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노시타'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2.01.28 반가운 메일
  2. 2009.10.14 여기는 영국 14
  3. 2009.08.16 도시락 그리고 반성 4
  4. 2008.09.02 가족 모임 4

雪がとけたら何になるかという質問にどの答えを選びますか?
①水になる。②春になる。
 

②を選ぶのは奥が深いですね、^0^
熱い紅茶を飲んでいる間は目を閉じ、イメージで春の丘を走ってください。  


해석) 눈이 녹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래요?
         ① 물이 된다  ② 봄이 온다
 

       
 ② 을 골랐다면 생각이 깊네요. 
 
         따뜻한 차 마실 때는 눈을 감고, 봄의 언덕을 떠올리며 걸어 봐요.


차 한잔 마실까 그러고 있는데 일본의 오카상(기노시타 씨)한테 이런 메일이 왔다. 따뜻한 차 마시면서 정말 눈을 감고 봄의 언덕을 걸어볼까 한다. 사쿠라가 흐드러지게 핀 그런 봄의 언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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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무사히 영국에 도착했다. 학교 어드미션 오피스에서 비자레터를 너무 늦게 보내준 데다 일본의 실버위크까지 겹쳐 비자 신청이 한없이 늦어졌는데 역신 신은 내편이었다. 5일만에 비자를 받았다. 영국유학 관련 사이트들을 둘러보면 어느 나라나 영국비자센터의 서비스가 불친절하기 그지없고, 엄청 고압적이라고 들은 터라 나름 긴장하고 있었는데 일본의 영국비자 센터는 내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11시 30분에서 1시 30분 사이에 비자가 도착하지 않으면 그날 비자를 찾을 수 없다는데 업무가 끝난 후에 담당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다른 쪽 문으로 들어오게 해줄테니 비자를 찾아가라는 내용이었다. 9월 30일 오후 5시에 비자를 찾았고, 여행사에 들러 그날 비행기표를 끊었다. 그리고 10월 1일 아침 일본을 떠났다.

런던 히드로 공항은 13년 전보다 훨씬 후졌고 더러웠다. 나는 예외였지만 피부색깔이 다른 사람들은 입국심사 시간이 엄청 길었다. 엑스레이 사진촬영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았다. 입국심사관 전공이 Geography였던 덕분에 난 30초도 안걸려 입국 스탬프를 받을 수 있었다. 행운을 빈다면서 쾅, 하고 도장을 찍어주는데 정말 내게 행운이 찾아 온 느낌이었다. 두개의 짐가방에 기타를 매고 허둥지둥하는 나를 본 한 영국청년의 도움으로 런던에서 엑시터까지 오는 기차를 탈 수 있었다. 땡큐, 제임스!! 영국의 친절함은 딱 여기까지였다.

도착하던 날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엑시터의 날씨가 나를 맞이했다. 영국은 생각보다 훨씬 춥고, 비도 많고, 더럽고, 불친절하고, 물가는 살인적이고, 중국인 천지다. 내가 사는 층은 나 빼고 전부 중국인인데 이보다 더 더러울 수 없을 정도로 공동시설을 엉망으로 사용한다. 돈 쓰는 것 보면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이 사람들 위생개념이 전혀 없다. 한마디로 토 나올 정도다. 게다가 예의도 없어,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은 영어가 아니라 그냥 중국어로 말해버리고 미안하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영국에 와서 중국어로 말하게 될 줄 몰랐는데 그 정도로 중국인이 많다. 일본에 살 때도 중국학생들은 자기들 방에 세면대가 있는데도 꼭 부엌 싱크대에서 세수를 하고 양치질을 하고 가래침을 뱉었는데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여학생들은 생리대를 그냥 휴지통에 버리고, 볼 일을 본 후 화장실 문을 활짝 열어 제치고 나온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학교 기숙사관련 사무소에 방을 옮겨달라고 부탁을 했다. 덕분에 지금 난 난민 신세다.

영국학교에서도 일본에서처럼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지, 하는 야심찬 계획이 있었는데 언덕 천지라 그건 포기했다. 하루에 한시간 이상 구보를 하는 것 같다. 많이 걸어야 하는 대신에 시에서 관리하는 보호림 지역이 학교안에 있어 마음껏 자연과 친구를 할 수 있어 좋다. 비가 자주 와 우산이 필수라는 게 좀 귀찮지만 비는 내가 맘대로 할 수 없으니 견딜 수 밖에.

학교 홈페이지를 보면 전부 유럽인들 이름뿐이라 좀 쓸쓸하겠다 싶었는데 왠걸, 올해 나를 포함해 세명(박가, 이가, 윤가)의 한국인이 우리 학과의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처음엔 경쟁하는 분위기에다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잘난척으로 분류를 해버려 이거 아닌가 싶었는데 지내고보니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인 것 같다. 한 사람은 나랑 연구실도 같고, 지도교수도 같다. 무슨 이런 인연이 다 있는지. 이번주 일요일에 연구실 같이 쓰는 이가네 집으로 김치 먹으러 가기로 했다.

영국 오기 전에 일본에서 만난 한국인 부부에게 내가 가진 살림살이 전부를 주고 짐 한박스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는데 우송료가 좀 과했나보다. 나보고 반을 부담하라는 연락이 왔다. 살림살이 일부를 주지말고 팔걸, 하고 심하게 후회하고 있다.

내가 떠나고 난 후에도 우편물이 올지 몰라 일본의 오카아상(일본어로 어머니) 기노시타 씨네로 내 주소를 이전해놓고 왔는데 의외로 우편물들이 많았다. 국민건강보험료와 카드대금이 남아 지불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전부 지불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메일을 보내주셨다. 게다가 여기저기서 온 우편물들을 전부 모아 계속 EMS로 보내주신다. 감사합니다!!이건 내게 여전히 남은 행운이다.

방문제가 해결되면 이제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빨리 난민신세에서 벗어나 연구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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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요게 뭐냐고? 종이손수건이라고 해야하나? 내가 일본에서 오카아상(일본어로 엄마)이라 부르는 기노시타 씨와 여행을 가면 항상 나오는 셋트메뉴이다. 이렇게 이쁜 걸 깔고 도시락을 먹는다. 기분이 좋아지지않느냐며 그래야 한단다. 2007년 5월에 처음 만나 올해로 3년째인데 그분 덕분에 일본문화도 많이 알게 되었고, 일본에 대한 좋은 이미지도 많이 얻게 되었다. 여행 갈 때마다 환상적인 도시락이 준비되어 여행목적지보다 이제는 도시락을 더 많이 기다리게 된다.


이 날은 주먹밥 세개와 과일, 기타 등등이 준비되었다. 가뜩이나 밥을 늦게 먹는데 종류도 많고 양도 많으니 이날 남들 다 먹고 일어설 때 난 그제야 주먹밥 하나를 끝내고 있었다. 


사실 맜있었는데 사진은 그리 먹음직스럽게 나오지 않았다. 옆방의 중국인 친구를 데리고 갔었는데 그 친구 도시락도 같은 내용으로 준비해주셨다. 고맙고 미안하고 그랬다.

내게 정성스런 도시락을 싸준 분은 기노시타 씨가 처음은 아니었다. 대학다닐 때 같은 과의 희영이란 친구와 친했었는데 반년인가 1년간 희영이 어머니의 도시락을 먹은 적이 있다. 쿠키 굽는 호일 9개에 반찬이 나누어 담기고 맨 위에는 항상 생선구이가 올려져 있었다. 10가지 반찬이 딸린 똑같은 두 개의 도시락이 학교에 나가는 날엔 희영이 손에 들려왔다. 반찬은 늘 똑같지 않았고 달랐었던 것 같다. 도시락 뚜껑을 열 때마다 이거 먹고 진짜 공부 열심히 해야지 그랬었는데 도시락이 배달되던 그 시절 내 학과 성적은 그리 좋았던 것 같지 않다. 학교 선생님이시라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으셨을 텐데... 다시 생각해도 참 고마운 분이다. 희영이도 고맙고, 희영이 어머니도 고맙고. 

스치기만 하면 좋은 인연이 생기는 통에 정말 남들보다 열심히 살아야하는데 난 여전히 내 삶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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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왠지 가을이 온 것 같은 생각에 블로그 스킨을 바꿔봤는데 내가 적응이 안된다. 기존의 것이 익숙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바뀐 스킨의 컬러가 너무 부담스러운 건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이거다 싶어 '적용'을 눌러버렸는데 영 낯설고 불편해 다시 바꿨다. 역시 구관이 명관이다. 왔다가 엥, 하셨던 분들께는 죄송~.

각설하고.

히토쓰바시대학 유학생과에서는 유학생을 대상으로 'Mother Goose'라는 현지인과의 가족결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학생이 유학생과에 이 서비스 신청을 하면 유학생과에서는 학교가 위치해 있는 쿠니다치 지역의 국제교류클럽 회원들과 유학생을 연결해 준다. 인연을 맺게된 일본인들은 학생이 유학생활을 마치는 동안 다양한 형태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유학생활이 끝난 후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유학생들은 회원의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하고, 일본어가 부족한 유학생들 중에는 1대1 개인과외를 받는 경우도 있다. 회원들 중에는 유학생과 취미활동을 같이 하는 분들도 있다. 그리고 국제교류클럽에서는 계절마다 독특한 이벤트를 열기도 하는데 회원들과 유학생이 거의 대부분 참석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터내셔널 파티가 된다. 'Mother Goose' 는 의무사항이 아니라서 유학생활 기간이 길어도 이런 관계의 현지인이 없는 학생들도 많다. 호스트패밀리에게 돈을 빌린다거나, 보증 혹은 구직을 의뢰하는 것은 금물이다. 금지조항에 이런 내용이 있는 것 보면 그런 사람들도 있나보다.

나도 작년에 일본에 오자마자 신청을 해서 기노시타씨를 만났다. 마음이 참 따뜻한 분이며, 가끔씩 소녀모드로 돌변해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사정없이 감동시키기도 한다. 이 분이 돌보고(?) 있는 학생들은 현재 셋으로 나 이외에 남태평양의 피지와 중동의 바레인에서 온 학생이 있다.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 당신을 엄마라고 하기 때문에 그때 우린 당연히 형제가 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미도리르라는 친구가 딸 둘에 아내까지 동반해서 1년간 단기유학 생활을 하다 올봄에 돌아갔는데 미도리르도 우리 형제 중에 하나였다. 기노시타씨는 이 자원봉사를 20년 넘게 하셨다는데 그동안 이분을 거쳐간 학생들이 다 모이면 정말 굉장할 것 같다.

어제 저녁 기노시타씨가 긴급소집을 하는 바람에 오랜만에 다 모였다. 바레인에서 온 친구가 이번 주에 귀국을 하는데 식사도 같이 할 겸 모두가 보고싶어 연락하셨단다. 메뉴는 삼계탕. 뭐가 제일 먹고 싶냐고 지난 번에 묻길래 삼계탕이라고 했었는데 한국식당을 수소문해 예약을 해두셨다. 거의 1년만에 먹는 삼계탕이라 난 맛있었지만 외국애들한테도 이게 맛있을까 싶어 물었더니 지들은 자주 와서 먹는단다. 이런 배신감이라니...난 학교 근처에 그런 한국식당이 있는지 조차도 몰랐다.

작년엔 바빠서 식사모임에 자주 빠졌는데 올해는 될수록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만나서 같이 밥만 먹는 건 아니고 학교생활 이야기도 하면서 정보공유도 하고 아주 가끔은 관공서에 제출하는 서류작성 문의도 하고 그런다. 기노시타씨는 생활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 지 꼭 묻고, 가끔은 일본어 표현이나 유학생 관련 정부정책 등의 신문기사를 오려와 설명해 주기도 한다. 텔레비전이 고장났어요, 토스터기가 필요해요, 이러면 어디서 금방 구해다 주시기도 한다.

아는 사람 하나 없던 도쿄에서 이런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것 보면 아무래도 신은 내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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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