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주 전에 파티를 한 것 같은데 그동안 영 시간을 내지 못했다. 오늘이 지나가면 올리기가 힘들 것 같아 5월의 마지막날 기념으로 포스팅.
지난 달에 교자 파티를 하면서 이번 달에 김치부침개 파티를 하자고 했었는데 아쉽게도 이번 달 파티의 메인요리는 김치부침개가 차지하지 못했다. 김치부침개의 자리는 사진에서 보이지만 테이블 한 귀퉁이였다. 누가 먼저 얘기를 꺼내 이번 달에 파티가 진행되는지 파티를 준비할 때는 몰랐다. 지난 달처럼 난 또 엉겁결에 참가를 했다. 아침에 일찍 학교에 가서 저녁 늦게 돌아오면 게스트하우스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를 수밖에 없다. 모두 모여 음식을 만드는 건 부담스러우니 각자 한 접시 정도 음식을 만들어 저녁에 먹자, 가 시작이었다는데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 많은 바람에 이렇게 근사한 상이 마련됐다.
나는 김치부침개 팀에 합류를 했다. 그날 낮에 오사카에 주문한 김치가 도착을 해서 메뉴는 이미 김치부침개로 정해졌단다. 김치 10킬로그람에 2,900엔이고 우송료가 500엔이라는데 혼자 먹긴 좀 부담스러워서 이걸 게스트하우스에 사는 사람과 나누기로 하고 주문을 했었다. 한 사람은 중국인 원상, 또 한 사람은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들어온 한국인 대학생, 그리고 나. 옛날이라면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한류 덕분에 김치 포장을 부엌 아무데서나 뜯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어찌나 다행스럽던지. 그래도 코 막고 다니는 일본인들이 몇명 눈에 띄어 통에 나누어 담는 일은 속전속결이었다. 그리고 바로 재료를 준비해서 부쳐내기 시작했다. 한국 사람들만 보면 '지지미' 안 만드냐고 해서 그래, 실컷 한번 먹어봐라 하고 부쳤는데 오며가며 먹는 애들이 많아 다 부치고 접시에 담아보니 얼마 안됐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이날 세 접시가 다 팔렸다.
낫또를 물에 씼어 냄새를 없앤 후 야채에 싸서 먹을 수 있게 양념을 한 요리가 기억에 남는다. 난 낫또는 절대 안먹어, 하는 남자가 두번이나 싸서 먹었으니 가히 성공한 요리라고 할 수 있다. 사진 왼쪽에 가장 큰 접시에 담긴 요리는 닭가슴살 요리인데 뭘 이것저것 넣어서 뭐가뭔지 모르겠지만 맛이 아주 독특했다. 자타공인 이 게스트하우스 요리사인데 평소에도 밥 한끼를 그냥 안 먹는다. 오늘도 난 다 먹고 설겆이까지 끝냈는데 아직도 작은 이쑤시개에 뭘 끼우고 있었다. 튀김 요리를 할 요량인 것 같은데 그 정성이 놀랍다. 이상한 해산물 재료를 사와 기인열전 보여주듯이 손질을 하는데 이날은 아주 특이한 요리를 세 가지나 선보였다. 또 한가지는 오이절임 옆의 하얀 사각접시에 담긴 건데 해산물을 어떻게저떻게 해서 김에 말아 내놓았다. 소스까지 따로 준비했는데 정성이 참...그리고 이날 모두를 위해 밥을 한 솥 해서 테이블 한켠에 준비해두었는데 이 밥이 그냥 물에 쌀을 삶은 게 아니라 닭가슴살 요리하면서 낸 국물에 한 밥이라 밥맛이 아주 특별했다. 이 친구 때문에 모두가 기다렸던 김치부침개가 이날 메인이 되지 못했다.
포트락 파티에 과자 한봉지 달랑 들고 오는 사람들도 봤는데 이날 파티는 '아주 굿'이었다. 얘기를 처음 꺼낸 친구가 둘인데 식사후 즉석에서 칵테일을 선보였다. 알코올 'NO'가 내 요즘 기본 노선인데 넙죽 두 잔을 비웠다. 와인을 준비한 사람도 둘이나 됐나. 이번에 한국팀이 너무 약소해 다음달엔 좀 분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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