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인 스케줄이 없어서 그냥 쉬었다. 아니 알바를 했다. 출판관련 일을 하는 친구가 어린이 동화책을 번역하라고 해서 하루종일 그 일을 했다. 사전도 없고 인터넷도 안되는데 동화책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스캔으로 떠서 보내 준 그 친구 생각하니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날씨가 어찌나 더운지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삐질삐질 나는데 문장을 읽고 또 읽어 가면서 나름 열심히 했다.
번역하면서 나는 꼬마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조카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별로 놀아 준 적도 없고, 숙부 댁에 늦둥이로 태어난 '지광이'(내 친구들은 얘가 누구인지 다 안다.)와 1년에 한 두번 놀아주는 것 말고는 기억도 안 난다. 그래서 번역을 하고 나서도 내심 불안하다. 내가 쓴 말들을 애들이 알아들을 지. 어쨌거나 출판돼서 나오면 너무 더워 땀 삐질삐질 흘린 일이 먼저 생각 날 것 같다.
저녁에는 부침개 파티를 했다. 홈스테이하는 아주머니(토미코 씨)는 생협 회원이신데 먹거리에 관해서 아주 엄격하시다. 덕분에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음식들만 먹고 있는데 부침개에 쓰일 재료도 생협에서 사야한다고 해서 지난번 상금으로 받은 5천엔을 들고 따라 갔다. 일본 사람들은 부침개, 아니 지지미를 아주 특별한 음식으로 생각하는데 이런저런 야채 남은 거 넣고 그냥 부쳐내면 그게 부침개 아닌가.
야채며 김치까지 준비가 되었는데 부침가루가 없어서 완벽한 부침개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반죽을 후라이팬에 덜어서 모양을 내긴 냈는데 부친 후에 후라이팬에서 접시까지 오는 사이 그만 다 뭉개져버려는 게 아닌가. 토미코 씨는 내 얼굴 세워주는라 그 힘없는 부침개를 모양을 내서 하나씩 오려내 접시에 담았다. 수십장 부친 것 같은데 저녁은 그걸로 때웠다. 식사가 다 끝났는데도 토미코씨가 여전히 모양을 내서 부침개를 자르고 있길래 뭐 할 거냐고 했더니 내일 점심에 시청 직원들에게 선보일 거란다. 아, 쪽...이미 내 선을 떠난 일이라 그냥 말았다.
부침개 먹으면서 내가 에티오피아에서 전쟁때 사용한 탄피를 700그람이나 들고 두바이를 거쳐 인천국제공항을 통과했다는 이야기를 해줬더니 다들 나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른단다. 인천공항 세관 리스트에는 그 일 때문에 지금도 내 이름이 올려져있다.
낮에 어찌나 집중을 했던지 느무느무 피곤하다.
번역하면서 나는 꼬마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조카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별로 놀아 준 적도 없고, 숙부 댁에 늦둥이로 태어난 '지광이'(내 친구들은 얘가 누구인지 다 안다.)와 1년에 한 두번 놀아주는 것 말고는 기억도 안 난다. 그래서 번역을 하고 나서도 내심 불안하다. 내가 쓴 말들을 애들이 알아들을 지. 어쨌거나 출판돼서 나오면 너무 더워 땀 삐질삐질 흘린 일이 먼저 생각 날 것 같다.
저녁에는 부침개 파티를 했다. 홈스테이하는 아주머니(토미코 씨)는 생협 회원이신데 먹거리에 관해서 아주 엄격하시다. 덕분에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음식들만 먹고 있는데 부침개에 쓰일 재료도 생협에서 사야한다고 해서 지난번 상금으로 받은 5천엔을 들고 따라 갔다. 일본 사람들은 부침개, 아니 지지미를 아주 특별한 음식으로 생각하는데 이런저런 야채 남은 거 넣고 그냥 부쳐내면 그게 부침개 아닌가.
야채며 김치까지 준비가 되었는데 부침가루가 없어서 완벽한 부침개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반죽을 후라이팬에 덜어서 모양을 내긴 냈는데 부친 후에 후라이팬에서 접시까지 오는 사이 그만 다 뭉개져버려는 게 아닌가. 토미코 씨는 내 얼굴 세워주는라 그 힘없는 부침개를 모양을 내서 하나씩 오려내 접시에 담았다. 수십장 부친 것 같은데 저녁은 그걸로 때웠다. 식사가 다 끝났는데도 토미코씨가 여전히 모양을 내서 부침개를 자르고 있길래 뭐 할 거냐고 했더니 내일 점심에 시청 직원들에게 선보일 거란다. 아, 쪽...이미 내 선을 떠난 일이라 그냥 말았다.
부침개 먹으면서 내가 에티오피아에서 전쟁때 사용한 탄피를 700그람이나 들고 두바이를 거쳐 인천국제공항을 통과했다는 이야기를 해줬더니 다들 나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른단다. 인천공항 세관 리스트에는 그 일 때문에 지금도 내 이름이 올려져있다.
낮에 어찌나 집중을 했던지 느무느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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