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커피클럽은 2019년 11월 9일(토) 오후 4-5시 코엑스 3층 D홀 D262부스에서 에티오피아 셀렉션으로 커핑 이벤트를 개최합니다. 쾌적한 커핑 환경을 위해 선착순 열 두 분만 모시려고 합니다. 커핑 참가를 희망하시는 분은 아래 양식을 작성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forms.gle/rTpBoymdSqN4v6jz9​​​

커핑 후 생두구매와 관련해서는 info@ethiopiancoffee.club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윤오순

올해 서울카페쇼(Cafe Show Seoul 2019)는 에티오피아 부스가 없다고 생각하고 밥벌이에 집중하느라 흥행몰이에 소홀했는데 이렇게저렇게 에티오피아 커피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순서는 딱히 의미없고 떠오르는대로 적습니다.

- Embassy of the Federal Democratic Republic of Ethiopia Seoul, South Korea: 목요일(7일) 커피생산국 대사관 프로그램 관련해 참석합니다.
- Oromia Coffee Farmers Cooperative Union: 종갓집 김치로 유명한 대상커피가 지원하는 부스에 참여
- Bench Maji Coffee-Union: 페어트레이드 코리아 부스에 마케팅 매니저 참석예정
- #Trabocca: 시니어 트레이더 참석예정
- #Falcon Coffee Ethiopian Office: 현지지사장 참석예정
- #Gesha Village Coffee Estate: 아담씨는 못오고 아내 되시는 Rachel씨 참석예정
- 커피수출업체
DW Coffee, Haileslassie Ambaye, Testi Specialty Coffee, BNT Coffee, Daye Bensa Coffee Export Plc, Aroma Coffee Trading Ethiopia, Sibu Coffee, Primrose Coffee Exporter, EDN Ethiopian Coffee Export

*계속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Posted by 윤오순
채널24: 한국/2016 2016. 12. 16. 11:24

가끔이라도 여기 들어오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인사 남깁니다.


이 블로그가 살아있는지도 모르게 정신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1년간 아프리카 주제의 강의를 했고, 대학부설 아프리카연구소에 자리를 잡아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에티오피아에도 다녀왔고, 에티오피아 관련 글도 다시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커피와 인류의 요람, 에티오피아의 초대>(도서출판 눌민)이라는 신간도 한권 출간했습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6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의 인분분야 선정작이기도 합니다. 오늘 알라딘에 들어가보니 역사주간 79위에 올라 있네요. (참고: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8535007) 


연말연시라 분주하지만 앞으로 자주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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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1. 폭설

 
엄청나게 눈이 오는 바람에 기숙사에서 연구실 가는 길이 참 멀었지. 폭설로 한국에서 그리고 일본에서 보낸 우편물을 몇개 잃어버렸고, EMS로 보낸 우편물을 보름이나 지나서 찾았다. 그것도 전혀 엉뚱한 건물에 내 우편물이 도착해 있었다. 눈 그거 좀 왔다고 시스템이 완전 맛간 나라라는 이미지가 저절로 생겼다. 그리고 인풀루엔자로 한달 넘게 고생하면서 면역력 증대와 마누라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2. 망중한

 
에티오피아에 가야해서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았다. 주사도 맞아야했고, 자료도 챙겨야했고, 만날 사람들한테 미리미리 연락도 해두어야했고, 이삿짐도 챙겨야했다. 머리가 복잡할 때는 연구실에서 걸어서 40분쯤 걸리는 키(Quay)라는 곳에 가서 혼자 크림티를 마셨다. 아무것도 안해도 집으로 돌아갈 때쯤 숙제를 끝낸 기분이 들었다.

3. 영국동물원


내가 받는 장학금 조건에는 1년에 44시간 의무적으로 티칭을 하라는 게 포함되는데 가끔 공짜 같은 수업이 있다. 동물원에 간다든지 하는 야외수업이다. 교수님 따라 동물원에 가서 애들이랑 사진에 있는 쟤처럼 지칠 때까지 놀았다. 많이 답답했는데 동물원 야외수업으로 기분전환이 되었다.


4. 굿바이, 103호


15개월을 살던 기숙사였는데 에티오피아로 가면서 이별을 고했다. 겨울에 좀 추웠지만 남향에다 조용해서 참 좋아 했었다. 부엌이 넓었고, 햇살이 아주 깊숙히 들어왔었다. 

 
5. 다시 에티오피아, 그리고 커피


지금은 내가 에티오피아에 갔었나 싶은데 6개월간 오로지 커피와 함께 한 시간들이었다. 재미도 있었고, 의미도 있었지만 솔직히 힘들었다. 당분간은 에티오피아 갈 이유를 안 만들 것 같다. 

 6. 충전용 배터리

 
가끔 만나는 이런 꼬마들이 방전된 내 배터리를 콱콱 채워줬다. 가방을 잡아 당기며 돈을 달라는 아이들이 대다수였지만 그래도 나를 즐겁게 해주는 꼬마들을 에티오피아 여기저기에서 많이 만났다.

7. <공부유랑> 출간
 

 
에티오피아 가기 전에 자신이 없어 출판사에 접자고 연락을 했었는데 에티오피아에 있는 동안 우여곡절 끝에 책이 출간되었다. 외수샘의 추천사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거의 안되는 것 같지만 가족들이 내 사는 모습을 이해하게 되었고, 친구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많이 받아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8. 카파에서

 
아라비카 커피의 발상지인 카파(Kaffa)에서 커피와 함께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카파 아이들과 지도만들기 수업도 하고 (기사참조: http://www.artezine.kr/foreign/view.jsp?articleIdx=1512), 카파 사람들과 다양한 커피투어리즘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9. 카파버전 새마을 운동 

 
카파 사람들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한국의 새마을운동본부에도 연락해보고, 에티오피아에 나와 있는 NGO단체에도 연락해보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도 연락해 봤는데 여력이 없다거나, 계획이 없다거나, 관심이 없다거나 해서 내 방식으로 한국의 새마을 운동을 전파하기로 했다. 에티오피아에 진출해있는 한국의 건설회사인 경남기업에서 일하시는 안성필 상무님을 초청해 그분이 어떻게 그 시대(1960년대, 70년대)를 겪었는지 생생하게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약 200명 정도의 공무원과 NGO단체, 종교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약 2시간 동안 영어와 암하릭, 카피초(카피노노) 3개국어로 진행되었다.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 "나는 하루에 16시간 일했고, 1년에 360일을 일했지만 회사에 인센티브를 요구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 세대의 희생으로 다음 세대가 가난을 겪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나도 느끼는 게 많았던 강연이었다.  

 
10. 영국여행


영국에 돌아와서는 방을 못 구해 남의 집살이를 약 2개월 했다. 마음을 못 붙인 데다 날씨가 좋은 바람에 그동안 가고 싶었지만 못 갔던 곳들을 여행했다. 여왕님이 사시는 윈저성에도 다녀오고, 코벤트리의 자동차박물관에도 가보고,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곳도 다녀왔다. 한풀이하듯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보면 들어가서 이것저것 시켜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 옥스포드에 갔을 때는 고풍스런 학교 건물보다는 영국에서 제일 처음 오픈했다는 커피하우스를 보고 감동하면서 아, 나한테도 직업병이 생겼구나, 싶었다.
 
11. 잡스를 애도하며



잡스가 창조해내는 획기적인 애플상품을 더 즐겨야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며 아이패드 2를 질렀다. 자서전은 아직 못 읽고 있는데 짬짬이 읽어야지.

12. 새 보금자리


두달간의 유목생활을 청산하고 새보금자리로 이사했다. 북향이라 햇살 한줄기 안 들어오지만 창으로 이런 낙락장송을 늘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선비가 된 기분이다. 조도가 일정해 공부하기 딱 좋다.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북향집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같은 과의 동기가 이사하기 싫어서 계속 한집에만 산다고 했는데 올해 내 이사만 두번을 도와주면서 이사하던 날 아주 녹초가 되었다. 그날 미안하다, 고맙다를 수도없이 말했는데 그 뒤로 미안해서 아직 아무 연락을 못하고 있다. 그 집에 아직 내 짐이 몇개 있어 연락을 하긴 해야 하는데... 또 다른 여자 동기가 자기도 그랬는데 기다리면 물김치 싸가지고 맡긴 짐 들고 찾아올 테니 기다리라고 해서 그냥 기다리는 중이다. 내가 1월에 감기로 고생할 때 와이프한테 육개장을 부탁해 만들어온 친구다. 내년엔 협찬인생 벗어날 수 있으려나...

올해 물심양면 도와주신 많은 분들 이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뜻깊고 보람찬 2012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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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친구한테 책을 한권 선물 받아서 읽는데 오류가 너무 많아 출판사에 보냈는데 아무런 피드백이 없다. 박종만씨가 쓴 <커피기행>이라는 책이다. 책이 이미 많이 팔린 것 같은데 다시 찍을 때 내가 지적한 오류들이 시정이 될지 모르겠다. 출판사에 보냈던 이메일 전문을 싣는다. 소개된 나라 중 에티오피아 부분만 지적했다.


편집부 담당자님,

안녕하세요. 윤오순입니다.
현재 영국 엑시터 대학 지리학 박사과정에서 커피문화와 커피관광에 대해 연구중입니다.

제가 커피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국의 지인이 최근에 박종만씨가 쓴 <커피기행>이라는 책을 보내줘 읽게 되었습니다. 탐험대가 에티오피아의 냉건기 때 방문해서 우기때에 실컷 볼 수 있는 울창한 숲과 초원들은 별로 못 봤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프로젝트였고, 책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홍해 연안국들의 커피문화를 연구하면서 커피역사에 관심 가지게 되었는데 책에 오류가 너무 많아 메일을 쓰게 되었습니다. 책이 판매가 많이 된 것 같은데 시정을 할 수 있으면 하셨으면 좋겠고, 박종만씨께도 내용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년 넘게 커피를 연구하셨다는 건 알겠는데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내용을 단정해서 쓴 부분이 많습니다. 통역의 문제였는지, 정말 잘못 알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커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인 것 같고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제가 가진 책은 1판 5쇄 발행된 것입니다.
 
P.98 
사진 캡션의 '지베나'는 '제베나' 발음에 가깝습니다. P.136 중간에도 지베나라고 했는데 영어표기처럼 현지인들은 제베나에 가깝게 발음합니다. 

P.197 
아래서 셋째줄에 '민둥산'이라 표현했는데 사시사철 그런 것이 아니고 냉건기 때라서 무성한 잡초를 볼 수 없었을 겁니다.

P.113 
칼디의 전설에 대해서도 확정된 바가 없는데 사진 속의 모스크를 칼디가 방문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P.124 에 칼디가 모스크로 달려갔다는 표현이 다시 한번 나옵니다.

P.115 
짐마 옛지명인 Kaffa에서 coffee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있지만 확인된 바 없습니다. bunn은 아랍어로 bean을 뜻합니다. 아랍어로 커피를 뜻하는 qahwa는 본디 껍질로 만든 차를 의미합니다.( tea made from the husks) 그리고 bunni라는 표현도 있는데 이것은 아랍어로 brown 혹은 roasted 컬러를 의미합니다. Kaffa bunn에서 커피빈, 즉 커피콩이 유래됐다는 설이 있는데 어찌되었든 지금까지는 확인된 바 없습니다. P.120에서 정부관료가 에티오피아의 짐마가 커피의 고향이라 단정짓는 것은 관광을 비롯한 정책적인 면과 관련이 있습니다. P.120 '카베' 유래설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P.122 
15째줄에 '식민정부'라고 표현했는데 에티오피아는 강대국의 식민지 경험이 없습니다. 이 내용은 박종만씨가 앞부분에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P.135
위에서 넷째줄에 '네탈라'는 공식행사에서만 입는다고 했는데 '네딸라'(사실 발음은 여기에 가깝습니다.)는 그때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입는, 크기가 큰 스카프라고 할 수 있습니다. P.151에 300명이 넘는 여성이 네딸라를 입고 있다고 했는데, 일하면서도 당연히 입습니다. 그러나 책에 소개된 사진속의 여성들 중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스카프를 한 사람들이 더 많아 보입니다. 그래서 컬러플해 보였을 겁니다. 네딸라는 흰색이며 양끝단을 화려하게 수를 놓아 장식합니다. 기계로 짠 것도 있고, 시장에서 판매됩니다.P.156 사진 앞쪽의 두명의 여성들이 두르고 있는 게 네딸라 입니다.

P.136
여덟째줄에 'Kocho'잎이라고 했는데 '엔셋'이라는 식물이며 가짜 바나나라고도 부릅니다.멀리서 보면 꼭 바나나처럼 생겼습니다. 엔셋 뿌리를 전통적인 방법으로 요리해 '꼬쪼'라는 떡 비슷한 모양의 음식을 만들어 먹는데 여기서 착오가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엔셋 잎의 용도는 책에서 소개된 것 말고도 참으로 다양합니다.

P.137
일곱째줄에 기독교국가를 언급했는데 커피 세러모니의 근원을 따라가면 터키의 수피의식이나 아랍 무슬림의 영향에서 왔다고 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후에 기독교(에티오피아 정교)적인 요소도 가미되었지만 책에서 묘사된 것만으로 기독교국가라고 단정하기는 힘듭니다. 참고로 현재 에티오피아는 무슬림이 이미 인구 절반을 넘어섰고, 그 다음이 정교도 신자로 50퍼센트에 못 미칩니다. 책에서 커피 세러모니의 세 잔의 용어를 설명했는데 첫번째잔, 세번째 잔은 지역별로 발음 차이가 크게 없습니다. 첫번째 잔은 Awol혹은 Abol이라고 하는데 아랍어 Awwal에서 기원했고 '첫번째', '우선'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번째 잔은 Baraka라고 하며 아랍어 baraka에서 유래했습니다. 의미는 '축복'에 해당됩니다. 두번째 잔이 지역에 따라 좀 다르게 발음됩니다. 책에서 후엘레타냐(훌렛탱냐), 소스타냐(소스탱냐)는 에티오피아 공식언어인 암하릭어로 둘, 셋을 각각 의미합니다.

P.141-142
기독교인과 이슬람의 무력충돌이 잦다고 표현했는데 그런 예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에티오피아는 보기 드물게 기독교와 이슬람이 사이좋은 국가이며 양 종교의 기념일을 국경일로 인정해주고 있습니다.책에도 언급된 하라르가 대표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스크가 100개가 넘고 에티오피아 정교회는 물론 프랑스인이 세운 일반교회 신자들도 각자의 종교 생활을 향유하고 있습니다. 커피 세러머니를 할때는 종교의 차이도, 빈부의 차이도, 계급의 차이도 없이 함께 어울립니다. 우리가 가진 선입견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P.144
칼디의 전설에 대해서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학자들도 밖에서 안으로 전파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체다이 사장도 잘 모르고 있었으며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알았다고 외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커피 세러모니와 마찬가지로 에티오피아 정부는 칼디의 전설을 에티오피아 커피 홍보요소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P.145
차 안에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칼디 커피숍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에티오피아의 주문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술집이나 바 등에서도 앉을 자리가 협소해서인지 지저분해서 그런 건지 다들 차 밖에서 주문해서 차안에서 술도 마시고 심지어 인제라 같은 음식도 먹습니다. 계산도 차 안에서 합니다.

P.163
'하쿠나 마타타'라고 인사했다고 하는데 스와힐리어로 걱정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에티오피아 공식언어는 스와힐리어가 아니라 암하릭어와 영어입니다.

P.165
맨 아랫줄에 랭보하우스는 유네스코기금으로 근근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는데 프랑스 대사관에서 진행하는 문화개발 프로젝트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엉성하기 짝이 없는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랭보하우스 도서관의 책들은 랭보와 관련된 책들이라기 보다는 그저 불어로 된 책들입니다. 

P.166
아래서 세번째 줄에 '이탈리안 무슬림의 코발트빛'이란 표현이 있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합니다.

P.167
하라르식 버터 커피라고 했는데 카파지역의 고산지대 오로모족들은 여전히 이렇게 먹고 있습니다. 버터 뿐만이 아니라 소금, 꿀, 계피, 고춧가루 등을 넣어, 마신다기 보다는 먹고 있다고 해야겠죠. 노예무역이 활발할 때 카파지역의 몸 좋은 오로모족들이 노예로 많이 팔려갔는데 당시 노예들의 집결지였던 하라르로 이동하면서 커피나무도 같이 이동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커피에 이것저것 넣어 먹는 풍습도 거기에서 연유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 사람들은 커피 원두만이 아니라 커피 잎, 가지, 껍질 등을 전부 먹습니다. 죽처럼 만들어 먹기도 하고 차로 달여서 마시기도 하고요. 하라르에서는 커피 껍질도 시장에서 거래됩니다. 이는 P.174에서 처럼 단순하게 가난해 커피원두를 구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커피 껍질을 차로 달여마시는 풍습은 옆나라 예맨에도 있는데 에티오피아와의 문화교류와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맨에서는 이 차를 Qishir(Coffee husk tea)라고 부릅니다. 수출도 합니다.

P.172
커피 껍질을 분칼레 의식으로 보기도 했다는데 그것보다는 희생제를 위해 동물을 죽이듯이 오로모 지역에서는 동물대신 커피콩을 사용한 사례가 문헌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과거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커피를 아주 신성하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는 소수민족들이 있습니다.

P.174
아래서 세번째 줄의 '투투'는 인도에서 수입된 차를 말하는 것 같고 현지 발음은 '툭툭'에 가깝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만 적었고, 빠진 게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잘못 되었다기보다는 부가설명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박종만씨의 작업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없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청소년 권장도서로도 손색이 없지만 가뜩이나 개발도상국에 대한 정보가 적은 한국이라 연구자의 입장에서 아는 한도내에서 적었습니다. 추가로 인쇄할 때 반영할 수 있으면 반영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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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지난 주말에 에티오피아 서남쪽 한 지역에서 7년간 숲과 커피를 연구하고 있는 JICA(일본국제협력기구) 전문가를 만났다. 같은 날 Fair Trade(공정무역) 관련 일만 15년간 해온 한 NGO 관계자도 만났는데 무엇이 이 사람들을 이런 일에 매달리게 했을까 무척 궁금했다. 얘기를 하면서 내가 너무 피상적으로 커피연구에 접근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빨리 펀딩문제가 해결되어서 현지로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너무 편하게 지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커피 생산지하면 대규모 농장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에티오피아의 고원지역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이 전통적인 방식이라는 건 울창한 나무 아래에서 커피를 키우는 것이다. 2,000M 이상의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집 앞 텃밭에 커피를 키우기도 한다. 브라질이나 콜럼비아를 비롯해 대규모로 커피를 생산하는 지역들은 광대한 토지에 마치 포도밭처럼 커피나무를 심어 기계로 커피를 수확하지만 에티오피아의 고원지역에서는 숲에서 키운 커피를 사람들이 일일이 손으로 수확하고 있다. 당연히 유기농재배일 수밖에 없다. 커피 포장지에 Rainforest Alliance 혹은 Bird Friendly라는 인증마크가 있는 경우 거의가 이렇게 재배된 커피들이다. 좀 아이러니하지만 이런 인증마크는 커피를 재배한 사람들이 아닌 미국의 한 NGO와 연구센터를 통해 돈을 내고 받아야한다. 


2006년에 방문했을 때 눈여겨보지않았던 장소였는데 자이카 전문가가 연구하는 지역이 이 지역이 아닐까 싶다. 차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한참이나 달려 도착한 곳이었는데 아프리카의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않는 울창한 숲에 온천이 있는 곳이었다. 자이카 전문가가 말한, 에티오피아에 3%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숲이 문득 이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동물도감에서나 보는 희귀한 동물들이 이곳에 많이 살고 있다. 움직임을 제대로 포착하지못해 사진이 죄다 흐리게 나왔다.


평지(라고 하지만 해발 1,500M 이상인 곳이다.)에서 숲속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섭씨 85도 정도 되는 온천이 말그대로 콸콸콸 흐르고 있다. 온천지역이라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을 이곳에서도 볼 수 있다. 온천수에 달걀을 삶아 파는 사람들, 물온도가 낮은 곳에서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 등등. 홀랑 벗고 앉아 천연덕스럽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 카메라를 들고 있던 내가 몹시 당황해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몇장 찍었다.


숲 안에 이런 야외 온천수영장이 있다. 브라질 국기가 보이지만 분명 에티오피아이다. 가난한 나라도 돈 있는 사람들은 주말에 이런 곳에 와서 망중한을 즐기나 보다. 트래킹 코스가 있다고 해서 참가한다고 했더니 그냥 동네 꼬마랑 뒷산에 잠깐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이 프로그램 전부였다. 내가 꼬마에게 준 팁의 일부는 그 프로그램을 기획(?)한 어른이 가져갈 게 분명했지만 재미있었다. 그 꼬마는 돈을 모아 나중에 여행사를 차리고 싶다고 했는데 그 꿈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무그늘에서 자라는 커피나무. 커피열매는 이런 나무에서 자란다. 에티오피아에는 아직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고원지역에 이런 커피나무들이 자생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커피를 재배하려면 나무를 먼저 키워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농사꾼은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사이 커피값이 폭락할 수도 있고, 따로 밥벌이 수단이 없으면 이런 방법을 고수하며 커피를 재배하기가 힘들다. 대규모로 커피를 생산하는 지역들이 농장에서 대량으로 농약을 살포해가며 커피를 재배하는 이유다. 기계로 쉽게 커피농사를 짓더라도 우리가 커피 한잔을 마시기까지의 공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한달후 떠난 여행에서 커피체리는 벌써 이렇게 익고 있었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 커피농가에서는 이런 커피열매를 일일이 손으로 따낸다. 그래서 커피수확시기가 되면 아이들은 학교를 쉬어야 한다. 커피를 따는 것으로 공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건조해서 우량품종을 골라낸 후 포대에 담아 시장에 내놨을 때 품질을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렇게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한 커피들은 배에 실려 이나라저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선적된 커피가 우리가 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의 최종 모습은 아니다. 로스팅과 그라인딩이라는 중요한 과정이 남아있는데 에티오피아의 경우 설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커피에서 뽑아낼 수 있는 많은 부가가치를 이쯤에서 대부분 포기한다. 로스팅을 비롯해 커피에서 가능한 부가가치는 싼 로부스타와 비싼 아라비카를 적절하게 섞어 파는 등의 상술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네슬레(네스카페 제조사)나 크래프트(맥심, 맥스웰 제조사) 등의 인스턴트 커피 제조회사, 커피가 아니라 문화라며 커피 10그램으로 4,5천원씩 돈을 벌어들이는 스타벅스 등의 대형 커피숍 체인에서 전부 만들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는 내가 커피농사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미 나와있는 자료들을 짜깁기해서 한편의 논문을 뚝딱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도 없다. 펀딩에 성공하면 일단 사진 속의 지역을 방문해 현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자이카 전문가가 내 연구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며 현지에 오기 전에 연락을 하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짐마(아라비카 커피의 고향 Kaffa가 있는 곳)까지 비행기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도착할 수 있지만 거기에서 현재 체류하고 있는 지역까지는 대중교통수단이 없어 자가용 밖에 못 들어간단다. 그러니 꼭 연락을 달란다. 그 사람 말고도 일본의 연구자 몇명이 수년간 그 곳에서 커피연구를 하고 있다니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산골마을에 혼자가서 방얻어 지낼 생각을 하니 사실 좀 막막했었다. 조사지가 확실히 결정되고 현지조사가 시작되면 이곳에 열심히 포스팅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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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며칠 안되었지만 하라르(Harar)에서의 생활은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여행시즌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동네에 나타나면 가이드를 희망하는 친구들이 수십 명 모입니다. 괜찮다고 해도 우린 친구니까 안내하고 싶다고 계속 따라오는데 지금까지는 그냥 모른 척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인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에 동네에는 벌써 암하릭어를 하는 한국인인 저에 대해 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제가 지나가면 헤이, 차이나!” 혹은 헤이, 파렌지!”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태권도!!”라고 부르거든요. 첫날 동네 꼬마들이 가라데를 보여달라고 해서 발차기를 살짝 보여주면서 태권도라고 그랬거든요.

 

 

지금 와 있는 하라르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하자면 에티오피아의 9개의 주() 중에 하나인 하라리주의 주도입니다. 2006년 유네스코는 하라르의 도시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성벽의 도시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5개의 게이트(Assum Gate, Asmaddin Gate, Bedro Gate, Suqutat Gate, Argob Gate)가 있습니다. 도시 안에 이슬람교의 모스크가 90개가 넘고 에티오피아 정교회 교회가 10개 정도 있습니다. 이슬람교 4대 성지 중 하나라고 하네요. 도시는 크게 올드 시티와 뉴 시티로 나뉘어져 있고 볼거리는 올드 시티에 많습니다. 에티오피아 마지막 황제인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아버지의 출신지가 이곳이고 올드 시티에 가면 황제가 궁전으로 사용했던 건물이 있는데 관리 소홀로 거의 쓰러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프랑스 시인 랭보가 시 쓰기를 멈추고 아프리카 어딘가로 떠났다는 사실을 문학에 관심있는 분들을 잘 알고 있을 텐데요. 그 아프리카가 바로 이곳 하라르입니다. 이곳에서 랭보는 11년간 무기 거래상을 하며 엄청나게 돈을 벌었다고 하네요. 랭보가 밀매한 무기로 에티오피아가 이탈리아와 싸워 이긴 전투가 아도와 전투입니다. 아프리카에서 강대국을 상대로 싸움을 해 이긴 건 이 전투가 유일하다고 하네요. 에티오피아는 이 승전의 날을 매년 공휴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올드 시티에는 랭보 박물관이 있는데 사실 랭보는 이 건물에 산 적이 없다고 하네요. 프랑스 정부차원에서 현재 랭보 박물관을 중심으로 하라리 문화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자문화 우월주의가 극심한 프랑스다 보니 관광안내 책자를 프랑스어로만 제작해 배포하고 있네요. 게다가 아무리 에티오피아가 개발도상국이긴 하지만 한 나라의 문화를 개발하겠다는 저 발상은 아주 위험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라르에 유명한 게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커피입니다. BBC 다큐멘터리에서 스타벅스의 커피 감별사가 커피 맛을 보고 세계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린 후 브랜드를 보여주는데 에티오피아의 하라르산 커피더군요. 현지에서 커피 제조 공장을 방문해 물어보니 커피 1Kg 40~50birr 정도 거래되고 있습니다. 제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비싸게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이번에 하라르에 오면서 시간이 없어 연구조사허가서를 받지 않고 와서 사실 불안해하면서 동네들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관광객이라면 보통 길어야 3일을 머물고 떠나는데 저는 그 날짜도 넘긴 상태고 계속 이상한 것만 물어보고 다닌다면서 사람들이 수군수군하는데 머무는 동안 경찰서 구경할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지도교수가 그걸 제일 걱정하고 있거든요.

Posted by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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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에티오피아에 가는 분들은 반드시 호텔을 예약하고 가야 할 듯. 특히 오는 9월 11일을 아디스 아바바에서 묵을 분들은 노숙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아디스 아바바에서 고급호텔로 분류되는 쉐라톤, 힐튼, 기욘 호텔을 비롯해 웬만한 호텔들은 이미 방이 다 찼다고 한다.

태양이 13개월이나 뜨는 에티오피아가 금세기의 마지막 밀레니엄 행사 준비로 아주 분주하다. 보편적인 서역 Gregorian의 역법을 사용하지 않고 Julian Solar Calendar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에티오피아 달력은 우리보다 약 7년이 늦다. 한달을 30일씩 계산하고 남은 5일 혹은 6일을 또 한달로 계산하기 때문에 에티오피아에서는 태양이 12개월이 아닌 13개월 뜬다. 이런 독특한 캘린더 시스템 덕분에 전 세계가 7년 전에 성대하게 치른 밀레니엄 행사를 에티오피아는 다음 주에 본국 에티오피아를 비롯해 대사관이 설치된 각국에서 치르게 된다.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 넣은 9.11 테러를 기억하는가. 매년 이날이 되면 미국 본토는 에티오피아에서 건너 온 약 10만인의 에티오피아인을 제외하고 묵념 모드이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사람들에게 매년 9월 11일은 축하 모드이다. 왜냐하면 바로 이날이 에티오피아인들의 설날이기 때문이다. 이 날을 기점으로 학원은 개강을 하고 운동을 쉬었던 사람들은 운동을 재개하기도 한다. 담배를 끊는 사람들도 있다. 9월도 중순으로 향하는 시점에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낯설었던 기억이 난다.

에티오피아 밀레니엄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상단에 기념 로고가 보인다. 유명한 디자이너가 만들었다는데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로고를 설명해 주면서 몹시 부끄러워했다. 맨 위의 하얀 글씨는 암하릭어로 에티오피아 밀레니엄. 그 다음 파란 글씨는 기즈어(Geez, 암하릭어의 모체가 되는 언어로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들은 신의 언어라고 하며 지금도 교회내에서 사용되고 있다.) 숫자로 2000을 의미한다. 가운데 꼭 콩처럼 보이는 것은 커피, 자궁, 방패를 상징한다.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발상지이며, 인류의 발상지로 알려졌는데 콩 모양은 그것을 의미한다. 방패는 그 어떤 강대국의 식민지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아프리카의 오랜 독립국으로서 에티오피아의 자존심을 드러내고 있다. 콩 모양을 둘러싸고 있는 팬 아프리카 컬러의 리본은 80여개의 다민족으로 구성된 에티오피아의 번영과 화합을 의미한다.

지난달 25일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5,000m에서 우승한 메세레트 데파르가 테이프를 끊고 카메라를 향해 들고 있던 판넬이 바로 이 로고였다. 그녀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에티오피아 밀레니엄!!”이렇게 외쳤다.

2007년 9월 12일부터 2008년 9월 11일까지 1년간 에티오피아의 밀레니엄을 기념하는 이벤트가 전 세계에서 열린다. 한국은 대사관이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이벤트가 기획되지 않았지만 옆 나라 일본은 시민단체와 주일본에티오피아대사관이 중심이 되어 대대적인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도쿄에서는 9월 9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강연회를 비롯해 다채로운 밀레니엄 이벤트가 개최된다. 장소는 JICA地球廣場(자이카 글로벌 프라자, 도쿄 広尾駅(히로오역)에서 도보로 1분).

에티오피아 밀레니엄 공식 홈페이지(http://www.ethiopia2000.com/index.php?option=com_frontpage&Itemid=1)에 들어가면 밀레니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카운트다운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9월 12일부터 1년간 진행되는 이벤트 캘린더도 볼 수 있다.

밀레니엄 포스터 사진 출처:http://www.africa-ata.org

서울신문 2007.9.5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70905500004&spage=1

Posted by 윤오순
채널24: 에티오피아2007. 4. 14. 16:56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주변에 미국이 몇 개의 주로 이루어졌는지 물었을 때 답변을 못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뉴욕이 어디에 있고 플로리다가 어디에 있는지도 그들은 훤히 잘 알고 있었다. 그곳을 방문한 적이 없어도, 또 그곳에 친척이나 지인이 살고 있지 않아도 그들은 그렇게 미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아프리카에 몇 개의 나라가 있는지 물어 보았다. 토고와 가나가 아프리카에 있다는 사실을 이번 월드컵을 통해 알았다는 사람이 적지 않았고 정확하게 그 숫자를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아프리카에는 가장 최근에 에티오피아에서 독립한 에리트리아를 포함해 53개의 나라가 있다.(모로코까지 포함하면 54개국이지만 모로코는 아직 AU(African Union)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 지구상에 아프리카라는 대륙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데 우린 마치 그런 세상이 없는 것처럼 살고 있다. 심지어 개별 국가의 고유성을 무시하고 아프리카에 있는 한 나라를 아프리카라고 하는 단일개념으로 이해하려고까지 한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아시아에 내포된 개념으로 동일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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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의 중심 에티오피아

세계 지도를 펼쳐 놓고 아프리카를 찾아보면 북동쪽 근방에 뾰족한 뿔 모양을 한 대륙 에티오피아가 보인다. 에리트리아, 지부티, 수단, 케냐, 소말리아는 에티오피아의 이웃 나라이다. 이집트도 이곳에서 아주 가깝다. 아프리카에서 전혀 아프리카답지 않은 땅 에티오피아에 대해 소개하려다 서두가 길어졌다.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한 것처럼 우린 에티오피아에 대해서도 그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맨발로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아베베의 나라, 세계 최빈국으로 UN이나 NGO단체의 지원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나라, HIV/AIDS 천국의 나라, 이 정도가 우리가 에티오피아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 전부가 아닐까 싶다.

 

80여 여개 종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

에티오피아는 대한민국의 5배 정도 되는 땅덩어리에 현재 약 77백여만 명이 살고 있다. 민족 구성은 오로모족, 암하라족, 티그레이족, 거라게족 등 약 80여 개의 종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이다. 현재 총리를 비롯해 정치적 실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는 티그레이족이고 상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약 4%를 차지하고 있는 거라게족이다. 특히 거라게족은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민족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길거리에서 구두를 닦는 어린 꼬마나 차가 섰을 때 쏜살같이 뛰어가 화장지 꾸러미를 파는 청년들은 대부분 이 거라게족이다.


수도인 아디스아바바는 에티오피아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평균 해발 고도가 2,300m 정도의 고지대로 약 35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Addis아디스’는 여기 말로 ‘New’를, Ababa아바바’는 ‘Flower’를 의미한다. 공식 언어는 영어와 암하릭(Amharic)어로 간판 등에 영어와 암하릭어를 병기하고 있지만 암하릭어를 알면 에티오피아에서의 생활이 아주 편해진다.


서울에서 출발해 홍콩이나 태국의 방콕을 경유해서 이곳에 올 수 있다. 유럽에서 올 경우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고 아프리카 항공을 이용할 경우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케냐 등을 경유한다. 두바이 공항에서는 약 네 시간만 비행하면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한다. 역사가 60년이 넘는 에티오피아 에어라인이 한국에 취항하지 않는 관계로 에티오피아 땅을 밟으려면 아직까지는 몇 나라를 거치거나 공항에서 하릴없이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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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쟁 때 지상군을 파견한 아프리카 유일의 나라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6천여명의 지상군을 파견한 나라이다. ‘칵뉴부대’라고 불리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은 황제의 근위병들로 단 한명의 포로도 없이 전장에서 용감하게 싸웠으며, 전쟁이 끝난 후 잔류 부대원들은 DMZ근방에 고아원을 만들어 당시 전쟁고아들을 돌보기까지 했다. 지금은 우리가 국제협력단의 봉사단원 파견을 비롯해 정부차원에서 혹은 각 종 NGO 및 선교단체들이 에티오피아를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고 있지만 불과 50여 년 전에 에티오피아가 우리를 도와주던 시절이 있었다. 현재 한국에 참전용사후원회가 있어 아디스아바바에 참전용사회관을 건립하는 등 한국과 에티오피아와의 인연의 끈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년은 13개월, 올해는 1999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가 영국이나 프랑스로부터의 오랜 식민지 경험이 있는 것에 반해 에티오피아는 이탈리아에 잠깐 점령당한 것 이외에는 식민지 경험이 없어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고유의 문자를 사용하고 있다. 공식 언어로도 사용되는 암하릭어는 표음문자로 33자의 자음과 7자의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우리가 사용하는 보편적인 서역 Gregorian을 사용하지 않고 Julian Solar 캘린더를 사용하고 있어 에티오피아역으로 계산하면 1년이 12개월이 아니라 13개월이 된다. 한 달을 30일씩 계산하니까 남은 5일 혹은 6일이 이들에겐 13월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다 보니 우리의 신년이 에티오피아에서는 1 1일이 아니라 9 11일이 된다. 그래서 모든 에티오피아의 달력은 1월부터가 아니라 9월부터 시작한다. 물론 올해도 이곳은 2006년이 아니라 1999년이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다 치룬 밀레니엄을 이들은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

 

고대 기독교 문명의 보고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는 고유의 토착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슬람교도 북아프리카 정도까지만 포교가 되었다는 아프리카에 수백년동안 번성했던 기독교 왕국이 있었으니 그곳이 바로 에티오피아이다. 교리상의 차이로 서구 기독교 문화와는 단절된 에티오피아만의 독특한 기독교 문화를 형성해 왔는데 현재 약 50%정도가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이고 이를 바짝 뒤쫓는 게 이슬람교 신자이다. 전설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최초의 왕조인 악숨(Axum) 왕조는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과 시바여왕의 후손이라고 한다. 이들 사이에 태어난 메넬릭(Menelik) 1세가 에티오피아의 초대 황제라고 한다. Lalibela 교회(거대한 돌 하나를 통째로 깎아 만든 교회)를 비롯해 악숨 오벨리스크, 곤다르(Gondar) 등 에티오피아 곳곳에는 기독교 문화유산을 비롯해 지난날의 번성을 짐작케 하는 문명의 보고들이 많이 남아 있고 이들 중 대부분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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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Paul Zizka


커피와 인류문명의 발상지

커피의 발상지가 어디인지 아는가. 그렇다. 에티오피아이다. 에티오피아를 설명할 때 이 커피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수출량의 대부분도 이 커피가 차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커피를 ‘분나’라고 하며, 독특한 의식을 통해 커피를 마신다. 이를 ‘커피 세레모니’라고 하는데 에티오피아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호텔이나 커피 전문점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커피 세레모니를 만날 수 있다. 생두를 직접 볶아 이것을 절구에 곱게 빻은 후 이 가루로 커피를 만드는데,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에스프레소처럼 작은 잔에 담아 나온다. 향은 물론이고 색깔이나 그 맛이 아주 진하다. 여기에 홍차를 섞어 마시기도 한다.
 

한편, 에티오피아의 국립박물관에 가면 그들이 자랑하는 ‘루시’를 만날 수 있다. 에티오피아가 인류문명의 발상지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 ‘루시’ 때문인데, 박물관 지하 한 켠에 350만년전 인류화석인 ‘루시’의 뼈 조각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이 화석은 현재도 조사 중이며, 지금까지 발견된 그 어떤 인류화석 보다 앞선 것이라고 한다.

이 밖에 에티오피아가 처음이라고 자랑하는 게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블루 나일’이라는 것이다. 블루 나일은 이집트 나일강의 발원지이다. 화이트 나일의 발원지는 우간다의 그린 힐이고, 블루 나일은 이곳 에티오피아의 하이랜드가 그 원류이다. 아디스아바바에서 갈 경우 자동차로는 이틀을 잡아야 하고 비행기로는 45분이면 블루 나일에 도착한다. 처음 보는 사람은 그 장엄한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 한다.

 

아프리카의 허브 에티오피아

그간 우리가 알고 있는 미디어란 미디어는 온통 에티오피아의 가난과 기근밖에 보여 준 적이 없어서 비행기가 착륙할 공항이나 있을까 하는 심정으로 이곳에 왔다. 그러나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었다. 문명이란 잣대로 봤을 때는 우리 보다 조금 늦은 곳이고 환경이란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이곳은 아직 자연과 많이 가까운 곳이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나라가 얼마나 매력적인가 알 수 있을 텐데도 우리가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한 것처럼 에티오피아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그간 무관심으로 일관한 면이 없지 않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아프리카의 제네바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뉴욕, 브뤼셀, 제네바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외교공관이 많다. 한국에서는 자주 접하기 힘든 나라를 비롯해 100여개가 넘는 대사관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있다. AU(African Union), UNECA(UN Economic commission for africa) 등 주요 국제기구가 이곳에 본부를 두고 있다.
2006년 한국의 대통령은 에티오피아를 외면했지만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과 일본의 고이즈미 전 총리가 차례로 이곳을 다녀갔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소말리아와 에리트리아와의 불안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지만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의 허브로서 여전히 그 존재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월간 '문화공간' 2006년 11월호-세종문화회관 발간)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