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게 뭐냐고? 종이손수건이라고 해야하나? 내가 일본에서 오카아상(일본어로 엄마)이라 부르는 기노시타 씨와 여행을 가면 항상 나오는 셋트메뉴이다. 이렇게 이쁜 걸 깔고 도시락을 먹는다. 기분이 좋아지지않느냐며 그래야 한단다. 2007년 5월에 처음 만나 올해로 3년째인데 그분 덕분에 일본문화도 많이 알게 되었고, 일본에 대한 좋은 이미지도 많이 얻게 되었다. 여행 갈 때마다 환상적인 도시락이 준비되어 여행목적지보다 이제는 도시락을 더 많이 기다리게 된다.
이 날은 주먹밥 세개와 과일, 기타 등등이 준비되었다. 가뜩이나 밥을 늦게 먹는데 종류도 많고 양도 많으니 이날 남들 다 먹고 일어설 때 난 그제야 주먹밥 하나를 끝내고 있었다.
사실 맜있었는데 사진은 그리 먹음직스럽게 나오지 않았다. 옆방의 중국인 친구를 데리고 갔었는데 그 친구 도시락도 같은 내용으로 준비해주셨다. 고맙고 미안하고 그랬다.
내게 정성스런 도시락을 싸준 분은 기노시타 씨가 처음은 아니었다. 대학다닐 때 같은 과의 희영이란 친구와 친했었는데 반년인가 1년간 희영이 어머니의 도시락을 먹은 적이 있다. 쿠키 굽는 호일 9개에 반찬이 나누어 담기고 맨 위에는 항상 생선구이가 올려져 있었다. 10가지 반찬이 딸린 똑같은 두 개의 도시락이 학교에 나가는 날엔 희영이 손에 들려왔다. 반찬은 늘 똑같지 않았고 달랐었던 것 같다. 도시락 뚜껑을 열 때마다 이거 먹고 진짜 공부 열심히 해야지 그랬었는데 도시락이 배달되던 그 시절 내 학과 성적은 그리 좋았던 것 같지 않다. 학교 선생님이시라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으셨을 텐데... 다시 생각해도 참 고마운 분이다. 희영이도 고맙고, 희영이 어머니도 고맙고.
스치기만 하면 좋은 인연이 생기는 통에 정말 남들보다 열심히 살아야하는데 난 여전히 내 삶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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