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24: 일본/교토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8.04.13 아프리카 음식 축제
  2. 2018.04.05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
  3. 2018.03.27 교토 밤 벚꽃놀이
  4. 2018.02.04 다시 일본 - 교토이야기를 시작하며

내일 연구센터에서 아프리카 음식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복도가 시끄러워 나갔더니 이런 풍경이.... 외부에서도 손님이 많이 올 예정이라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오래된 건물이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이유에는 이런 노력이 있어서가 아닐까.

아프리카 음식 축제이니 에티오피아 주식인 인제라가 빠질 수 없다. 나도 만들라고 해서 급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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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저녁 먹을 시간에 학생 다섯이 작은 카페에서 피아노 라이브 공연을 하니 같이 가자고 방문을 두드렸다. 최근에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두 가지 진행하고 있는데 두 프로젝트에 모두 관여하고 있는 학생들이기도 하고  늘 있는 일이 아니라 그 학생들을 따라 나섰다. 


장소는 교토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작은 카페였고, 기계없이 손으로만 커피를 내리는 곳이었다. 진지하게 피아노 공연을 감상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는 단체손님 자리에 앉아 피아노는 뒷전으로 하고 저녁을 먹으며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그룹이었다. 


학생 중 하나가 일본 대기업 회장님 아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학생을 대하는 다른 학생들의 태도가 너무 분명해 몹시 불편했다. 대놓고 도련님처럼 대하니 이야기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복도를 오가며 자주 봤을 것 같은데 오늘 처음 인사를 나눈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래서 다들 끼리끼리 논다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내가 대학생일 때 다른 학과에 아버지가 장관인 학생이 있었는데 상식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루머가 엄청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학생은 동급생으로 편하게 학교에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잘 모르는 주변 사람들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눈덩이처럼 굴려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연구과의 봇짱(坊っちゃん, '도련님'이라는 의미)도 본인은 다른 학생들처럼 학창시절을 보내고 싶은데 주변에서 과하게 관심을 보이면서 학교 생활을 어렵게 느끼고 있지 않나 싶다. 중간에 학교를 그만두고 유학을 준비하기도 했다는데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고.


한국에서도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헤아려야할 게 한 두가지가 아닌데 여기도 만만치 않다. 결론은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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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자정쯤 연구실을 나왔는데 연구센터 중정에서 왁자지껄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 학생들끼리 뭘 하나보다 그러고는 집을 향했다. 다음날 알게 되었다. 그게 하나미(花見, 벚꽃놀이)라는 것을.

다음날 저녁 8시쯤 초대되어 갔는데 정말 장관이었다. 간이 고타츠도 등장했고, 학생들은 정말 많이 먹고 마셨고, 많이 소리 질렀다. 달 아래 흐드러진 벚꽃에 취해 난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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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다시 일본에 왔다. 이번엔 도쿄가 아니라 교토다. 교토대학의 아시아아프리카지역연구연구과에서 객원교수로 초청해 겨울과 봄을 교토에서 보낼 예정이다. 도착하자마자 이것저것 적어보려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2월이 되고 말았다. 10년도 전에 도쿄에서 유학할 때 교토에 몇 번 왔었는데 그때와 뭐가 달라졌는지 잘 모르겠다. 번화가는 서울의 다운타운과 다를 게 없어 잘 모르겠고, 교토대학 주변은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이 숨쉬는 곳들이 많아 내마음의 일본 그대로 같아 잘 모르겠다.

도쿄에서는 겨울을 어떻게 보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데 아무튼 여기 엄청 춥다. 옆나라에서 수천년이나 온돌을 사용하며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있었는데 여기는 21세기인데도 여전히 잠들기 전에 오후로(お風呂, '목욕'의 의미) 말고는 다른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따뜻한 방에서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고 싶다. 아니면 빨리 봄이 오든지.

추운 것 말고는 다 좋다. 이렇게 연구환경이 좋은 곳에서 연구하는 학자들, 학생들이 너무 부럽다. 한국에서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정말 쓸데없는 일로 보낸 시간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돌이켜보니 억울하기까지 하다. 한국인이 이 프로그램에 초청된 것도 처음이고, 일본어를 하는 외국인 객원교수도 처음이라 다들 신기해하고 있다. 덕분에 도착한 다음날 오후부터 석사논문 발표회장에 들어가 코멘트를 해줘야 했다.

나는 여기서도 커피 투어리즘을 연구한다. 박사논문을 끝낸 연구보조원이 만든 교토의 카페 맵을 들고 카페들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커피 관련 세미나나 이벤트, 잡지 기사들이 나오면 다들 챙겼다가 연구실에 놓고 간다. 프로그램이 끝날 때 한국에 돌아가기 싫어지면 어쩌나 걱정이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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