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커피클럽은 2019년 11월 9일(토) 오후 4-5시 코엑스 3층 D홀 D262부스에서 에티오피아 셀렉션으로 커핑 이벤트를 개최합니다. 쾌적한 커핑 환경을 위해 선착순 열 두 분만 모시려고 합니다. 커핑 참가를 희망하시는 분은 아래 양식을 작성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forms.gle/rTpBoymdSqN4v6jz9​​​

커핑 후 생두구매와 관련해서는 info@ethiopiancoffee.club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윤오순

아시아 최대 커피 이벤트 Cafe Show Seoul 2019의 커피토크 관련 안내입니다.

- 행사명 : 커피 토크(Coffee TALK)
- 일시 : 2019년 11월 7일(목) ~ 10일(일), 4일간
- 장소 : 코엑스 서울커피페스티벌 행사장 내 커피토크
(Coffee TALK) 무대
- 구성 : 커피관련 인사들의 커피 이야기, 커피 감성 공연 등
- 2019 주제 : #People #Planet #Progress 커피와 연결된 이야기

저는 11월 10일(일) 11:30~12:30 한 시간 동안 #Progress 세션(커피산지)에서 ‘에티오피아 커피이야기’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입니다. 에티오피아 문화, 에티오피아 커피 산지, 에티오피아 커피문화, 에티오피아 커피투어가 세부 주제인데 다 소개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참고: http://www.cafeshow.com/kor/event/festival11.asp

커피토크 Progress 세션(커피산지) 사전등록을 받는 것 같습니다. 아래 링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fsOV-VtYFoGvpvSiCeuThApKv35dXentdxQflUZKHAAjiKxw/viewform

Posted by 윤오순

Posted by 윤오순
채널24: 한국/20192019. 6. 11. 16:48

업계에서 꽤나 평판이 좋은 카페를 물어물어 찾아 갔는데 소문대로 분위기가 그럴싸했다. 메뉴판의 맛있어 보이는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주문했다. 바리스타 앞에서 커피 내리는 모습을 대놓고 구경하기는 쑥스러워 멀리 앉아 지켜보는데 다 내린 커피를 작은 잔에 담아 홀짝이는 게 아닌가.

한 잔에 6,000원 정도로 기억하는데 커피를 홀짝이는 그 모습이 하도 궁색해보여 나까지 궁색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는 내린 커피에 계속 물을 붓는데 저래도 되나 싶게 계속 붓는다. 그리고는 또 홀짝인다.

이제 됐다 싶었는지 커피를 내오는데 자주 다니던 카페들과 다르게 잔이 몹시 작았고 손잡이가 너무 불편했다. 바리스타의 퍼포먼스와 상관없이 큰 기대를 안고 커피를 마셨는데 맛은 밍밍했고 내가 여기까지 왜 왔나 싶었다. SNS 활동이 활발한 카페인데 요즘 타임라인에 그 카페 기사가 등장하면 내가 간 날, 그 시간만 그랬을 거야, 라고 위로한다.

지인의 안내로 도쿄의 한 카페에 갔을 때다. 바(bar) 형태의 카페로 마스터 코 앞에 앉은 우리는 조용히 그가 커피 내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고 다 내려진 커피는 받침까지 화려한 커피잔 세트에 제공되었다. 맛 또한 일품이었다.

시종일관 일본 전통 무대예술인 ‘노(能)’를 연상 시키는 분위기에서 마스터의 일거수일투족은 군더더기가 없었고 한 잔에 2,500엔짜리 커피가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한 편의 공연을 감상한 느낌이었다.

카페에 노트북을 들고 일하러 갈 때는 맛 보다는 공간의 편의성을 더 중시하게 되지만 그러지 않을 때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커피 맛이다. 그 다음으로 욕심을 내자면 위생, 서비스 태도, 쾌적한 분위기, 적당한 소음 등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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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다시 일본에 왔다. 이번엔 도쿄가 아니라 교토다. 교토대학의 아시아아프리카지역연구연구과에서 객원교수로 초청해 겨울과 봄을 교토에서 보낼 예정이다. 도착하자마자 이것저것 적어보려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2월이 되고 말았다. 10년도 전에 도쿄에서 유학할 때 교토에 몇 번 왔었는데 그때와 뭐가 달라졌는지 잘 모르겠다. 번화가는 서울의 다운타운과 다를 게 없어 잘 모르겠고, 교토대학 주변은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이 숨쉬는 곳들이 많아 내마음의 일본 그대로 같아 잘 모르겠다.

도쿄에서는 겨울을 어떻게 보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데 아무튼 여기 엄청 춥다. 옆나라에서 수천년이나 온돌을 사용하며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있었는데 여기는 21세기인데도 여전히 잠들기 전에 오후로(お風呂, '목욕'의 의미) 말고는 다른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따뜻한 방에서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고 싶다. 아니면 빨리 봄이 오든지.

추운 것 말고는 다 좋다. 이렇게 연구환경이 좋은 곳에서 연구하는 학자들, 학생들이 너무 부럽다. 한국에서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정말 쓸데없는 일로 보낸 시간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돌이켜보니 억울하기까지 하다. 한국인이 이 프로그램에 초청된 것도 처음이고, 일본어를 하는 외국인 객원교수도 처음이라 다들 신기해하고 있다. 덕분에 도착한 다음날 오후부터 석사논문 발표회장에 들어가 코멘트를 해줘야 했다.

나는 여기서도 커피 투어리즘을 연구한다. 박사논문을 끝낸 연구보조원이 만든 교토의 카페 맵을 들고 카페들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커피 관련 세미나나 이벤트, 잡지 기사들이 나오면 다들 챙겼다가 연구실에 놓고 간다. 프로그램이 끝날 때 한국에 돌아가기 싫어지면 어쩌나 걱정이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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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지난 주말에 에티오피아 서남쪽 한 지역에서 7년간 숲과 커피를 연구하고 있는 JICA(일본국제협력기구) 전문가를 만났다. 같은 날 Fair Trade(공정무역) 관련 일만 15년간 해온 한 NGO 관계자도 만났는데 무엇이 이 사람들을 이런 일에 매달리게 했을까 무척 궁금했다. 얘기를 하면서 내가 너무 피상적으로 커피연구에 접근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빨리 펀딩문제가 해결되어서 현지로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너무 편하게 지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커피 생산지하면 대규모 농장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에티오피아의 고원지역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이 전통적인 방식이라는 건 울창한 나무 아래에서 커피를 키우는 것이다. 2,000M 이상의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집 앞 텃밭에 커피를 키우기도 한다. 브라질이나 콜럼비아를 비롯해 대규모로 커피를 생산하는 지역들은 광대한 토지에 마치 포도밭처럼 커피나무를 심어 기계로 커피를 수확하지만 에티오피아의 고원지역에서는 숲에서 키운 커피를 사람들이 일일이 손으로 수확하고 있다. 당연히 유기농재배일 수밖에 없다. 커피 포장지에 Rainforest Alliance 혹은 Bird Friendly라는 인증마크가 있는 경우 거의가 이렇게 재배된 커피들이다. 좀 아이러니하지만 이런 인증마크는 커피를 재배한 사람들이 아닌 미국의 한 NGO와 연구센터를 통해 돈을 내고 받아야한다. 


2006년에 방문했을 때 눈여겨보지않았던 장소였는데 자이카 전문가가 연구하는 지역이 이 지역이 아닐까 싶다. 차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한참이나 달려 도착한 곳이었는데 아프리카의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않는 울창한 숲에 온천이 있는 곳이었다. 자이카 전문가가 말한, 에티오피아에 3%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숲이 문득 이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동물도감에서나 보는 희귀한 동물들이 이곳에 많이 살고 있다. 움직임을 제대로 포착하지못해 사진이 죄다 흐리게 나왔다.


평지(라고 하지만 해발 1,500M 이상인 곳이다.)에서 숲속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섭씨 85도 정도 되는 온천이 말그대로 콸콸콸 흐르고 있다. 온천지역이라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을 이곳에서도 볼 수 있다. 온천수에 달걀을 삶아 파는 사람들, 물온도가 낮은 곳에서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 등등. 홀랑 벗고 앉아 천연덕스럽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 카메라를 들고 있던 내가 몹시 당황해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몇장 찍었다.


숲 안에 이런 야외 온천수영장이 있다. 브라질 국기가 보이지만 분명 에티오피아이다. 가난한 나라도 돈 있는 사람들은 주말에 이런 곳에 와서 망중한을 즐기나 보다. 트래킹 코스가 있다고 해서 참가한다고 했더니 그냥 동네 꼬마랑 뒷산에 잠깐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이 프로그램 전부였다. 내가 꼬마에게 준 팁의 일부는 그 프로그램을 기획(?)한 어른이 가져갈 게 분명했지만 재미있었다. 그 꼬마는 돈을 모아 나중에 여행사를 차리고 싶다고 했는데 그 꿈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무그늘에서 자라는 커피나무. 커피열매는 이런 나무에서 자란다. 에티오피아에는 아직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고원지역에 이런 커피나무들이 자생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커피를 재배하려면 나무를 먼저 키워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농사꾼은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사이 커피값이 폭락할 수도 있고, 따로 밥벌이 수단이 없으면 이런 방법을 고수하며 커피를 재배하기가 힘들다. 대규모로 커피를 생산하는 지역들이 농장에서 대량으로 농약을 살포해가며 커피를 재배하는 이유다. 기계로 쉽게 커피농사를 짓더라도 우리가 커피 한잔을 마시기까지의 공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한달후 떠난 여행에서 커피체리는 벌써 이렇게 익고 있었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 커피농가에서는 이런 커피열매를 일일이 손으로 따낸다. 그래서 커피수확시기가 되면 아이들은 학교를 쉬어야 한다. 커피를 따는 것으로 공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건조해서 우량품종을 골라낸 후 포대에 담아 시장에 내놨을 때 품질을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렇게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한 커피들은 배에 실려 이나라저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선적된 커피가 우리가 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의 최종 모습은 아니다. 로스팅과 그라인딩이라는 중요한 과정이 남아있는데 에티오피아의 경우 설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커피에서 뽑아낼 수 있는 많은 부가가치를 이쯤에서 대부분 포기한다. 로스팅을 비롯해 커피에서 가능한 부가가치는 싼 로부스타와 비싼 아라비카를 적절하게 섞어 파는 등의 상술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네슬레(네스카페 제조사)나 크래프트(맥심, 맥스웰 제조사) 등의 인스턴트 커피 제조회사, 커피가 아니라 문화라며 커피 10그램으로 4,5천원씩 돈을 벌어들이는 스타벅스 등의 대형 커피숍 체인에서 전부 만들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는 내가 커피농사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미 나와있는 자료들을 짜깁기해서 한편의 논문을 뚝딱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도 없다. 펀딩에 성공하면 일단 사진 속의 지역을 방문해 현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자이카 전문가가 내 연구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며 현지에 오기 전에 연락을 하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짐마(아라비카 커피의 고향 Kaffa가 있는 곳)까지 비행기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도착할 수 있지만 거기에서 현재 체류하고 있는 지역까지는 대중교통수단이 없어 자가용 밖에 못 들어간단다. 그러니 꼭 연락을 달란다. 그 사람 말고도 일본의 연구자 몇명이 수년간 그 곳에서 커피연구를 하고 있다니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산골마을에 혼자가서 방얻어 지낼 생각을 하니 사실 좀 막막했었다. 조사지가 확실히 결정되고 현지조사가 시작되면 이곳에 열심히 포스팅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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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