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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14 겨울예감

기숙사에서 멀지 않는 곳에 걷기 좋은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비가 온 뒤에도 그리 많이 질척거리지않은 데다 적당히 오르막이 있어 한번 걷고 나면 등에 땀이 찰 정도다. 흐느적흐느적 걷는 것 같은데 운동이 된다는 증거다. 영국 숲길에서 다람쥐나 청솔모들을 만나는 건 흔한 일인데, 어제는 처음으로 꿩을 만났다. 내가 무섭지도 않은지 도망가지 않고 빤히 쳐다보는 바람에 당황했다. 전에 살던 기숙사 주변에서 작은 여우를 봤을 때 딱 그 느낌이었다. 그 여우도 재빨리 사라질 줄 알았는데 도망가지 않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바람에 길 한복판에서 난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했다. 30분쯤 걸으면 2차선 도로가 나오기 때문에 되짚어 돌아오곤 하는데 한시간 산책로로 딱이다. 여름내 자주 다니던 길을 잠시 잊고 새로운 산책로에서 요즘 가을 단풍을 즐기는 중이다. 전에는 오후 5시나 6시쯤 산책을 시작해 좀 걷다 들어오면 저녁먹을 시간이 되곤 했는데 요즘은 해가 일찍 떨어져 오후 3시쯤이면 어두워지기 시작해 오후 5시쯤 되면 이미 깜깜해져 산책은 꿈도 못 꾼다. 바람이 차가워지긴 했지만 아직 둘둘 말고 다닐 정도로 춥지는 않다. 허나, 후-, 하면 뽀얀 입김이 나오는 게 겨울이 오는 중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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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