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는 국민 절반이 에티오피아 정교회를 믿고 있다. 정교회 신자들은 수요일과 금요일에 금식을 하는데, 이 날 생선은 먹어도 육류는 절대 안 먹는다. 여행 중 정교회 신자들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면 육류가 들어간 음식을 주문할 수 없는 이유다. 대개 설날에는 양을 잡아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잔치를 벌인다. 그러나 올해는 그만 설날이 수요일인 바람에 정교회 신자들은 양을 잡을 수가 없게 되어 천 년에 한번 맞이하는 설날이 참 쓸쓸하게 되었다.
한편, 에티오피아의 국민 절반은 이슬람교 신자들이다. 무슬림들에게 아주 큰 행사인 라마단은 보통 설날이 한참 지난 후 찾아오는 데 올해는 공교롭게 9월 13일 목요일부터 시작된다. 물론 무슬림들은 수요일과 금요일에 금식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라마단이 시작되면 금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전날에는 대부분 양을 잡는다. 올해는 정교회 신자들이 양을 잡고 싶어도 잡지 못하는 수요일, 즉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날 에티오피아의 무슬림들은 양을 잡는다.
일본에서는 9월 9일 일요일에 자이카 글로벌 프라자에서 에티오피아 밀레니엄 기념 행사를 가졌다. 에티오피아인은 물론 에티오피아 연구자들, 30년 전에 자이카(일본국제협력기구) 자원봉사자로 에티오피아에 파견된 사람들까지 에티오피아와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는 사람들은 전부 모인 것 같았다. 주일에티오피아대사인 Abdirashid Dulane도 에티오피아 전통 의상으로 성장을 하고 이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에티오피아의 매력에 대해 30분 정도 직접 프리젠테이션도 하고 행사 마지막에는 참가자들과 함께 전통 춤을 추기도 했다.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에티오피아에서 장미 수 천송이가 공수되어 왔다. 에티오피아의 장미는 일반 장미보다 줄기가 튼튼하고, 꽃송이의 볼륨이 컸으며, 색깔이 무척이나 화려했다. 에티오피아 하면 커피가 유명하지만 꽃과 가죽제품도 주요 수출품목에 포함되어 있다. 행사가 끝난 후 돌아가는 사람들 손에는 저마다 부담스럽게 꽃송이가 큰 에티오피아산 장미다발이 들려있었다. 에티오피아산 레드 와인인 구다르(GOUDER)와 악수마이트(AXUMIT)도 자리를 빛냈다.
과거 일본이 이탈리아와 손 잡으면서 에티오피아와의 관계가 불편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일본은 아프리카의 그 어떤 나라보다도 에티오피아와 가까운 나라로 보인다. 현재 AU(African Union, 아프리카 연합)는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아프리카 53개 나라의 표 관리를 잘 하려면 에티오피아라는 나라를 홀대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신문 2007.9.12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70912500006&s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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