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안 그러면서 유달리 뻣뻣하게구는 사람들이 있다. 뭐 좀 해달라면 무조건 안된단다. 결국 도와줄거면서...좋아하면서도 내색은커녕 앞에서는 아주 못된 사람처럼 굴기도 한다. 제3자가 지적하기 전까지는 내가 저 사람을 좋아하는지,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지, 상대도 당사자도 아무도 인식못한다.
일본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츤데레'라고 부른다. 의태어 츤츤(つんつん)과 데레데레(でれでれ)의 합성어이다. '츤츤'의 사전적인 의미는 새침하며 퉁명스러운 모양, 또는 화낸 모양을 뜻한다. '데레데레'의 사전적인 의미는 진지한 데가 없이 흐리멍덩한 모양 혹은 남자가 여자에게 느물느물 따리를 붙이는 모양을 뜻한다.
라면이 불어도 노무현이 때문이고,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걸려도 노무현이 때문이며, 실연을 당해도 그게 다 노무현이 때문이라던 시절이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잘 달리던 차가 푹 퍼져도 무조건 노무현이 때문이며, 문짝이 제대로 안 닫힌다면서 이게 다 노무현이 때문이라며 제대로 닫힐 때까지 발로 뻥뻥 차는 사람도 본 적이 있다. 5년 내내 세상에 있는 욕이란 욕은 다 먹고 고향에 내려가 이제 좀 신간이 편할려나 했는데 참나,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포털사이트들이 대문에 색깔을 빼고 국화를 얹어놓으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살아 있을 때 그를 시기하면서 또라이로 몰던 신문사 사이트들도 마찬가지다.
전국 각지에서 봉하마을까지 조문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 사람 임기중에, 살아있을 때, 국화 한송이 얹어 놓을 그 마음만큼만이라도 그렇게 그에게 힘을 좀 보태 줄 것을. 잘 한다고, 잘 하고 있다고 그 사람 살아있을 때 응원 좀 많이 해 줄 것을. 내 가족을 잃은 것처럼 마음이 아프고 많이 안타깝다. 그러고보면 나도 츤데레인 지 모르겠다. 허나 츤데레짓도 다 살아있을 때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좋으면 좋다고 하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그렇게 표현하면서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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