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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13 새학기 기념 포스팅 3
  2. 2007.11.28 기니아에서 온 '알리' 1


여러분 잘 지내셨어요? 겨울잠이 좀 길었습니다. 봄 방학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흘러갔고 어느새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에 오자마자 아는 사람도 없는 이곳이 참 낯설었는데 올해는 아주 씩씩하게 4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4월 초에는 다들 벚꽃놀이를 하는 분위기인데 바빠서 사쿠라 사진 한장 제대로 못 찍어 그건 아쉽네요. 학교는 수업 신청하느라 요즘 아주 부산해요. 듣고 싶은 강의라고 다 듣는 게 아니라 경쟁을 통과해야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있어 그럴싸하게 신청서 쓰느라 머리 좀 아팠습니다. 영상정보 처리 관련 수업이 1년간 개설이 되는데 소수정예라 경쟁이 아주 치열했죠. 결국 듣게 되었습니다. 영상 편집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인데 아주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작품 만들면 여기에도 공개하죠.

올해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논문을 써야해서 더 바빠질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교수가 뭘 좀 하라는데 다들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제가 하겠다고 손을 번쩍 들었죠. 별로 시간도 안 걸리는 단순한 일인데 일본 애들도 참. 그런데 교수님이 윤상은 올해 논문 써야 하니까 거기에만 집중하라면서 벌써부터 스트레스를 살짝살짝 주시네요. 제가 문어발처럼 일을 깔아놓고 하는 걸 아시면 아마 펄쩍 뛰시겠죠.

기숙사에는 새로운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아프리카 학생도 4명이나 입주를 했는데, 제 프랑스어 선생님인 기니아 학생도 입주에 성공했습니다. 기니아 이외에 세네갈, 가나, 말리에서 온 학생들이 제 이웃이 되었습니다. 말리나 세네갈은 프랑스어권인데 다들 영어를 어찌나 잘하는지 놀랐습니다. 기니아에서 온 친구는 작년에 만났을 때 영어를 전혀 못했었는데 그새 배웠는지 대화에 무리가 없더군요.

그리고 작년 5월 나가사키에 갔을 때 만났던 벨로루시 학생이 쥐도새도 모르게 시험을 쳐 합격한 데다 기숙사 입주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아직 바빠서 못 만났는데 조만간 만나 저는 아시히에서 나온 프리미엄 맥주를, 그 친구는 기린 맥주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바레인에서 온, 일명 아라비아 왕자가 아랍어를 가르쳐 준다고 해서 매주 일요일 한시간씩 아랍어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릭어에는 아라비어에서 온 단어들이 무우척이나 많아요. 3개월 속성, 뭐 이런 식으로 언어를 배우는 게 아니라서 천천히 문자 배우고, 기초 문법 배우고, 그러기로 했습니다. 이제 러시아어권 말고는 여행가서 굶어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저녁 초대를 받아서 이제 나가봐야 합니다.
여러분도 즐겁고 유익한 저녁 시간 보내세요.



Posted by 윤오순
채널24: 일본/사람들2007. 11. 2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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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니아에서 온 '알리'와 오늘 점심을 같이 먹었다. 4월에 만났을 때 언제 같이 점심이나 먹지, 했었는데 서로 뭐가 그리 바빴는지 오늘에야 만나 학교 구내 식당에서 각자 돈 내고 먹었다. 파인애플 양이 많아 같이 먹자고 했더니 지네 나라에서는 파인애플은 지천이라서 별로 안좋아하는데 내가 주는 거라 먹는다며 낼름 먹는거 아닌가.

2년간 히토쓰바시에는 아프리카에서 온 학생이 없어 많이 심심했단다. 그 동안 흑인이라서 차별 받은 적은 없었느냐고 물었더니 그 사람들은 차별을 했는지 모르지만 자기는 신경 안써서 잘 모르겠단다. 좋은 습관이다. 겨울이 되면 아무리 껴 입어도 대책없이 추워 그게 유학생활의 유일한 어려운 점이란다. 행복한 친구 같으니라고...

알리는 세네갈 정부에서 초청을 받아 거기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1년간 연구생 과정을 거쳐 올해 4월에 히토쓰바시대학 법학과 박사과정에 입학을 했다. 중간에 프랑스로 1년간 유학도 했다면서 살짝 자랑을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얼굴에 성실, 이렇게 써 있는 친구다. 아프리카 연구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날 보면 늘 반갑게 인사를 했었다. 현재 '세계 평화를 위한 UN의 역할'이라는 거창한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나중에 에티오피아에 있는 AU(아프리칸 연합)에서 일을 하면 좋겠단다. 혹시 에티오피아에서 나중에 만나면 서로 친하게 지내자고 그랬다.

요즘 유네스코에서 나온 자료들을 보고 있는데 꼭 보고 싶은 자료는 프랑스어로 나오는 통에 애를 먹고 있다고 그랬더니 당장 프랑스어 공부하잔다. 음...그래서 에티오피아 다녀오고 나서 문자 읽는 법부터 배우기로 했다. 오늘은 그거 기념으로 "메르씨 보꾸 Thank you very much" 와 "아나나스 a pineapple"을 배웠다. 기니아 말 몇 개랑. '안녕'은 기니아 말로 '이니케'.

'게무초'라는 사람을 안다고 했더니 기니아에서는 넘치고 넘치는 이름이 '게무초'란다. 게무초 이 친구, 지금 기니아 외교부에서 일하는데 기니아의 '철수'?

기니아는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아주 작은 나라다. 국토 면적은 남북한 합친 것 보다 조금 큰 것 같다. 수도는 코나크리(Conakry). 아프리카에는 내륙국이 많은데 기니아는 복도 많지, 바다를 가지고 있다. 수도 코나크리는 항구도시다. 기니아 전체 인구는 1000만명 정도. 이슬람교가 국민의 90% 정도인데 기니아의 문화와 맞게 토착되어 율법이 그리 엄격하지 않단다. 이슬람교는 북아프리카 정도만 전파된 줄 알았는데 이미 9세기 경부터 기니아 사람들은 이슬람교를 믿었다고 한다. 1884년부터 1958년까지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에 공용어는 프랑스어다. 프랑스 통치기에 종교에 대한 문제가 없었느냐고 했더니 이렇다 할 큰 변화는 없었다고 한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소수민족이 적은 편인데 15개의 종족이 있다고 한다. 기후는 일년의 절반이 우기고, 또 절반이 건기에 기온은 22~3도에서 32~3도 사이를 왔다갔다 한단다. 현정부 관심은 오직 development라는데 그건 믿거나 말거나.

아프리카 사람들을 만나면 이 사람이 어느 나라 사람인 지 구분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가능하단다. 내가 몇가지만 팁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서부 아프리카 사람의 경우 피부색이 검고 일단 키가 무지하게 크단다. 알리도 187cm다. 현재 전 세계 63개국이 가입되어 있는 프랑스어권 국가연합(OIF)의 사무국장(머릿속으로 이렇게 번역이 되었는데 확실하지 않음)이 세네갈 사람이라는데 키가 2m가 넘는단다. 피부는 훨씬 더 검고. 알리도 내가 보기에는 상당히 검은 것 같은데 자기는 아무 것도 아니란다. 그리고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숲이 많은 곳에 사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키가 아주 작단다. 피부도 덜 검고. 특히 숲이 많은 지역의 사람들은 인육 이외에는 아무거나 다 먹기 때문에 딱 봐도 강단이 좋단다. 진짜 그런가? 그리고 몇 가지 더 알려줬는데 그새 다 까먹었다.

전 국민 1000만명 중에 뽑혀 머나먼 아시아까지 온 알리와 난 무슨 인연으로 또 이렇게 만나 밥을 먹으면서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또 기니아라는 나라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지. 시간이 흐를수록 인생이라는 게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바빠 오래 수다를 떨 수는 없었는데 어쨌거나 아주 유익한 점심 시간이었다.

지도출처: http://www.uneca.org/aisi/nici/country_profiles/Guinea/guineab.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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