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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국에 살다보면 명절이 언제인지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가족에게 안부인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그것도 객국살이 초창기에는 그랬죠. 이제는 다들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하는 상태까지 왔기 때문에 계기가 있지 않고는 그날이 명절인지 누구의 생일인지 기억 조차 못합니다. 심지어 제 생일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올해도 그랬고, 작년에도 그랬던 것 같네요.

25일이 추석이었죠? 아침부터 발표가 있었고 하루 종일 정신없이 뛰어다니느라 송편은 커녕 제때 밥도 못 찾아 먹었답니다. 여러분의 추석은 어떠셨나요? 길 위에서 보냈다고요? 그런 분들도 혹 있겠네요.

바쁘다는 핑계로 여기도 잘 못들어왔는데 그래도 꾸준히 오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늦은 추석 인사 하러 왔습니다. 설날이나 크리스마스는 정해진 인사문구가 있는데 추석에는 뭐라고 인사들을 하는지 궁금하네요. 그래도 다들 한가위 명절 잘 보내셨죠?

도쿄는 아직 더위가 남아 있습니다. 아베에서 후쿠다로 수상이 바뀌면서 정가의 열기가 날씨까지 영향을 미치는 건지 30도가 넘는 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평균 10도 정도를 기록하는 후지산은 며칠전 16도까지 올라갔었습니다.

빨리 가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엔 벌써 왔는데 기온이 에어콘을 틀어야 할 정도니 완전한 가을은 아닙니다. 가을엔 게스트하우스를 떠나 학교 기숙사로 들어갑니다. 히토쓰바시 대학 기숙사에는 이 학교 학생들 이외에 도쿄의 4개 대학 유학생들이 함께 삽니다. 가히 인종 천국이라고 할 수 있죠. 비용 절감도 절감이지만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내심 기대가 됩니다. 올 가을부터는 기숙사 소식 열심히 올리겠습니다.

추석은 이미 지났으니 여러분들도 1년 계획 점검 다시 하셔서 연말에는 만족할 만한 성과 거둘 수 있도록 자, 분발하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