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본에서 매달 돈을 내며 사용했던 모든 것들이 오늘 다 끊어진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기숙사 방도 뺀다. 여기서 한 3년은 더 살 줄 알았는데 오늘이 일본에서의 유학생활 마지막 날이 될 것 같다. 예정대로 비자가 나온다면 말이다. 예정대로 그렇게 비자가 나오면 난 내일 영국에 도착해 있어야하고 바로 수업을 시작해야한다. 추적추적 비까지 오는데 기분이 묘하다.
한국문단을 휩쓸고 있는 젊은 작가한테 오늘 메일을 한통 받았다. 나와 친구들이 괴물이라 부르는 이 작가는 문학상으로 화려하게 등단을 하더니 작가가 탈 수 있는 상이란 상은 모조리 가져가면서 발표하는 작품들마다 홈런을 날리고 있는 중이다. 나보고 '노벨공부상' 타면 연락하라고 했는데 이 작가 혹시 노벨문학상을 꿈꾸고 있는 거 아닌지. 이번에 황순원문학상을 받았단다. 그러면서 뭔가 이겼다는 느낌이 들었다는데 나도 4년후 노벨공부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논문을 마치면서 정말 내가 이겼다는 느낌, 이런 느낌 꼭 받고 싶다.
**여기에 오시는 분들, 제가 영국에 가서 잘 적응하며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기원해 주세요. 요 며칠 전까지 심각하게 불안했는데 이제 그런 마음은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대책없는 자신감이 생기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제 영국에서 소식 전하겠습니다.
'채널24: 영국 > 영국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엑시터 근황 (6) | 2009.12.15 |
---|---|
오죽헌 구용정 단상 (10) | 2009.11.28 |
문화충격 (6) | 2009.10.21 |
여기는 영국 (14) | 2009.10.14 |
영국유학 이야기를 시작하며 (4) | 2009.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