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쿠미'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8.08.21 텅 빈 기숙사 4
  2. 2007.11.27 2007년 여름, 츠쿠미(律久見) 3
  3. 2007.08.13 츠쿠미 둘째날-히마츠리
  4. 2007.08.12 츠쿠미 첫날-환영회
작년 여름에는 오오이타현의 츠쿠미시에 가 있어서 도쿄의 여름이 어떤지 잘 몰랐는데 올해는 확실하게 도쿄의 여름과 함께 하고 있다. 대낮엔 덥고 습한 데다 요즘은 거의 매일 저녁 한차례씩 소나기가 내린다. 비는 혼자가 아니라 천둥번개와 함께 찾아온다. 오늘도 벌써 비님이 다녀가셨다. 도쿄의 여름은 꼭 동남아시아 날씨 같다. 홍콩에 갔을 때 거기서 만난 어떤 아주머니가 그러셨다. 홍콩에서 남편 없이는 살 수 있지만 에어콘 없이는 못 산다고. 한국에서는 집 구조가 시원해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왠만해서 여름에 에어콘 켤 일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주야장천 켜야한다. 홍콩 아주머니 심정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방학이라 모두 제 나라로 떠나서인지 기숙사가 아주 조용하다. 광고 전단지가 현관문 손잡이에 몇 주째 걸려 있는 방은 주인이 없는 빈 방이다. 내 라인에는 나와 캄보디아의 위보로만 남아있다. 맞은편 라인에는 다음주에 떠날 독일인 후로, 조선족 정상, 야마쿠치에서 온 야스가 남아 있다. 복도도 조용하고 공용키친도 조용하고 기숙사 전체가 소리를 내면 큰일 날 것처럼 정적에 휩싸여있다. 8월 초만해도 오며가며 찾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젠 그나마 남아 있는 사람들끼리도 별로 마주칠 일이 없다. 다들 쑥쓰러워서인지 음식을 해서 키친에서 먹는 사람도 없다.

내 라인에는 히토쓰바시 대학 간다캠퍼스 학생들이 많았다. 간다 캠퍼스의 공공정책 과정은 영어로만 수업이 진행된다. 각 나라의 공무원들이 일본 정부나 그 나라 정부의 장학금을 받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수업이 워낙 타이트 해서 수업과정 2년이 끝나도 애들이 일본어를 거의 못한다. 돌아가려면 짐도 부쳐야 하고, 전화도 끊고 정리할 게 많은데 일본어가 안되니 애들이 우왕좌왕 난리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해약관련 서류는 용어가 좀 복잡한가. 8월 초에는 떠나는 애들이 여기저기서 부르는 통에 통역도 해주고, 애들이 일본을 떠날 때 뭘 챙겨 가는지도 구경하고 심심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꼭 섬이 된 기분이다. 이것도 슬럼프 일종인가?

빨리 논문 중간 발표가 끝나고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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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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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의 뱃부에서 기차로 한 시간

츠쿠미라고 하는 재미있는 이름의 도시에서 지난 여름 한 달을 보냈다. 츠쿠미는 일본 남단 큐슈(九州) 동쪽의 오오이타현(大分県)에 있는 인구 2 3천 규모의 아주 작은 도시다. 한국인들이 온천욕을 즐기러 많이 찾는 뱃부(別府)에서 기차로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이 작은 도시에 야구장이 있어 우리나라 두산베어스가 겨울이면 전지훈련을 한다고 한다. 남쪽이라 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하고 눈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없지만 가족 중에 한국인과 결혼한 사람들이 더러 있다.


츠쿠미는 오오이타현 내에서는 두 번째로 작은 도시인데, 호토지마(
)와 무쿠지마(無垢島)라는 두 개의 섬을 거느리고 있는 반도로, 일본내 생산량 1위를 자랑하는 석회석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기간산업으로는 석회석 채굴 이외에 시멘트 산업, 밀감 농업, 참치로 대표되는 어업이 중심이다. 그러나 요즘은 손이 많이 가는 밀감 농사를 접고 광산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참치도 원양어선을 타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츠쿠미 대표 브랜드로서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츠쿠미의 젊은 사람들이 더 이상 배를 타려 하지 않기 때문에 요즘은 동남아시아 사람들을 초청해 2, 3년간 연수를 시켜 배에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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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시멘트 원료로 재탄생

츠쿠미에는 일본 톱 3 규모에 해당되는 태평양 시멘트의 본사가 위치해 있다. 공장이 들어서면서 농사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시멘트 회사 덕분에 츠쿠미 사람들은 쓰레기 처리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일본도 쓰레기 처리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츠쿠미는 가정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소각해 시멘트 원료로 사용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서 시민들의 쓰레기 처리에 대한 고민거리를 없애주었다.

종이류, PET, 캔류를 제외한 모든 쓰레기는 분리할 필요 없이 한꺼번에 수거를 해 가는데 이렇게 모아진 쓰레기는 전부 소각해 몇 차례의 과정을 거친 후 품질에 전혀 차이가 없는 시멘트로 만들어진다. 태평양 시멘트 회사에서는 쓰레기가 시멘트 원료로 탄생되는 과정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는데 한국의 시멘트 회사에서도 단체 견학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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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다다미 크기에 빌딩을 올린 호토지마

일본인들이 사는 집을토끼장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체를 있는 곳이 호토지마(保戶島)이다. 호토지마는 츠쿠미 시내에서 배를 타고 30 정도면 도착하는 곳이다. 섬의 토지가 넉넉하지 않아서 6조 다다미(다다미 한 장을 1조라 하며, 1조는 0.85평 정도) 크기의 넓이로 건물을 2, 3 올려서 지은 주택들이 여기저기에 가득하다. 6조 정도면 우리나라 아파트의 가장 작은 방 한 칸 정도 되는 넓이다. 집과 사이는 아주 좁은 골목들이 미로처럼 동네를 연결하고 있다. 할머니들이 어찌나 건강하신지 바구니들을 하나씩 지고 산비탈로 연결된 골목을 쉬지도 않고 올라 다니는 모습이 눈에 자주. 경사가 높아서 머리에 이기도 힘들고 들기도 힘들어서 여기 사는 할머니들은 커다란 바구니를 만들어 그곳에 짐들을 넣어 지고 다니는 게 일상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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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오는 사람들 보다 섬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아쉽게도 호토지마의 식당과 카페는 점점 문을 닫고 있는 추세다. 작은 섬 안에는 진자(神社)도 있고, 우리와 양식이 완전히 다른 절도 있으며,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골목을 실컷 볼 수 있다. 그러나 영화 마파도처럼 노인들만 사는 섬으로 변화가 진행 중이다.

                                                                                                            

1 3천만년 전 공룡이 살았던 무쿠지마

츠쿠미가 또 하나 보유하고 있는 무쿠지마(無垢島)는 아주 특이한 섬이다. 아직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1 3천만년 전 공룡 화석이 발견되어 학계의 연구가 한참 진행 중인 곳이다. 매년 여름에 자연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이 이 보다 더 알찰 수가 없다. 올해가 3회째로, 운영에는 큐슈의 4개 대학과 츠쿠미시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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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쿠지마 자연학습 프로그램이 여타의 다른 체험 학습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큐슈의 4개 대학 교수진을 비롯해 환경, 천체, 지리 등 자연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한다는 것이다. 4개 대학은 학점교류가 진행 중인데 여름 방학기간 2 3일 동안 무쿠지마 자연학습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대학에서 학점 이수가 가능하다. 참가 대학생들은 교육학 전공 학생들이 많은데 예비 선생님들이라서 그런지 초등학생 참가자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다. 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며, 참가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 올해의 경우 135여 명이 무쿠지마를 찾아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이 프로그램을 취재하기 위해 오오이타의 지역신문을 비롯해 요미우리 신문, 아시히 신문 기자들까지 찾아와 함께 했다.


이 섬에는 바닷물 이외에는 물이 없기 때문에 비를 받아 가라앉혀 쓰거나 먹는 물의 경우는 전부 시내에서 배로 실어다 마시고 있다. 체험학습에 참가하기 위해 섬에 머무는 사람들은 물 한 바가지로 샤워를 마쳐야 하는 노하우를 재빨리 체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곳에서 태어나 섬을 떠나 본 적이 없는 한 주민에게 이 곳 생활이 불편하지 않느냐고 물어봤더니 살면 다 살아진다는 너무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섬사람들은 늘 가족같이 살아 온 경험 때문인지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고, 해수욕을 즐긴 후에는 문이 열린 집에 들어가 샤워도 가능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물이 귀한 곳이기 때문에 화장실이든 샤워실이든 이용한다는 것 자체가 섬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일이라서 떠나올 때쯤에는 물 한 바가지로 샤워까지는 아니더라도 세수에 양치질까지 끝내는 요령은 터득했다.


호토지마처럼 무쿠지마도 섬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제 이곳에 있는 중학교에는 학생이 달랑 세 명뿐이다. 이 세 명을 가르치기 위해 11명의 선생님이 근무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선생님 한 사람이 모든 과목을 다 가르칠 수 있지만 중학교부터는 과목들이 다양해지고 좀더 심화되기 때문에 선생님 혼자서는 무리일 수밖에 없다. 집과 학교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서인지 무쿠지마에서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는 일반 학교의 사제지간과는 다르게 그냥 가족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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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역사의 센스 오도리

~~, ~~라고 하는 독특한 절구로 시작되는 센스오도리(扇子踊) 츠쿠미를 대표하는 춤이다. 오른손으로 부채를 들고 8개의 문자를 그려나가는 동작이 계속 되풀이된다. 츠쿠미에 사는 사람들 아무나 붙잡고 센스오도리에 대해 물어보면 바로 이 기본 동작이 나온다.


지금부터
400 당시 오오토모씨(大友)의 지배하에 있던 츠쿠미는 전국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참히 꺼져간 전몰용사와 농민들을 애도하기 위해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센스오도리의 기원이다. 1964년부터 시민 오도리 대회를 개최하게 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며, <츠쿠미 센스오도리 대회>라는 이름으로 매년 8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린다. 초등학교 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츠쿠민(공모를 통해 정한 이름이라고 한다.) 시민공원에 모여 똑같은 부채를 쥐고 ~~, ~~ 리듬에 맞춰 미리 만들어놓은 트랙을 돌며 몇 시간에 걸쳐 춤을 춘다.
센스오도리가 시작되기 전 며칠 동안은 시내 어디에서나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부채를 펴 들고 휘휘 돌리며 센스오도리의 기본동작을 연습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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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쿠미 먹거리

츠쿠미 하면 밀감과 참치였는데 이것이 옛말이 되면서 자랑하며 내놓을 대표 음식이 이제는 별로 없다고 현지인들은 자신없이 이야기한다. 그래도 일본 특유의 정갈한 밥상은 시내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만날 수 있다. 마구로(참치) 스테이크, 츠쿠미 아이스(밀감 쉐이크), 가보스(라임과 비슷한 일본 과일)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꼭 시식을 권한다. ‘사계라는 상호가 붙은 레스토랑에 들어갔더니 새로 개발한 마구로 짬뽕을 권하는데 나가사키에서 먹었던 나가사키 짬뽕보다 국물맛이 담백하면서도 깊었다. 츠쿠미를 찾는 분들에게 강추다.


츠쿠미는 올해 일본에서 개봉된
오바야시 노부히코(大林宣彦) 감독의 ‘22세의 이별(22)’ 로케이션 무대가 되기도 했는데, 자체에서 영화 제목인 ‘22세의 이별상표로 등록했다고 한다. 그리고 영화가 촬영되는 동안 처음 탄생한 상품이 ‘22세의 이별이라는 동명의 치즈 케이크다. 츠쿠미 시내에 있는 시장통의 빵집 한군데에서 만들어내기 때문에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천연 재료만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건 믿거나 말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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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쿠미 찾아가는 법

운항 편수가 많지는 않지만 인천에서 오오이타현까지 직항이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후쿠오카나 나가사키까지 일단 비행기로 도착해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해 움직일 수 있다. 패키지 여행 프로그램으로 뱃부까지 갔다가 온천욕을 즐기고 기차로 츠쿠미까지 이동해도 된다.


츠쿠미는 아직까지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해변도 깨끗하고 무엇보다 바닷물이 아주 맑다. 해산물이 맛있는 비결이 이 맑은 물 덕분이라고 현지인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했다. 1년 중 바다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가을이라고 한다.

문화공간 2007년 11월호(세종문화회관 발간)

Posted by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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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는데 방법이 없다. 몇년 만인지 원.

아침 일찍 시청으로 출근해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명함과 출입증을 받았다.

츠쿠미시의 ADSL사업에 대한 설명을 2시간 정도 듣고 관광 프로그램에 대한 청사진을 이야기했다.
어딜 가나 이런 이야기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또 달라서 귀를 쫑긋하며 들었고 또 나름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풀어놨다.

점심을 푸지게 먹고 오후에는 센스이(仙水)라는 곳에서 <히마츠리火祭り>를 같이 준비했다. '히'는 일본어로 불을 의미한다. 불꽃놀이도 하고 뭔가 요란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아, 그냥 감동 먹었다. 70대의 아라키 할아버지가 8년전에 사람들과 힘을 모아 시작한 페스티벌이란다. 요란한 폭죽도 없었고 수백개의 램프가 방파제 위에 죽 놓여지고 오후 7시가 되어 이 램프에 일제히 불이 켜졌다. 작은 어촌 마을이 별 세상이 되는 순간이다.

마을이 한 눈에 보이는 곳에 올라가 보았는데 10미터에 하나씩 놓인 램프에 어떤 노력이 숨어있는지 보여줄 수 없어 아쉬웠다. 낮에 땡볕 아래서 할아버지들이 모여 램프에 기름을 넣고 손질을 할 때만 해도 이게 어떤 페스티벌이 될까 궁금했는데 술도 없고, 흥청망청하는 것도 없이 아주 조용한 페스티벌이 밤새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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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벚꽃이 이 마을을 덮는단다. 아직은 애기 벚꽃 나무들이지만 10년 후를 내다보고 몇 년 전에 심었단다. 물론 아라키 할아버지가.

아라키 할아버지는 좀더 근사한 히마츠리를 위해서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 보다가 말레이시아에 근사한 불꽃 페스티벌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단다. 올해 1시간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하는 오오이타현의 대학에 유학을 온 말레이시아 학생에게
도움을 청했단다. 내년 쯤에는 이런 마츠리를 열 거라고 오늘 자료들을 죽 보여주는데 시간이 되면 내년에도 한번 와 보고 싶다. 시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아니고 주민들 30여 명이 모여서 매년 이 행사를 조용히 연단다.

세상은 조용히 자기를 태우는 이런 사람들 때문에 살만한 게 아닐까. 오늘도 푹 잘 잘 것 같다.


Posted by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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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신간센을 타고  무려 8시간이나 걸려 이곳에 도착했다.
중간에 갈아타는 걸 헷갈려서 안가도 되는 곳까지 갔다가 돌아오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

오면서 신간센 안에서 4시간 동안 한국어를 가르친 하카다의 아가씨한테 핸드폰으로 메일이 왔다.
도쿄에서 다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뮤지컬을 배우는 학생이라서 음감이 발달되어서인지 발음도 깨끗했고, 바로 글자를 읽는 게 아닌가.
헤어질 때 자기 이름과 내 이름을 한글로 쓰고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졌었다.

츠쿠미시에서 만난 사람들은 전에 화천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정감이 넘친다.
오후 6씨쯤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이더니 성대한 바베큐 파티가 열렸다.
이곳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윤오순님, 이런 플래카드까지 만들어놓고 기다릴 줄은 몰랐다.
오랜만에 배 터지게 먹고 이제 잠자리를 고르기 직전이다.
내일부터 하드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고 있으라는데
나한테는 그냥 놀이같다.

아, 졸립다. 그러나 평화롭다.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