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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핫산의 홈페이지
               http://www.hasanhujairi.com/

우드(Oud)라는 악기를 난생 처음 봤다. 음색은 보통의 클래식 기타 같았는데 생김새가 보는 사람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올 5월에 바레인에서 왔다는 핫산이라는 친구를 만났는데 그때 취미가 우드라고 해서 그게 뭔가 그랬었다. 지난주에 국제교류클럽 파티에 갔었는데 중간에 우드 연주시간이 있었다.

아라비아 전통(사실은 바레인) 의상을 입고 짜잔, 등장한 핫산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일본 노래도 두곡 정도 연주했는데 이미 잘 알고 있는 노래라서 감흥이 떨어졌지만 이라크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본인에게 우드를 처음 가르쳐 준 선생이 작곡한 곡과,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풍의 곡이 아주, 정말 아주 인상적이었다. 연주 실력은 프로가 아니었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충분히 감동적인 무대였다.

엠파스 백과사전에서 우드가 어떤 악기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oud라고도 함.

중세와 근대 이슬람 음악에서 유행한 현악기.

유럽 류트의 조상인 우드는 오목한 배 모양의 몸체에 줄받이가 없는 지판, 짧은 목, 유럽 류트보다 급하게 굽은 줄감개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율하는 줄감개는 줄감개집 옆면으로 부착되어 있으며, 플렉트럼으로 뜯어서 연주하는 양장현은 (기타처럼) 악기의 앞판에 있는 접착식 줄받침에 고정되어 있다.

우드는 크기나 현의 수에서 다양하다. 4쌍(고전적인 수)의 현이 가장 보편적이나 간혹 5~6쌍도 있다. 조율법도 다양하며 음역은 기타 또는 류트와 유사하다. 우드는 터키에서는 라우타로, 발칸에서는 오우드 또는 우티로 알려졌다. 7세기 중세 페르시아에서는 바르바트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우드'(아랍어로 '나무'라는 뜻)라는 악기의 이름은 가죽으로 앞판을 댄 초기 류트와는 대조적으로 앞판을 인도산 향나무로 만든 데에서 비롯되었다.

핫산이 연주한 우드는 줄이 11개로 구성되었다. 얼핏보면 여섯 줄로 보이는데 맨 윗줄을 뺀 나머지 줄들이 두겹씩이었다. 줄감개집은 마치 부러뜨리다 만 것처럼 뒤로 꺾여 있었다. 악보가 궁금해 보여달라고 했는데 일반적인 서양 악보에서 쓰지 않는 1/2b 도 보였고, 한 마디 안에 표현하는 박자의 리듬도 빠른 게 많았다. 무엇보다 신기한 건 악보의 제목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 나가지만 악보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려나간다는 것이었다. 5천년 전부터 사용된 악기며, 기타처럼 생긴 모든 악기의 원조라면서 아주 자랑스럽게 말하던 핫산의 모습이 떠오른다.

친구가 왜 객국에서 그 생고생을 하면서 지내냐고, 한국에 들어올 생각이 없느냐고 자주 묻는데 일상에서 가끔씩 이렇게 만나는 문화적 충격들이 나를 계속 떠나게 만드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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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