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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14 2007 산천어축제 성과 및 성공원인 2
  2. 2007.04.14 화천 쪽배축제에서 지역축제의 성공 열쇠 찾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겨울축제로 자리 잡은 ‘2007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얼지않은 인정, 녹지않는 추억”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2007 16()부터 1 28()까지 총 23일간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대에서 개최되었다. 산천어축제는 1급수 어종인 산천어를 얼음낚시와 루어낚시 등으로 잡으며 즐길 수 있는 이색 체험 축제로 40cm 이상 꽁꽁 언 얼음판 위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참여 수 있는 ‘산천어 얼음낚시’, ‘산천어 루어낚시’, ‘산천어 맨손잡기’등의 산천어 체험 프로그램들과 ‘얼음썰매’, ‘눈썰매’, ‘눈조각’, ‘얼음축구’등의 겨울 체험 프로그램들이 다채롭게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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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제5회째를 맞이한 이번 축제는 총 방문객 약 125만여명, 지역경제 파급효과 약 450억원(직접유입액 추정치), 축제 공식 홈페이지 접속자수 약 50만을 기록하며 성공리에 마무리 되었다. 산천어 얼음낚시를 비롯한 산천어 프로그램 체험시 제공했던 ‘농촌사랑나눔권’ 발행액은 총 51백여만원, 썰매 체험시 제공했던 '화천사랑상품권' 발행액은 총 36백여만원으로 최종 집계되었다. 특히 농촌사랑나눔권은 화천의 지역 농민들에게, 화천사랑상품권은 화천의 지역 상인들에게 그 혜택이 되돌아간다.

 

산천어축제는 2005, 2006년에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문화관광축제의 ‘예비축제’ 부문에 선정된 데 이어 2007년에는 문화관광축제 중 ‘유망축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듯 3회 연속 정부가 공인한 산천어축제를 올해는 전 세계가 주목했다. AP, AFP, EPA 등 세계적인 통신사가 앞 다퉈 산천어축제를 소개했고, 영국 BBC, 독일 슈피겔 등 유명 언론 매체의 국제면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Hwacheon(화천)' 'Sancheoneo(산천어)’를 해외에 확실하게 알렸다. 산천어축제의 개최목적이 청정지역 화천을 홍보하고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였는데 이번 축제를 통해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평가한다.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강원도 화천군은 북한강의 최상류지역으로 상수도보호구역, 군사보호구역, 산림보호구역 등 각종 개발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던 인구 25천의 작은 마을이었다. 80%이상이 산과 물로 이뤄져 있던 이곳에 북한의 금강산댐에 대응하기 위한 평화의 댐 공사를 하게 되면서 낚시의 메카로 불리던 파로호가 서서히 말라갔다. 자연히 낚시 이용객은 줄어들었고, 한 술 더 떠 군장병의 외출외박 정량제까지 시행되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1차 산업과 군장병 면회객, 낚시객을 대상으로 하는 3차 산업이 전부였던 화천의 지역경제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생계가 막막해진 지역주민들은 하나둘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다.

 

2002년 가을, 산천어축제의 모태(母胎)이자 화천의 지역축제였던 ‘낭천얼음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던 민간인 3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가진 것이라고는 각종 규제(수도권 상수원 보호법, 군사시설보호법, 고도제한법 등등)에 묶여 개발되지 못한 청정한 자연과 사람뿐이었다. 화천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자원인 자연을 보호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당시 이들이 내린 결론은 결국 자연과 생태만이 화천이 살 길이라는 것이었다. 화천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생태에 대한 이해와 상생(相生)이 바로 답이었다. 그날 회의가 진행되고 있을 때 “그냥 지나는 길에 들렀어.”라며 합석해 묵묵히 자리를 지켜보던 이가 있었다. 그가 바로 정갑철 화천 군수(현재)였다. 화천에 공장이 들어올 수 없다면 ‘굴뚝없는 공장’인 관광상품을 개발하자, 그것으로 지역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음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그에게 지역주민들의 이런 자발적인 움직임은 큰 힘이었다.  

 

1회 산천어축제의 개최결과로 축제의 성공가능성을 확인했고, 진정으로 화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축제의 기획을 구상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실질적으로 화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축제가 되려면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담당부서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개최 주기가 1년인 축제가 끝이 나면 다음년도 축제를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어 결국 1회 축제 때 주축이 되었던 민간추진위원들을 중심으로 한 재단법인을 설립하게 되었다. 산천어축제를 기획하게 된 장석범 운영본부장을 주축으로 산천어축제를 경험한 홍보, 운영부분의 담당자로 구성된 나라축제조직위원회는 화천군의 행정적인 협조를 받아 그때부터 민과 관이 함께 하는 축제를 기획해 나가기 시작했다.

 

현재 축제조직위는 화천군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축제 기획들을 추진하며 화천 경제에 가시적인 효과를 이뤄 내고 있다. 올해의 경우 역사나 규모에 있어 그 차이가 확연한 중국 하얼빈의 빙등축제, 일본 삿뽀로의 눈축제간의 겨울축제 상생 네트워크를 마련하기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축제기간에 개최한 바 있다. 게다가 지역축제에서는 처음으로 축제에 상품권을 도입함으로써 지역농민과 상인들에게 경제적인 힘을 실어줄 수 있게 했고축제장과 인근 산농촌지역의 연계프로그램인 ‘농촌사랑방마실’을 운영함으로써 화천 전체가 축제장이 되는 토대를 마련했다.

 

산천어축제는 군에서 혹은 민에서 혼자 만들어내는 것이 결코 아니다. 얼곰이부대(산천어축제의 공식 캐릭터이며 산천어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을 지칭한다.)라고 하는 화천군민 전체가 만들어낸 것이다. 축제 기간 내내 온몸을 아끼지 않고 축제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한마음으로 똘똘 뭉친 얼곰이부대가 바로 산천어축제의 성공을 가져 온 힘이다. 이제 다섯 돌을 맞이한, 아직은 가야할 길이 많은 산천어축제지만 지금의 숫자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초심을 잃지 않고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월간 '자치행정' 2007년 3월호)
Posted by 윤오순


화천은 축제의 도시다. 화천을 아직도 군인이 많이 사는 그런 군사도시로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을 줄로 안다. 그러나 청정지역 화천에는 군대만 있었던 게 아니라 화천만의 문화가 있었고 무엇보다 축제가 있었다. 화천을 대표하는 축제로는 1월의 산천어 축제, 6월의 비목문화제, 7월의 토마토축제, 7월에서 8월로 넘어갈 때 열리는 쪽배축제가 있다. 이 중 비목문화제와 토마토축제는 화천군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고, 겨울의 산천어 축제와 여름의 쪽배축제는 ‘화천군나라축제조직위원회’라는 축제조직위원회가 따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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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원회와 관의 유기적 관계를 배우다

화천에서 축제란 그 힘이 아주 막강하다. 지난 1월에 있었던 산천어축제는 인구 25천이 사는 소읍인 화천에 무려 100만이 넘는 사람을 다녀가게 했다. 강원도 그 곳에 화천이 있는 줄도 몰랐던 시절이 있었지만 축제를 통해 이제 적어도 100만인의 사람이 ‘화천’이란 곳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화천에서 이런 축제가 있기 전에 고향인 화천을 소개하기가 힘들어 ‘춘천’에서 가까운 곳, 혹은 그냥 ‘춘천’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는 분을 만났었다. 그 분은 지난 겨울 화천에 100만이 다녀가면서 각 종 매체에 화천이 나올 때마다 친구들을 불러 술을 사셨단다. 지역축제의 힘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올 여름 두 달 동안 화천에서 쪽배축제 일을 할 기회가 있었다. 축제일을 하면서 화천이란 곳을 다시 알게 되었고 화천에서 진행되는 축제의 특징을 체감할 수 있었다. 전국적으로 1,000여 개의 지역축제가 쉴 새 없이 오늘도 진행되고 있지만 해를 거듭해도 다 거기가 거기인 축제가 많은 게 사실이다. 화천 축제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하면서 지역축제의 발전방향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나라축제조직위원회는 화천군의 예산으로 움직이지만 군청과 독립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축제를 만들고 있어 이는 여타의 지방축제와는 다른 운영상의 큰 차이점으로 보였다. 그러나 축제의 전반적인 기획은 조직위원회에서 나오지만 본 축제는 실과별로 담당부서가 있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예를 들어 자치행정과에서는 축제 종합안내센터를 운영하고, 주민봉사과에서는 캠핑촌을 운영하는 식이다. 홍보의 경우 축제조직위원회에 홍보팀이 따로 운영되고 있지만 군청에서 매체의 언론취재활동에 대해 다각도로 지원해주고 있었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먹고 쓰고 가세요
쪽배축제는 창작 쪽배 콘테스트가 주축이기 때문에 매년 기상천외한 쪽배를 볼 수가 있다. 그리고 겨울의 산천어 축제에는 창작 썰매 콘테스트가 있기 때문에 해마다 다른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가 있다. 이렇게 참가자가 주도적으로 변화를 주는 프로그램 이외에 기획자들이 머리를 굴려 만들어내는 참신한 프로그램들이 화천 축제에는 많이 보인다. 올해의 경우 1월 산천어 축제 때 사용했던 화천사랑 상품권 제도를 쪽배축제에서도 응용해 사용했다. 콘테스트의 상금 일부(10%)와 캠핑촌 이용료 등에 전부 이 상품권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화천지역사랑상품권은 화천지역에서는 현금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지역화폐로 식사는 물론 주유소에서 기름을 사서 넣을 수도 있다. 일반 축제장의 바가지요금을 경험하고 압력밥솥에 마실 물까지 다 싸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있지만 화천에 와서 최소한은 먹고 쓰고 가라는 측면에서 보면 아주 획기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자원봉사자가 없으면 문화행사가 안될 정도라는 얘기가 들리고는 하는데 축제를 비롯한 대부분의 문화행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행사에 자원봉사자를 활용할 경우 경제적인 이유 이외에도 긍정적인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화천에서는 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도우미들에게 무료가 아닌 일당을 지급하면서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제공하고 있었다. 대학생 도우미들에게 있어 축제는 사회생활의 예비과정으로서의 역할도 확실하게 하고 있었다. 또 여름과 겨울에 축제가 개최되고 있기 때문에 방학이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고향인 화천으로 오게 만드는 역할도 축제가 담당하고 있었다.

 

위기관리 대처 능력은 단연 탁월

올해는 여름에 비가 많아 쪽배축제의 경우 개최까지 세 번의 준비를 거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애초에 붕어섬이란 곳이 축제 개최지로 결정돼 이곳에 축제 상황실을 비롯해 프로그램 관련 시설을 마련했지만 집중호우로 축제장소를 옮기는 게 불가피했다. 강원도 일부 지역이 비로 인해 축제 전면 취소를 결정했지만 화천은 개최지 변경만으로 또 다시 축제진행을 강행했다. 짧은 시간 내에 변경된 개최지에서 축제를 준비 중이었으나 또 다시 내린 폭우는 거의 절망 수준이었다. 이때도 신속하게 결정해서 시설을 철거해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고 다시 주민이 합세해 결국 세 번째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올 여름 쪽배축제를 진행할 수 있었다. 개최장소 변경이나 개최여부에 관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은 사안이 사안이었던 만큼 순식간이었다. 하늘이 도와 축제 개막일 오전까지 내렸던 장대 같은 비는 오후부터 그쳐 축제가 끝나는 날까지 하늘은 맑음, 그 자체였다.


농촌체험 프로그램 연계,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가 

올 여름 쪽배축제는 제한된 축제장에서만이 아니라 5개 읍면 7개 마을과 연계해서 운영되었다. 축제 본 행사장에도 30여 가지의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했지만 7개 마을에도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 외지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했다. 일부 마을에서는 강의실과 첨단 프리젠테이션 시설 장비도 마련해 워크숍이나 강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나라축제조직위원회에서는 축제 공식 홈페이지에 마을에 대한 안내는 물론 운영 프로그램까지 관리해주고 있었다. 내년은 좀 더 확대해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화천 축제의 최대 강점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누구라도 만나면 소개하고 싶고, 축제에 관심있는 사람으로서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한 부분이었다. 화천엔 재주꾼이 많았다. 나라축제조직위원회의 본부장을 비롯해 조직위원회 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들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런 분들이 많다보니 뭘 하나 만들어도 지역 안에서의 해결이 가능했다. 축제 참가자들을 위해 내 놓은 평상은 화천에 있는 황토한옥전수학교 전수생들이 만들었다. 평상이라고는 하지만 예술품으로 보였다. 이번 축제 때 화천천에는 강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다리가 놓였는데 이 다리도 전부 지역주민들이 손수 놓은 다리들이다. 현재 하는 일 때문에 적극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도 축제기간이 되면 이렇게 알아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직은 많다. 목공에 재주있는 분들은 목공으로, 배선에 재주가 있는 분들은 배선으로 축제에 기여하고 있었다.

 

사실 축제에 정답은 없다. 그러나 축제를 왜 할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하면 답이 보일지 모르겠다. 축제가 더 이상 지역만의 잔치가 아닌 시절은 벌써 지났다. 그렇다고 기획자들만의 시험 무대인가.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축제를 참가하는 사람들만의 일인가. 그것도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을 힘 빠지게 하는 일이다. 축제는 장소를 제공해 준 사람, 또 만드는 사람, 그리고 거기에 참가하는 사람 모두가 즐거워야 의미가 있다. 그래야 한해 한해 그 축제가 기다려지고 또 힘을 가지고 오래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현대적인 축제들 중에서도 일본 시코쿠 고우치켄의 요사코이 마츠리나 삿뽀로의 유키 마츠리,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 페스티벌 같은 것은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도 이제 그런 축제 하나 가져도 좋지 않겠나.

(월간 '너울' 2006년 8월호-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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