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실 일이 많은데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에티오피아 커피를 주문해 마신다. 주문하면서 ‘에티오피아’, 혹은 산지이름을 내뱉을 때 내 마음은 벌써 에티오피아 커피산지의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다. 거기서 만났던 사람들, 먹은 음식들, 고생한 일들이 커피 한잔에 다 담긴 것 같아 에티오피아가 아닌 곳에서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을 마실 때 울컥해지곤 한다.
리브레에서 번역해 출간한 <에티오피아> 책을 누가 선물로 보내줘서 오전에 읽었다. 내가 머물렀고 자주 식사를 했던 ‘커피랜드’ 호텔로 첫 문장이 시작되었다. 마음은 벌써 서남부 카파(Kaffa)의 봉가(Bonga) 어디쯤에 가 있었다.
시장에서 작은 스니(에티오피아 커피세리머니에 쓰는 잔으로 ‘스니’는 아랍어로 차이나, 도자기를 의미한다. 옆 나라 에리트레아에서는 스니를 ‘핀잘 finjal’ 이라고 하는데 아랍어로 잔을 의미한다) 하나에 생두가 4-5브르(birr는 에티오피아 현지통화 단위고 현재 미화 1달러가 30브르 정도 된다) 정도 하는데 결점두를 다 골라내면 별로 먹을 게 없는데도 작가는 그 커피를 기가 막히게 맛있게 묘사하고 있다. 커피는 맛이 아니라 분위기로 마시는 음식이 분명한듯. 분위기가 좋으면 다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박사과정 논문 사례조사한 곳이 카파지역이라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이 많이 떠올랐다. 내가 자주 다녔던 길들, 동네 아저씨들, 언니들 사진을 보면서 반갑고 아련하고 그랬다. 올겨울 현지조사 때도 갈 계획인데 거기도 요즘 많이 바뀌고 있어 옛날 같지가 않다. 적어도 나한테는.....
이 글 읽는 분들도 시간 나실 때 꼭 읽어보세요. 에티오피아 커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유용한 책입니다.
http://coffeelibre.kr/shop/item.php?it_id=1562898920
*리브레 사장님, 재판 찍으실 때 혹시 리뷰작업에 초대해 주시면 기꺼이 봉사하겠습니다. 🙂
#에티오피아 #커피 #ethiopia #coffee #coffeebook
'채널24: 한국 > 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영도커피페스티벌 참가안내 (0) | 2019.10.07 |
---|---|
부산 영도 커피페스티벌 참가 (0) | 2019.09.29 |
카페 투어 (0) | 2019.06.11 |
나도 상타고 싶다 (0) | 2019.05.26 |
귀환의 변 (0) | 2019.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