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10.29 수돗물에 관하여 2
  2. 2013.01.19 첫눈, 선물
  3. 2011.12.30 아듀 2011
  4. 2011.09.24 여름 후기


영국 수돗물은 사용하고 시간이 흐르면 하얀 찌거기들이 주변에 눌러 붙어 보기에 안좋다. 필터로 걸러 마시더라도 여전히 찜찜한 이유다. 그래도 그 물에 세수도 하고 샤워도 하고 요리도 하고 다 한다. 


카타르 도하에 잠깐 머문 적이 있는데 바깥의 열기로 수돗물이 펄펄 끓어 제대로 손을 씼을 수 없었다. 그런 상황은 두바이에서도 마찬가지. 공항 화장실에서 양치질은 물론 세수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생수로 대충 씼고 나오면서 나라가 부자면 뭐하나 공공장소에서 편안하게 손 씼을 물도 없는 환경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균 기온이 30도가 넘기는 태국도 마찬가지. 찬 물을 틀어도 30도 이상의 따뜻한 물이 흘러 나와 땀 흘리고 한 샤워가 샤워가 아니다. 방콕의 괜찮은 호텔이라고 예약을 했는데 머무는 내내 밤새 에어컨을 틀어놔야해서 요란한 소음도 참아야 했다.


그리스 크레타에 갔을 때다. 수도 헤라클리온에서 제일 좋다는 별 4개 짜리 호텔에서 머물렀는데 역시나 물이 문제였다. 물탱크에 저장해 놓은 물을 써야 했는데 청소상태가 불량한지 냄새도 이상한 데다 수도 탭으로 온도조절이 안되어 이건 뜨거운 것도 차가운 것도 아닌 물이 흘러 나왔다. 나중에 양치질만은 생수로 하고 말았는데 샤워할 때마다 찝찝해 혼났다.    


북경에서 자주 가던 식당의 종업원이 자기 언니네 집에 초대를 해서 놀러간 적이 있다. 여덟 가구(여덟 명이 아님)가 수도 하나를 나눠 쓰고 있었는데 수도를 가운데 놓고, 사람들이 등목도 하고, 요리도 하고, 세탁도 하고 정말 다 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수돗물의 품질에 관한 논의는 사치겠지.


에티오피아 서남부의 카파에 있을 때 외국인들이 오래 거주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렀는데 지붕 위에 큰 물탱크도 있고, 백열등 아래서 보니 깨끗해 보여 아무런 의심없이 양치질도 샤워도 그 물에 했었다. 허나 손톱 주변이 봉숭아 물을 들인 것 처럼 색깔이 변하고, 빨래한 옷들에 흙물이 드는 걸 보고 그제서야 이거 이상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을 조사해 보니 필터로 제대로 거르지 않은 빗물이었다. 낮 시간에 샤워호수로 흘로 나오는 물 색깔을 본 후에는 그 물에 양치질은 꿈도 못 꾸는 일이 되어 버렸다. 비가 많이 내린 날은 흙물이 샤워호수로 그대로 흘러 나와 그나마 샤워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일주일간 물을 구할 수가 없어 물티슈로 고양이 세수를 해야했던 곳에 비하면 카파는 물 부족이 없는 곳이지만 깨끗한 물을 일상으로 사용하기는 힘든 곳이다. 관리인한테 물탱크를 자주 청소하느냐고 했더니 그럴 형편이 못 된다고 했다.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대한 컨설팅을 부탁해서 외국인 게스트를 계속 받을 거면 물탱크도 청소하고 필터를 가는 게 어떠냐고 했더니 자기네들은 그 물을 음용수로 사용한다고 해서 지금은 물탱크 필터를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큰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 여행을 하는 외국인들은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먹을 물 요리할 물을 차에 전부 싣고 여행한다.   


한국에 있을 때 수돗물을 그냥 마시면 큰 일 나는 줄 알았다. 허나 밖에 나와 보니 물만 보더라도 한국이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 새삼 느낀다. 수돗물을 사용하고 나면 그릇 주변이나 커피포트 주변에 하얀 결석 같은 것도 안 생기지, 좌우로 탭을 움직이면 찬물 더운물 온도 조절도 쉽지 않나. 공항에서 노숙 많이 하는 여행객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천국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한국인인 나한테도 그렇게 느껴지는데...


사진출처: http://together.khan.kr/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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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오늘 엑시터에 첫눈이 내렸다. 종일 내린 게 아니라서 하루를 늦게 시작한 사람들은 그런 일이 있었나 할 것 같다. 어제 밤늦게 새로 도착한 학생들이 있어 만나는 데 학생을 태우고 온 택시기사가 짐을 내려 놓으면서 내일은 눈이 올 것 같다고 해 에이, 그랬는데 눈이 내리긴 내렸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 들으니 다른 지역은 많이 쌓여서 교통사고도 발생하고 그랬나보다. 냉장고가 텅텅 비어 시장에 가려고 했는데 눈발이 그치고 가랑비로 돌변해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첫눈과 함께한 또 하나의 기쁜 소식. 에티오피아의 아디스 아바바에 사는 일본인 부부가 오늘 마음이 듬뿍 담긴 선물을 보내 주었다. 우편물 모아놓는 곳에서 내 우편물을 찾는 중에 암하릭 글자들이 보여 에티오피아에서 온 학생이 있나 싶어 궁금해 들춰봤더니 나한테 온 소포였다. 현지조사 갔을 때 내가 일했던 카파를 좀 도와달라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부탁을 했었는데 한국인들은 전혀 관심을 안보여 아예 포기하고, 그 나마 관심을 보였던 일본인들이 있어 계속 연락을 주고 받는 중이다. 이 부부도 그 사람들 중 하나인데 가끔 카파 소식을 전해 주신다. 그 사이 카파를 다녀왔고, 내용을 수정보완해 기존의 일본어판 에티오피아 커피 전설에 관한 책을 영어로 번역 출간하셨는데 그 책을 보내주셨다. 영어 타이틀은 <The Legend of Ethiopian Coffee>. 커다란 봉투에는 책이랑 에티오피아 커피, 그리고 커피콩으로 만든 악세사리들이 들어 있었다. Made in Ethiopia 딱지까지 붙여서 보내주셨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떠나오고 나서 일본의 커피전문가, 개발전문가들도 카파를 방문했다고 들었고, 일본의 한 방송프로그램에도 카파가 소개되었다고 한다. 같이 일했던 카파 공무원들은 일본대사관에서 초청을 해 아디스를 방문했다고 한다. 난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아 카파 공무원들에게 자료 준비며 숙소 예약 같은 걸 부탁하는 정도만 힘을 실어줬는데 오늘 책을 보니 반가웠다. 2010년 유네스코에서 생물권보전지역을 지정하면서 Kaffa가 아닌 Kafa라고 명시를 해서 일본인들한테 홍보물에 꼭 Kaffa라고 표기를 부탁했는데 책에는 전부 Kaffa로 소개가 되어 있었다. 전에는 이 분들도 Kafa라고 표기를 하고 있어 왜 Kaffa여야 하는지 설명하면서(이유는 Kaffa를 coffee의 고향으로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듯 해서) 앞으로 Kaffa로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했었던 터였다. 일본 자이카의 지역개발 관련 팀이 카파의 유기농 꿀을 상품화하는 데 돕기로 했다고 하고, 올해부터 자이카 봉사단원들이 카파로 들어가 활동하기로 했단다. 현재 미국 평화봉사단원들이 다섯명 활동하고 있는데, 내심 한국의 코이카 단원들이 카파에 들어갔으면 하고 바랐었다. 자이카가 먼저 들어갔으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카파 소식 들으니 한번 가줘야 할 것 같은데 올해는 갈 수 있을려나...... 


선물로 온 에티오피아 커피를 내려 마시고 싶었는데 케냐산 커피가 아직 남아 있어 며칠 후에나 맛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저녁 잠들기 전엔 에티오피아 커피 전설을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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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1. 폭설

 
엄청나게 눈이 오는 바람에 기숙사에서 연구실 가는 길이 참 멀었지. 폭설로 한국에서 그리고 일본에서 보낸 우편물을 몇개 잃어버렸고, EMS로 보낸 우편물을 보름이나 지나서 찾았다. 그것도 전혀 엉뚱한 건물에 내 우편물이 도착해 있었다. 눈 그거 좀 왔다고 시스템이 완전 맛간 나라라는 이미지가 저절로 생겼다. 그리고 인풀루엔자로 한달 넘게 고생하면서 면역력 증대와 마누라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2. 망중한

 
에티오피아에 가야해서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았다. 주사도 맞아야했고, 자료도 챙겨야했고, 만날 사람들한테 미리미리 연락도 해두어야했고, 이삿짐도 챙겨야했다. 머리가 복잡할 때는 연구실에서 걸어서 40분쯤 걸리는 키(Quay)라는 곳에 가서 혼자 크림티를 마셨다. 아무것도 안해도 집으로 돌아갈 때쯤 숙제를 끝낸 기분이 들었다.

3. 영국동물원


내가 받는 장학금 조건에는 1년에 44시간 의무적으로 티칭을 하라는 게 포함되는데 가끔 공짜 같은 수업이 있다. 동물원에 간다든지 하는 야외수업이다. 교수님 따라 동물원에 가서 애들이랑 사진에 있는 쟤처럼 지칠 때까지 놀았다. 많이 답답했는데 동물원 야외수업으로 기분전환이 되었다.


4. 굿바이, 103호


15개월을 살던 기숙사였는데 에티오피아로 가면서 이별을 고했다. 겨울에 좀 추웠지만 남향에다 조용해서 참 좋아 했었다. 부엌이 넓었고, 햇살이 아주 깊숙히 들어왔었다. 

 
5. 다시 에티오피아, 그리고 커피


지금은 내가 에티오피아에 갔었나 싶은데 6개월간 오로지 커피와 함께 한 시간들이었다. 재미도 있었고, 의미도 있었지만 솔직히 힘들었다. 당분간은 에티오피아 갈 이유를 안 만들 것 같다. 

 6. 충전용 배터리

 
가끔 만나는 이런 꼬마들이 방전된 내 배터리를 콱콱 채워줬다. 가방을 잡아 당기며 돈을 달라는 아이들이 대다수였지만 그래도 나를 즐겁게 해주는 꼬마들을 에티오피아 여기저기에서 많이 만났다.

7. <공부유랑> 출간
 

 
에티오피아 가기 전에 자신이 없어 출판사에 접자고 연락을 했었는데 에티오피아에 있는 동안 우여곡절 끝에 책이 출간되었다. 외수샘의 추천사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거의 안되는 것 같지만 가족들이 내 사는 모습을 이해하게 되었고, 친구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많이 받아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8. 카파에서

 
아라비카 커피의 발상지인 카파(Kaffa)에서 커피와 함께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카파 아이들과 지도만들기 수업도 하고 (기사참조: http://www.artezine.kr/foreign/view.jsp?articleIdx=1512), 카파 사람들과 다양한 커피투어리즘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9. 카파버전 새마을 운동 

 
카파 사람들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한국의 새마을운동본부에도 연락해보고, 에티오피아에 나와 있는 NGO단체에도 연락해보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도 연락해 봤는데 여력이 없다거나, 계획이 없다거나, 관심이 없다거나 해서 내 방식으로 한국의 새마을 운동을 전파하기로 했다. 에티오피아에 진출해있는 한국의 건설회사인 경남기업에서 일하시는 안성필 상무님을 초청해 그분이 어떻게 그 시대(1960년대, 70년대)를 겪었는지 생생하게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약 200명 정도의 공무원과 NGO단체, 종교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약 2시간 동안 영어와 암하릭, 카피초(카피노노) 3개국어로 진행되었다.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 "나는 하루에 16시간 일했고, 1년에 360일을 일했지만 회사에 인센티브를 요구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 세대의 희생으로 다음 세대가 가난을 겪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나도 느끼는 게 많았던 강연이었다.  

 
10. 영국여행


영국에 돌아와서는 방을 못 구해 남의 집살이를 약 2개월 했다. 마음을 못 붙인 데다 날씨가 좋은 바람에 그동안 가고 싶었지만 못 갔던 곳들을 여행했다. 여왕님이 사시는 윈저성에도 다녀오고, 코벤트리의 자동차박물관에도 가보고,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곳도 다녀왔다. 한풀이하듯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보면 들어가서 이것저것 시켜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 옥스포드에 갔을 때는 고풍스런 학교 건물보다는 영국에서 제일 처음 오픈했다는 커피하우스를 보고 감동하면서 아, 나한테도 직업병이 생겼구나, 싶었다.
 
11. 잡스를 애도하며



잡스가 창조해내는 획기적인 애플상품을 더 즐겨야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며 아이패드 2를 질렀다. 자서전은 아직 못 읽고 있는데 짬짬이 읽어야지.

12. 새 보금자리


두달간의 유목생활을 청산하고 새보금자리로 이사했다. 북향이라 햇살 한줄기 안 들어오지만 창으로 이런 낙락장송을 늘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선비가 된 기분이다. 조도가 일정해 공부하기 딱 좋다.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북향집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같은 과의 동기가 이사하기 싫어서 계속 한집에만 산다고 했는데 올해 내 이사만 두번을 도와주면서 이사하던 날 아주 녹초가 되었다. 그날 미안하다, 고맙다를 수도없이 말했는데 그 뒤로 미안해서 아직 아무 연락을 못하고 있다. 그 집에 아직 내 짐이 몇개 있어 연락을 하긴 해야 하는데... 또 다른 여자 동기가 자기도 그랬는데 기다리면 물김치 싸가지고 맡긴 짐 들고 찾아올 테니 기다리라고 해서 그냥 기다리는 중이다. 내가 1월에 감기로 고생할 때 와이프한테 육개장을 부탁해 만들어온 친구다. 내년엔 협찬인생 벗어날 수 있으려나...

올해 물심양면 도와주신 많은 분들 이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뜻깊고 보람찬 2012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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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그 사이 여름이 다 지나가고 이제 슬슬 가을맞이할 채비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다들 보람찬 하루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카파(Kaffa)에 잘 다녀왔습니다. (지방 정부에서는 Kafa라고 쓰고 싶어하는데 앞으로 Kaffa라고 쓰라고 제안해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대우기철에 어디 괜찮은 곳 있으면 거기 가 있을 생각이었는데 카파에 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간도 안 지키고, 물도 잘 안나오고, 전기도 자주 나가고, 전화도 잘 안되는 곳이었지만요. 현장에 나갔다가 이틀만에 왔는데 지붕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면서 4월부터 기록했던 연구노트가 완전 엉망이 되어 그냥 주저앉아 펑펑 운 적도 있었어요.  그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가드 할아버지가 걱정하지 말라면서 사흘동안 햇빛을 따라 노트 한장한장을 넘겨가며 말려주셨다는...


그 사이 <공부유랑>이 출간되어 서점에 깔렸다고 하더군요. 재밌게 읽었다고 메일 주신 분들도 있었고, 전화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일본에 계시는 기노시타상한테 책을 여러권 보내줘서 기노시타상이 책에 소개된 다른 분들한테도 보냈나봐요. 츠쿠미에서 올해 처음 수확한 감귤을 기노시타상한테 보냈다면서 맛있게 먹고 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히토쓰바시대학의, 제가 듣던 고다마야 선생 세미나수업엔 또한명의 한국인 윤상이 있고, 그 윤상을 기노시타상이 보살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었습니다. 그 한국인 학생이 제 책을 일본어로 번역해 기노시타상한테 들려줬다고 하더군요. 세상 참 좁지요?  

수도 아디스에서 일주일 복작거리다 다음주에 영국 들어갑니다. 떠나기 전에 발표가 두개 남았는데 그거 준비하다보면 시간이 잘 갈 것 같습니다. 시간되면 또 소식 남기겠습니다.

오랜만에 포스팅한 기념으로 짤방사진 하나 올립니다. 카파에 세상에서 제일 오래된 커피나무가 있다고 해서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재미있어 찍은 사진입니다. 두달 동안 관광부서의 두명의 공무원이 저를 따라 다녔는데 이날도 같이 동행을 했었습니다. 그중 한 친구가 소변보고 내려오다가 망중한을 즐기던 양을 보더니 반갑게 쓰다듬고 있어 찍었는데 커피의 전설에 나오는 그 소년도 저러지 않았을까 싶었죠. 양 머리 위로 늘어진 나뭇가지에 막 익기 시작한 빨간 커피 체리 보이나요?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