줘 혹시 지금도 일을 하고 있을까 도착하자마자 계속 찾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에 호텔 리셉션 앞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아직도 저를 기억하고 있더군요. 방값이 많이 올라 전에 지내던 방보다 못한 방에서 지낸다고 했더니 안쓰러워하더군요. 그녀는 처음 투숙하던날 제방에 꽃병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꽃병이라고했자 1리터짜리 플라스틱 물병의 윗부분을 잘라 만든 것인데 호텔주변에 핀 여러가지 꽃을 꺾어 거기에 담아 왔더랬습니다. 방도 후지고 이제 네 꽃도 볼 수 없다고 했는데 바로 그날 저녁에 똑같은 꽃병 하나가 배달되었고, 날마다 꽃들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엔 6개월을 어떻게 보낼까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오며가며 만난 마음 따뜻한 사람들 덕분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인터넷 카페는 많이 생긴 것 같은데 전력사정이 안좋아 접속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왠일인지 정전도 안되고 인터넷 속도도 좋아 오랜만에 에티오피아 소식 남깁니다.  저는 이제 슬슬 저녁 먹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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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남한산성  (3) 2008.01.14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