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가족이 다녀가고 나서 나도 사람인지라 후유증이 좀 심했다. 밀린 일들 하다 보니 3월의 절반이 다 가는 줄도 몰랐다. 어쨌거나 봄이 오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2월부터 꽃망울을 터뜨리던 벚꽃들이 요즘 아주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며칠 전에만 해도 저 나무에도 꽃이 필까 했는데 어제 보니 그 나무에도 꽃들이 피고 있었다. 조만간 온천지가 사쿠라로 변할 것이다.
내가 몇 살까지 살 지는 모르겠지만 밥벌이로, 레포트로 스트레스 안 받는 그 시절이 오면 날마다 공공도서관에 가서 소설책 보는 꿈을 요즘 꾼다. 심심하면 영화도 좀 봐 주고. 뭘 하느라 바빴는지 잘 모르겠지만 밖엘 나와야 좀 한가했는데 이렇게 바다를 건너왔는데도 좀처럼 여유가 안생기는 것 보면 이제 일본이 어느새 내게 베이스 캠프가 된 것 같다. 한가했으면 하고 또 바라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어딘가를 조만간 가 줘야 할 것 같다.
사진: 시즈오카의 봄.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 그때가 더 행복했네 (5) | 2008.04.15 |
---|---|
새학기 기념 포스팅 (3) | 2008.04.13 |
일본에도 눈이 온다 (13) | 2008.03.03 |
모국어의 힘 (2) | 2008.02.24 |
안녕, 내 친구들아!! (8) | 2008.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