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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피아노, 구몬은 필수

일본에서 학교를 다녔거나 현재 다니고 있다면 누구나 배우는 게 몇 가지 있다. 바로 수영, 피아노, 구몬이다. 학생이라면 이 셋을 다 했거나 이중에서 적어도 한가지는 해야 일본에서는 정상이란다. 좀더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발레를 가르치거나 축구와 같은 운동을 시키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 덕분에 피겨스케이팅을 배우는 학생들도 많아졌다.

                                             

일본의 음악 교육

우리나라도 악기의 경우는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본도 피아노를 비롯한 악기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배우기 시작한다. 대개가 3, 4, 5세 때부터 시작하는데 배우는 악기는 피아노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음악을 계속하게 되기까지 몇 번의 고비가 찾아온다.


첫 번째 고비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갈 때다. 저학년 과정에서는 주 1 1시간 정도 리코더, 피아니카, 하모니카, 합창 등으로 대부분의 음악시간이 채워지는데 학생들에게 그다지 부담이 없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면 음악교육이 좀더 세분화되고 전문적으로 가기 때문에 이때 음악에 싫증을 내는 학생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자기와 맞는 악기를 고르는 학생들이 나타난다.


두 번째 고비는 중학교에 올라갈 때다. 이 시기에 공부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음악과 멀어지는 학생들이 생기기도 하고 본격적인 음악 인생을 살기 위해 서서히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세번째 고비가 고등학생이 되는 시기로 이때 계속 음악을 하거나 아니면 음악과는 전혀 다른 분야로 가기 위해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음악을 선택하는 학생들 중에는 어릴 때 시작한 피아노를 이때까지 하는 학생도 있지만 피아노가 적성에 맞지 않아 성악이나 다른 악기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일본에서 크로마틱 하모니카 연주자로 유명한 다케우치 나오코도 4세때 피아노를 시작했지만 고등학교 때 악기를 하모니카로 바꾸고 독일로 유학을 다녀 온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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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교육은 사교육에 의존

일본의 경우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음악교육은 전적으로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수업은 음악교사 혼자서 리코더, 피아니카 등 간단한 악기를 가르치는 경우가 많고, 고학년이 되면 전문 선생님이 음악교육을 지도한다. 그러나 대부분 주 1 1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부족한 부분을 개인레슨이나 문화센터 등을 다니면서 보충한다. 일본 전통악기의 경우는 배우는 사람도 많지 않고 가르치는 사람도 그 수가 적기 때문에 유명한 연주자를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배우거나 아니면 연주자인 부모한테 어릴 때부터 배우는 경우가 많다.


피아노 개인레슨은 대부분 주 1 1시간 정도 배우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콩쿠르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추가 비용을 내고 집중 레슨을 받기도 한다. 도쿄의 경우 초등학생의 레슨비용은 회당 2,000엔씩 월 8,000엔 정도이고, 고등학생 정도 고학년의 개인레슨은 10,000엔에서 50,000엔 사이다.


일본음대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는 스즈키 유리코(
鈴木 由利子)씨에 따르면 고3의 경우는 사설학원의 개인레슨 이외에도 가고자 하는 대학의 교수한테 받는 레슨이 필수라고 한다. 학원과 비교하면 레슨비용이 부담스럽지만 음대 합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부분 교수한테 직접 레슨을 받고 있고, 3때 개인지도를 해준 대학교수는 합격하면 대학에서 그 학생의 지도교수가 된다.

음악대학에 입학했다고 개인 레슨이 끝나는 건 아니다. 방학이 되면 월 1회 정도 또 같은 교수의 레슨을 받아야 한다. 이때 피아노는 시간당 레슨 비용이 8천엔 정도인데 성악의 경우 15,000엔 정도가 공정가액이라고 한다. 한 학년에 10명 정도를 지도하는 성악 교수의 경우 방학이 되면 한 달에 150,000엔의 부수입이 생긴다는 결론이다. 물론 음대 교수들 중에는 이 보다 더 많은 레슨 비용을 받는 경우도 있고, 학교 학생으로 이미 수업료를 냈으니 레슨비용은 필요 없다고 무료로 개별 지도를 해주는 분들도 계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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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프로가 되는 방법

음악으로 인생의 승부를 건 사람들은 음악대학에 가는 게 제대로 된 수순이다. 센조쿠 음악대학, 도쿄 예술대학, 무사시노 음악대학, 쿠니다치 음악대학, 도호학원대학, 교토 예술대학이 일본에서는 음대로 유명하며, 특히 오자와 세이지를 배출한 도호학원대학은 부속 음악고등학교도 유명하다. 


돈은 없지만 음악이 좋아 공민관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꾸준히 악기를 배우는 사람들이 있지만 프로가 되는 길이랑은 멀다. 우리나라도 동사무소에서 1주일에 1시간 악기를 배워서 프로 연주자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은가. 결국 음악으로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음대를 가고, 음대를 졸업한 후 다시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유학을 가게 된다. 그렇게해서 결국 음악으로 프로가 된 사람들은 강단에 서거나 아니면 무대에 서서 말도 떼기 전부터 시작한 음악 인생을 그곳에서 비로소 펼치게 된다.

현대음악 발행 <뮤직프렌즈> 9월호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