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제출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어김없이 발표의 날이 왔다. 박사진학 1차시험을 겸하는 자리라 심적인 부담이 상당히 컸다. 유학생도 떨어진 경우가 있었다는 선배의 영양가 없는 소리 때문에 더 쫄았는지도 모르겠다. 떨어지면 뭐 하나...

발표를 들으러오는 사람들이 전부 일본인이라 이번에는 일본어로 발표해야했다. 세 명의 심사위원들도 외국어가 부담스러운지 어떤 언어로 발표하느냐고 다들 물었다. 네가 영어로 발표해도 우린 일본어로 질문할 거니까 그렇게 알라면서. 어쨌거나 겨우 끝났다.

심사위원 중에 한분은 내 지도교수였다. 지도교수는 논문 뒷부분이 상당히 허접해(?) 평가하기 어렵다면서도 나를 위해 아주 장시간 질문을 해주셨다. 답변하기 어려운 건 패스, 이러시면서. 또 한 사람은 질문에 앞서 논문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고 코멘트를 해줘 나를 안심시켰다. 뭐 이것저것 질문을 던진 것 같은데 질문도 답변도 전혀 기억 안난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 2007년 여름 오오이타 츠쿠미에 갔을 때 거기서 만난 선생이었다. 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있었는데 나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질문은 딱 하나를 하셨는데 내가 제대로 대답했는지 잘 모르겠다. 지도교수 이외에 나머지 두명의 심사위원이 누굴까 궁금했는데 인연이란 참.

이제 집에 가서 쉬고 싶다. 2년간의 석사과정이 오늘로 다 끝났다.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합격!!  (9) 2009.03.06
설레이는 우연  (10) 2009.02.26
다시 일상으로  (10) 2009.01.23
생존점  (10) 2009.01.13
새해인사  (6) 2008.12.31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