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엄에서 절대 금지사항 둘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심포지엄 진행이야 이나라나 저나라나 다들 비슷비슷하겠지만
주제가 에티오피아 세계문화유산에 관한 것이라서
전철을 한시간이나 타고 행사가 진행되는 도쿄건축회관대회의장이라는
데를 물어물어 찾아갔다.

사람이 얼마나 올까 했는데 에티오피아 관련 연구자들만 100여명이
넘었다. 놀랍다. 우리나라는 에티오피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일 텐데. 그 중엔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릭어를
유창하게 하는 일본인들도 많았다. 내가 죽는 소리하며 엄살 떨고 있을 때
저들은 저만치서 저 좋아하는 테마를 찾아 죽자사자 연구하고 있었다.
반성할 일이다.

발표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의자에 죽치고 앉아 하루 종일
(리셉션까지 무려 12시간) 있다 보니 심포지엄에서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을 알게 됐다.

1. 말재주가 없는 사람에게 점심 시간 후에 바로 발표를 맡기지 말 것.
2.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절대로 클로징 멘트를 할 기회를 주지 말 것.

발표회장에서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이런 사람들은
전 세계 어디에나 있었다.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