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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06 츠쿠미 9일째-광어양식장, 벳부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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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일본어로 '히라메'라고 하는 광어를 대규모로 양식하는 다케오(竹尾)씨를 만났다. 양식장에 가서 청소도 좀 해주고 사는 이야기나 들어야지 했는데 이 분 에너지가 장난이 아니었다. 시청 직원들이 단단히 마음 먹고 가라고 하길래 뭐, 그런가 보다 그랬는데 아주 쉴 틈이 없다.

츠쿠미 출신의 여자 연예인을 좋아한다는데 온 벽에 도배가 되어 있었다. 1년 열두달 일을 하느라 휴가를 못 내는데 얼마 전 삿뽀로에서 그 여자 연예인의 공연이 있어서 열일 제치고 다녀왔단다. 핸드폰의 배경화면에 그 여자 연예인과 나란히 찍은 사진이 있었다.

광어 먹이도 주고 바닥 청소까지 해준 댓가(?)로 점심은 광어회와 전갱이 구이, 이름도 모르는 조개, 소라 구이가 한상 차려져 나왔다. 다른 것도 다 맛있었지만 전갱이 구이가 그렇게 맛있는 음식인 줄 몰랐다. 이유는 바닷물이 맑아서란다. 세상에 제일 바보가 광어를 앞에 두고 맥주를 안 먹는 사람이라고 해서 아사히 한 캔을 반주로 곁들였다. 그러면서 광어를 앞에 두고 소주가 아니라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바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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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츠쿠미 여성단체 회원들을 만나서 화천 산천어축제 소개도 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여성의 역할에 대해 아주 쬐금 이야기했다. 이런 걸 하면 어떨까요, 하는 제안들을 해서 그건 좋고요, 그건 이래서 문제고요, 아, 그건 정말 좋은 아이디어네요, 하면서 맞장구를 쳐줬다.

미팅이 끝난 후에는 츠쿠미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야 하는 벳부로 향했다. 벳부는 온천 휴양지로 한국에 많이 알려진 곳인데 역시나 한국 관광객이 많았다. 이 곳에서 고토 사요코(後藤 佐代子)씨를 만났다. 오전의 다케오 씨 못지 않게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었다.

고토 씨는 우리 나라 공무원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일촌일품' 운동 관계자다. 일촌일품 운동은 일본판 새마을 운동으로 오오이타현이 그 발상지이다. 오오이타현의 오오야마(大山)라는 곳에서 그 기운이 태동하고 있었는데 1979년에 부임한 히라마츠 모리히코(平松 守彦) 지사가 제창하면서 지역혁신 운동으로 일본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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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마츠 전(前)지사는 퇴임해 현재 도쿄에 살고 있다. 고토 씨는 현청에서 과장까지 근무하다 퇴직했고, 현재는 NPO법인 오오이타 인재육성/지역문화교류협회를 만들어 국제협력부장 일을 하고 있다. 전세계 안다닌 곳이 없다는 데 내가 보기에도 오오이타는 그녀에게 좁아 보였다.

고토 씨는 부인회('부인회'라고 하니까 좀 웃긴데 '여성단체'로 끌어안을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참고가 많이 되었다. 예정은 1시간이었는데 인터뷰하는 데 거의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멀리서 왔다고 계속 이야기를 끊지 않는 통에 결국 내가 먼저 자리를 터는 시늉을 했다.

학위 논문에서 일촌일품 운동을 좀 써먹어 볼까 궁리 중인데 아직 이거다 싶은 건 발견을 못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JETRO(일본무역진흥기구), JICA(일본국제협력기구)등과 손을 잡고 일촌일품 운동을 아프리카에 전수하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아프리카의 말라위에 사무소가 하나 있고 우간다와 가나에 전문가를 파견해 조사를 마친 바 있다.

참고자료: http://www.meti.go.jp/english/information/data/OVOP.html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