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에서 한시간 반정도 기차를 타고 가면 하코네(箱根)에 도착할 수 있다. 하코네는 온천지역으로 유명한 곳이다. 혼자 가면 별로 재미없고, 둘이 가야 즐거운 곳이다. 미술관도 많고, 박물관도 많고 이래저래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는데 하루에 다 둘러보기엔 좀 벅차다. 낮에 도착해 한바퀴 돌고, 밤에는 온천욕 즐기고, 그 다음날 구경하면 뭐 그럭저럭 하코네 다녀왔다, 그럴 수 있을 정도다.


하코네의 그 많은 관광지 중 내가 선택한 곳은 어린왕자 박물관. 온천을 안 갔다는 건 아니고... 온천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까암짝 놀랐다. 피부가 20대로 변한 느낌이었다. 이래서 다들 온천온천 하는군, 그랬다. 돈 있고, 시간되시는 분들은 꼭 하코네 온천에 다녀오시길. 


어쨌든 이런 곳이 있다니 하면서 어리왕자 박물관에 갔다. 일본 사람들 특이한 것 수집하는 것 좋아해서 일본 각지에 개인박물관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이곳에 가서도 좀 놀랐다. 어린왕자와 관련된 건 거의 다 있는 것 같다. 전세계에서 수집된 어린왕자 번역본이 볼만했는데 우리나라는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전시되어 있었다. 생텍쥐페리 생애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놓아서 한바퀴 돌고나니 전기 한권 읽은 느낌이다. 이 사람, 인생을 참으로 즐겁게 살다 갔다는 생각이 든다. 영원한 미스테리 사나이 생텍쥐페리.


석사 졸업식날 식장에 안가고 학위증만 과사무실에서 받아들고 바로 하코네로 향했다. 취재 핑계대고 갔지만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것 같다. 또 가고 싶다.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