樹欲靜而風不止 나무는 고요하고자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子欲養而親不待 자식은 봉양하고자하나 부모는 기다리지 않는다
'효도'와는 아주 먼 생활들이 이어지면서 이 구절을 떠올릴 때가 많다. 공자에게 이 말을 해 준 사람 마음이 나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만일 이렇게 떨어져 혼자 살지 않고 가족들과 같이 살았다면 정서적으로 더 풍요롭지 않았을까. 그리고 가족들과 관계된 좋은 기억들을 많이 갖게 되지 않았을까. 명절, 혹은 가족들의 생일 등 특별한 날엔 몹시 죄책감을 많이 느끼는데 요즘 그 정도가 심해졌다. 암투병 중인 아버지가 점점 기력이 떨어져 전화통화가 매끄럽지않는데 오늘 오랜만에 조금 긴 대화를 했다. 침상에 죽을 엎지 않았으면 좀 더 길게 이야기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하얗게 센 머리, 홀쭉해진 모습이 너무 낯선데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모습은 더 낯설다. 언제나 기운이 펄펄 넘치는 큰 목소리만 기억해서 더 그런 것 같다. 전화를 끊으면서 내가 "사랑해, 아빠!"라고 했더니 겨우 "나도 많이 사랑해", 라고 이야기해주셨다. 진작 그런 말을 많이 주고 받았어야 했는데...공부가 끝나면 부모님과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었는데 아버지와는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2010년 여름 한국에 갔을 때 남도 보리암에 같이 갈 기회가 있었는데 괜히 고집피우고 같이 가지 않았던 게 마음에 많이 걸린다. 그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내 평생 후회될 일 한 가지가 그 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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