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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6 북경올림픽에 거는 기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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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교실에 걸린 세계지도에 한국은 언제나 중심에 있었다. 세상의 중심. 일본에서 만난 세계지도에는 물론 일본이 세상의 중심이다. 미국의 세계지도에는 당근, 미국이 중심이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쪼개는 일을 불사하고 미국은 그렇게 세상의 중심에 미국을 놓는다. 지도를 뒤집어 세계의 꼭대기는 지네들이라고 우기는 나라도 있다. 뉴질랜드다. 그런데 '세상의 중심'이라는 게 존재하나? 지구, 둥글지 않은가?

개발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난 '지구인'으로 살기로 마음 먹었다. '세계시민'이라는 말도 있지만 난 '지구인'이라는 말이 더 좋다. 그러나 가끔은 내가 '지구인'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임을 꼭 내세워야 할 때가 있는데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아 쪽팔린다.

일본에서 국제개발 공부를 시작하고 이제 3학기가 지났다. 공부를 하면서 알게됐지만, 이 분야에서 한국은 OECD 가입국에 올림픽, 월드컵을 치른 선진국이 아니라 가버넌스가 건전하지 못하고, 개발독재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는 아시아의 '후진'(굳이 거칠게 번역하자면) 나라들로 분류된다. 어떤 자료에서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런 나라들과 동급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외국에 나갈 일이 많은데 출발 전에 꼭 챙기는 게 있다. 인사동표 기념품 이외에 한국문화 홍보 관련 각종 인쇄물들이다. 최근에는 강원도 화천 관련 홍보물이 추가됐지만 가방 짐의 10% 정도는 항상 이런 홍보자료들로 채워진다.

가수 김장훈이 대한민국 홍보에 목숨 건다는 '반크'와 근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국관련 홍보물을 공짜로 나눠준다고 해서 해당 사이트에 가봤다. 그럼 그렇지. 외국에 있는 사람들은 해당되지 않는단다. 한국에 있는 사람한테 홍보물을 받으라고 해서 그걸 다시 해외에 있는 내가 받아서 사용하란다. 무슨 그런 반쪽 프로젝트를 대단한 일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는지.  

국정홍보처에서 한국메신저가 됩시다, 뭐 이런 비슷한 이름의 이벤트(?)를 진행한 적 있다. 해외로 나가는 한국인들이 국정홍보처에 연락을 하면 한국관련 홍보물을 받을 수 있고, 그걸로 한국을 잘 알려라, 라고 요란하게 떠든 그런 이벤트다. 배를 타고 중국에 간 적이 있는데 나도 좀 필요하니 달라고 연락을 했더니 비행기 이용하는 한국 사람들한테만 나눠 준단다. 그런 반쪽 이벤트를 기획한 건 누구고 결재한 인간은 누군지 궁금하다.

국론이 분열되어 있어서 그런지 요즘 부쩍 대.한.민.국.에 대해서 많이 생각한다. 이제는 양말을 벗고 연못에 들어가 '나이스샷'을 날려줄 박세리도 안 보이고, 금반지 빼서 나라 살리는 데 보태라고 할 사람들도 많아 보이지 않는다. '독도'도 약발이 그리 강하지 않은 것 같은데 무엇이 작금의 목표 잃은 한국을 하나되게 할 수 있을까. 북경올림픽, 함 기다려봐?

사진출처: http://www.pressian.com/images/2007/10/24/60071023174847%5B2%5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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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