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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2 멜캄 밀레니엄(Good Millennium)!!! 3
  2. 2007.09.06 금세기의 마지막 밀레니엄은 에티오피아에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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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 에티오피아가 드디어 새천년을 맞이했다. 매년 9 11일은 에티오피아의 설날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4년에 한번씩 2 29일이 찾아오듯이 4년에 한번씩 에티오피아의 설날은 9 12일이 된다. 미디어에서 에티오피아의 밀레니엄을 9 11, 혹은 9 12일 들쭉날쭉 소개하고 있는데 이런 혼란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올해는 9 12일이 설날이라서 본격적인 새천년 맞이 행사는 오늘부터 시작된다.

 

에티오피아는 국민 절반이 에티오피아 정교회를 믿고 있다. 정교회 신자들은 수요일과 금요일에 금식을 하는데, 이 날 생선은 먹어도 육류는 절대 안 먹는다. 여행 중 정교회 신자들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면 육류가 들어간 음식을 주문할 수 없는 이유다. 대개 설날에는 양을 잡아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잔치를 벌인다. 그러나 올해는 그만 설날이 수요일인 바람에 정교회 신자들은 양을 잡을 수가 없게 되어 천 년에 한번 맞이하는 설날이 참 쓸쓸하게 되었다.

 

한편, 에티오피아의 국민 절반은 이슬람교 신자들이다. 무슬림들에게 아주 큰 행사인 라마단은 보통 설날이 한참 지난 후 찾아오는 데 올해는 공교롭게 9 13일 목요일부터 시작된다. 물론 무슬림들은 수요일과 금요일에 금식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라마단이 시작되면 금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전날에는 대부분 양을 잡는다. 올해는 정교회 신자들이 양을 잡고 싶어도 잡지 못하는 수요일, 즉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날 에티오피아의 무슬림들은 양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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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특수를 노리고 있는 에티오피아 정부 차원에서 이런 복잡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인지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는 이례적으로 이번 주 수요일, 목요일, 그리고 금요일을 모두 공휴일로 선포했다. BBC에서는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현지 분위기가 썰렁하다고 보도했는데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늘 맞이하는 설날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고 전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수요일에는 무슬림 친구 집을, 목요일에는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 친구 집을 찾아가면 양고기 포식을 할 수 있겠다.

 

일본에서는 9 9일 일요일에 자이카 글로벌 프라자에서 에티오피아 밀레니엄 기념 행사를 가졌다. 에티오피아인은 물론 에티오피아 연구자들, 30년 전에 자이카(일본국제협력기구) 자원봉사자로 에티오피아에 파견된 사람들까지 에티오피아와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는 사람들은 전부 모인 것 같았다. 주일에티오피아대사인 Abdirashid Dulane도 에티오피아 전통 의상으로 성장을 하고 이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에티오피아의 매력에 대해 30분 정도 직접 프리젠테이션도 하고 행사 마지막에는 참가자들과 함께 전통 춤을 추기도 했다.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에티오피아에서 장미 수 천송이가 공수되어 왔다. 에티오피아의 장미는 일반 장미보다 줄기가 튼튼하고, 꽃송이의 볼륨이 컸으며, 색깔이 무척이나 화려했다. 에티오피아 하면 커피가 유명하지만 꽃과 가죽제품도 주요 수출품목에 포함되어 있다. 행사가 끝난 후 돌아가는 사람들 손에는 저마다 부담스럽게 꽃송이가 큰 에티오피아산 장미다발이 들려있었다. 에티오피아산 레드 와인인 구다르(GOUDER)와 악수마이트(AXUMIT)도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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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를 구성하는 80여개의 소수민족 중 구라게 그룹이 있다. 가장 부지런한 민족으로 알려졌는데 에티오피아의 상권 대부분을 이 사람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 그룹의 전통 춤 스탭이 일본 토쿠시마(德島)의 전통 춤인 아와오도리(阿波踊)와 많이 닮았다. 행사 마지막 부분에는 토쿠시마의 아와오도리 팀이 참가해 일본 사람들은 구라게 그룹의 춤을 배우고,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토쿠시마의 아와오도리를 배우는 시간이 있었다. 피부색도 다르고 말도 다른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추면서 이날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과거 일본이 이탈리아와 손 잡으면서 에티오피아와의 관계가 불편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일본은 아프리카의 그 어떤 나라보다도 에티오피아와 가까운 나라로 보인다. 현재 AU(African Union, 아프리카 연합)는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아프리카 53개 나라의 표 관리를 잘 하려면 에티오피아라는 나라를 홀대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신문 2007.9.12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70912500006&spage=1

Posted by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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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에티오피아에 가는 분들은 반드시 호텔을 예약하고 가야 할 듯. 특히 오는 9월 11일을 아디스 아바바에서 묵을 분들은 노숙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아디스 아바바에서 고급호텔로 분류되는 쉐라톤, 힐튼, 기욘 호텔을 비롯해 웬만한 호텔들은 이미 방이 다 찼다고 한다.

태양이 13개월이나 뜨는 에티오피아가 금세기의 마지막 밀레니엄 행사 준비로 아주 분주하다. 보편적인 서역 Gregorian의 역법을 사용하지 않고 Julian Solar Calendar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에티오피아 달력은 우리보다 약 7년이 늦다. 한달을 30일씩 계산하고 남은 5일 혹은 6일을 또 한달로 계산하기 때문에 에티오피아에서는 태양이 12개월이 아닌 13개월 뜬다. 이런 독특한 캘린더 시스템 덕분에 전 세계가 7년 전에 성대하게 치른 밀레니엄 행사를 에티오피아는 다음 주에 본국 에티오피아를 비롯해 대사관이 설치된 각국에서 치르게 된다.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 넣은 9.11 테러를 기억하는가. 매년 이날이 되면 미국 본토는 에티오피아에서 건너 온 약 10만인의 에티오피아인을 제외하고 묵념 모드이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사람들에게 매년 9월 11일은 축하 모드이다. 왜냐하면 바로 이날이 에티오피아인들의 설날이기 때문이다. 이 날을 기점으로 학원은 개강을 하고 운동을 쉬었던 사람들은 운동을 재개하기도 한다. 담배를 끊는 사람들도 있다. 9월도 중순으로 향하는 시점에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낯설었던 기억이 난다.

에티오피아 밀레니엄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상단에 기념 로고가 보인다. 유명한 디자이너가 만들었다는데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로고를 설명해 주면서 몹시 부끄러워했다. 맨 위의 하얀 글씨는 암하릭어로 에티오피아 밀레니엄. 그 다음 파란 글씨는 기즈어(Geez, 암하릭어의 모체가 되는 언어로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들은 신의 언어라고 하며 지금도 교회내에서 사용되고 있다.) 숫자로 2000을 의미한다. 가운데 꼭 콩처럼 보이는 것은 커피, 자궁, 방패를 상징한다.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발상지이며, 인류의 발상지로 알려졌는데 콩 모양은 그것을 의미한다. 방패는 그 어떤 강대국의 식민지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아프리카의 오랜 독립국으로서 에티오피아의 자존심을 드러내고 있다. 콩 모양을 둘러싸고 있는 팬 아프리카 컬러의 리본은 80여개의 다민족으로 구성된 에티오피아의 번영과 화합을 의미한다.

지난달 25일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5,000m에서 우승한 메세레트 데파르가 테이프를 끊고 카메라를 향해 들고 있던 판넬이 바로 이 로고였다. 그녀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에티오피아 밀레니엄!!”이렇게 외쳤다.

2007년 9월 12일부터 2008년 9월 11일까지 1년간 에티오피아의 밀레니엄을 기념하는 이벤트가 전 세계에서 열린다. 한국은 대사관이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이벤트가 기획되지 않았지만 옆 나라 일본은 시민단체와 주일본에티오피아대사관이 중심이 되어 대대적인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도쿄에서는 9월 9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강연회를 비롯해 다채로운 밀레니엄 이벤트가 개최된다. 장소는 JICA地球廣場(자이카 글로벌 프라자, 도쿄 広尾駅(히로오역)에서 도보로 1분).

에티오피아 밀레니엄 공식 홈페이지(http://www.ethiopia2000.com/index.php?option=com_frontpage&Itemid=1)에 들어가면 밀레니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카운트다운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9월 12일부터 1년간 진행되는 이벤트 캘린더도 볼 수 있다.

밀레니엄 포스터 사진 출처:http://www.africa-ata.org

서울신문 2007.9.5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70905500004&spage=1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