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와노 씨의 배를 타고 어망이 설치된 바다까지 나갔다. 아들과 함께였는데 봉오도리를 같이 준비하면서 안면을 터서 그리 어색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시청의 직원이 이 지역 출신이라서 분위기는 아주 자연스러웠다. 사투리들을 아주 심하게 써서 머리가 좀 아팠지만...
이 동네에 바다에서의 어업활동 허가를 받은 사람이 세 사람이라는데 가와노씨도 그중 한 분이다. 이 넓은 바다에 아무데나 가서 물고기를 잡아도 되는 거 아닌가 그랬었다.
그물이 아주 넓게 쳐져 있어서 물고기들을 잔뜩 건져올릴 거라는 기대를 했었는데 40마리가 넘는 가오리 덕분에 망쳤다. 이런저런 크기의 가오리 구경은 실컷했지만. 날깨를 폈을 때 길이가 거의 2미터에 육박하는 것도 잡혀서 현의 수족관에 연락을 해서 가져가라고 했다. 가끔 그렇게 잡힌 가오리나 특이한 물고기들이 현의 수족관으로 향한단다. 물론 공짜로. 가오리가 40마리나 되니 도저히 그물을 들어올릴 수가 없어서 가오리들 쫓아내느라 오전을 다 허비했다.
가오리를 쫓아내느라 그물 밖으로 내보낸 물고기들 덕분에 오전의 어획량은 며칠 전 낚시로 건져올린 전어보다 양이 적었다. 사시미를 해 먹으라고 전부 아이스박스에 담아주셔서 미안해하며 들고왔다.
저녁엔 극장이 없는 이곳에서 혼자 영화제를 개최하는 분이 있다고 해서 만나러 갈 계획이다. 직업이 따로 있으면서 취미로 한다는데 가끔 유명한 영화감독들을 초대해 지역주민들에게 교류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단다. 어디나 적응하면 다 살게 되어 있는 것 같다.
며칠 동안 인터넷 접속할 수 있는 곳을 발견 못해서 오늘 한꺼번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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