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냐고, 죽은 것 아니냐고, 선정적인 삼계탕 사진 좀 치우면 안되겠느냐고, 안부를 대신하는 이런저런 연락들이 오는데도 그냥 모른척 그렇게 지내고 있었다. 근황을 소개하라고 친구가 만들어준 블로그인데 목적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


학술대회 발표를 핑계로 얼마전 그리스 크레타에 다녀왔다. 커피투어리즘을 주제로 한 첫 발표라서 가기 전 살짝 긴장 했었는데 결론은 잘 놀다 온 것 같다. 이렇게 써도 되나 걱정하며 논문을 쓰고 있었는데 좀 정리가 된 느낌이다. 


경기가 어렵다고 들었는데 막상 현지에 가보니 체감하기 힘들었다. 음식이 완전 감동이라서 나중에 나이들면 크레타에 가서 살아도 좋겠다 싶었다. 디저트가 예술이다. 그리스를 400년 넘게 점령했던 터키 음식을 먹으러 다음엔 터키에 가볼 생각이다.


요즘 거의 쉬지않고 비가 오는데 바람 때문에 오늘도 우산살 두개가 우산커버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주 튼튼한 외관을 자랑했는데 지랄같은 날씨에는 제대로 작동을 안하는 우산이었다. 수선을 해서 들고 다닐까, 수선은 어디서 해야하지, 아니야 이 참에 더 튼튼한 걸로 장만해야겠다, 별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연구실에 도착했는데 같은 과 동기가 커피마시는 동안 거짓말처럼 수선을 해줬다. 아, 당분간 더 들고 다녀도 될 것 같다.


벌써 점심시간이다.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