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선이고 이슬람은 악이라는 분위기에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그런지 사실 지식인들의 글에서 이슬람을 가해자로만 묘사하는 표현들을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다. 이슬람이 정말 악의 축인가. 적어도 지식인이라면 균형감각을 유지해야 하지 않나. 세상엔 그런 말도 안되는 오해로 억울하게 사는 사람들이 여전히 너무 많다.
친구가 미국에서 공부를 끝낼 즈음에 9・11테러가 일어났었는데 거의 매일 조사를 받으러 다녀야했단다. 그 친구 뿐만아니라 이슬람 국가에서 온 학생들은 전부 그렇게 조사를 받았단다. 스트레스가 심해서 상담창구를 찾았는데 상담하는 선생이 그 친구 상황을 도저히 이해못하더란다. 당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이슬람을 악으로 규정하는 분위기였을 테니까 그럴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친구는 미련없이 미국을 떠났다는데 조사가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나 보다.
걸프 전쟁이 터졌을 때 바레인에도 폭탄이 떨어졌었단다. 학교에서는 날마다 전쟁을 대비하는 훈련이 실시되었고, 뉴스에서는 실시간으로 전쟁상황이 내보내졌다고 한다. 밤이면 전쟁에서 친구와 가족을 잃는 꿈을 꾸었단다. 어린 아이가 처음 배우는 말은 "엄마"나 "아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걸프전이 한창일 때 바레인의 많은 어린이들이 처음 내뱉은 말은 "엄마" 혹은 "아빠"가 아닌 "This is CNN."의 "CNN"이었단다. 너무 비참하지 않은가.
출신지역 때문에, 종교 때문에, 나도 모르게 억울한 대접을 받는다면 돌아버릴 것 같은데, 체질이 될 수밖에 없도록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과연 인간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이 놈의 대립과 전쟁은 언제 끝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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