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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18 센 놈이 이긴다 6
올림픽이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것 같다. 논문도 논문이지만 짬짬이 올림픽 경기를 봐 줄 생각이었는데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개막식 다음 날 유도의 최민호 경기를 우연히 보고 마치 내가 한국에 있는 착각을 했는데 여긴 일본이었다. 일본에서는 일본팀 위주로 방송을 해 줘서 한국팀이 메달따는 순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없다. 외국 친구들도 아주 지겹단다. 채널도 많으면서 골고루 보내줘야지 찌질이들 경기만 자꾸 내보내주니까 올림픽 기분이 영 안난단다. 학생입장에서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그래도 지금까지 본 최고의 명장면은 역도의 장미란 선수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정부의 엘리트 체육교육에 말들이 많지만 그래도 이런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들이 떠~~억허니 메달을 따주면 나도 모르게 감동을 먹는 데 어쩔 수가 없다. 버퍼링 심한 동영상을 보면서 어찌나 듬직하던지 박수를 아주 세게 보내줬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경기였다. 편파판정, 관중들의 개매너, 이런 잡소리가 나올 게 없이 말이다.

방금 전 남자 육상 10,000m 결승 경기가 끝났다. 에티오피아의 베켈레가 환상적인 막판 스퍼트로 금메달을 땄다. 은메달도 에티오피아가 가져갔다. 작년 오사카 세계육상대회에서도 이 선수의 경기를 봤는데 오늘도 그 날처럼 한바퀴 정도를 남겨놓고 저게 인간인가 싶게 전력질주를 하더니 1등으로 들어와버렸다. 한마디로 퍼펙트 게임이었다.

우리나라 사극 작가 중에 이환경이라는 사람이 있다. 유명한 사극 대부분을 이 사람이 썼는데 초등학교만 졸업했나 보다. 얼빠진 기자 하나가 인터뷰하면서 이런 질문을 했다. 학력 때문에 사회생활 힘든적 없느냐고. 이환경 씨 왈. "무조건 세면 이긴다"고. '쎈놈' 앞에서 우리가 무슨 할 말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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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