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24: 일본/일본유학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93건

  1. 2009.02.10 논문 최종발표 10
  2. 2009.01.23 다시 일상으로 10
  3. 2009.01.13 생존점 10
  4. 2008.12.31 새해인사 6
  5. 2008.12.18 설상가상 9
  6. 2008.11.23 흙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 9
  7. 2008.11.15 재미있는 영어 공부방 10
  8. 2008.11.12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며 4
  9. 2008.11.08 애착의 최후 8
  10. 2008.10.29 글쓰기 효과 4
논문 제출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어김없이 발표의 날이 왔다. 박사진학 1차시험을 겸하는 자리라 심적인 부담이 상당히 컸다. 유학생도 떨어진 경우가 있었다는 선배의 영양가 없는 소리 때문에 더 쫄았는지도 모르겠다. 떨어지면 뭐 하나...

발표를 들으러오는 사람들이 전부 일본인이라 이번에는 일본어로 발표해야했다. 세 명의 심사위원들도 외국어가 부담스러운지 어떤 언어로 발표하느냐고 다들 물었다. 네가 영어로 발표해도 우린 일본어로 질문할 거니까 그렇게 알라면서. 어쨌거나 겨우 끝났다.

심사위원 중에 한분은 내 지도교수였다. 지도교수는 논문 뒷부분이 상당히 허접해(?) 평가하기 어렵다면서도 나를 위해 아주 장시간 질문을 해주셨다. 답변하기 어려운 건 패스, 이러시면서. 또 한 사람은 질문에 앞서 논문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고 코멘트를 해줘 나를 안심시켰다. 뭐 이것저것 질문을 던진 것 같은데 질문도 답변도 전혀 기억 안난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 2007년 여름 오오이타 츠쿠미에 갔을 때 거기서 만난 선생이었다. 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있었는데 나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질문은 딱 하나를 하셨는데 내가 제대로 대답했는지 잘 모르겠다. 지도교수 이외에 나머지 두명의 심사위원이 누굴까 궁금했는데 인연이란 참.

이제 집에 가서 쉬고 싶다. 2년간의 석사과정이 오늘로 다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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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정말 안올 것 같던 시간들이 왔다가 다 지나갔다. 금박으로 제목과 이름이 새겨진 논문을 제본소에서 들고 오는데 만감이 교차했다. 비싸서 제본은 한권 밖에 안했는데 바로 학교에 제출을 해버려 그렇게 속썩이던 논문은 내 손에서 딱 한 시간을 머물다 가버렸다. 뭐 인생 그런 거지.

호스트패밀리의 기노시타상이 정확히 오후 2시 29분에 연락을 주셨다. 논문도 내고 박사원서도 잘 냈느냐고. 전부 오후 3시 마감이었는데 봐주는게 없기 때문에 3시가 넘어가면 그냥 그걸로 끝이었다. 무사히 다 냈다고 했더니 무조건 저녁을 같이 먹어야 한다고 해서 기노시타상이 돌보는 유학생들이 오랜만에 다 모였다. 기노시타상은 우리보다 기분이 더 좋아 보였다. 논문제출 기념사진도 찍어주시고. 남한테 이렇게 잘 할 수 있는 건지 원.

울 지도교수한테는 수고 많이하셨다고 마음 듬뿍 담아 문자메시지 하나 날렸다. 선생은 오늘은 그냥 푸욱~~~ 쉬라고 바로 답장을 주셨다.

술이 들어가니 알딸딸해지는데 그냥 집에 오기가 서운해 자전거를 끌고 처음으로 학교에서부터 걸었다. 아, 이 길을 내가 자전거를 타고 다녔었지, 하면서...자전거로 15분이면 가는 길인데 이것저것 해찰하며 걸으니 1시간 반이 걸렸다. 그리고 시체처럼 잤다.

푹자고 일어나니 미국의 제 44대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로 바뀌어 있었다. 오랜만에 동네 도서관에 들러 시사잡지들을 들추어 보는데 표지를 비롯해 온통 오바마 관련 기사 천지였다. 그의 설득력 있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 때문에 선거기간에도 그가 나오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는데 재임기간 내내 마음껏 응원해 줄 생각이다. "Yes, we can!!" 누군가에게 희망을 준다는 건 좋은 일이다. 10억명이 그의 취임식을 시청했다는데 그들의 간절한 소망들이 오바마에게 전달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10억명을 만족시킬만한 재주는 없지만 앞으로 내가 하는 연구가 연구로 끝나지 않고, 내 연구대상 지역의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그런 연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들이 "We can do something!!"하는데 내 연구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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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논문 제본 전에 한번만 더 봐달라고 지도교수한테 원고를 보내놓고 기다리고 있다. 코멘트가 빡빡하게 오면 그냥 접고 한국에 갈 거고, 맘먹고 앉아 고칠 수 있는 정도면 15일에 제본을 할 것이다. 참고문헌 정리하고 편집도 해야하지만 내용이 대충 나와서 한숨 돌린다. 오랜만에 키보드 화면없이 여유있게 밥을 먹었다.

선배한테 들었는데 논문 한권 제본하는데 10,000엔이 그냥 날라간단다. 요즘 10,000엔이면 한국돈으로 15만원이 넘는다지? 내용물 다 프린트 해서 가져가야 하고 지들은 그냥 하드커버만 씌워주는 건데 10,000엔이라니. 살인적인 물가다. 어쨌거나 이삼일 더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지만 그동안 내가 잘 버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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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무자년, 기축년 이런 말이 아주 낯설게 느껴진다. 그저 2008년, 2009년이었던 시절이 좀 길어서 그런가?

2년간의 유학생활을 남은 며칠 동안 다 마무리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살고 있다. 끝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거라는 거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요즘이다.

오늘도 지도교수는 아침부터 문자를 다섯 개나 연속으로 날려주셨다. 논문 쓰다보면 몸에 소홀해지는 데 밥 잘 챙겨먹어라, 혹시 돈이 모자라서 굶거나 그러면 안된다, 그럴 때는 언제든 말을 해라, 논문 쓰면 제본해야 하는데 일정 잘 맞출 수 있도록 해라, 혹시 제본비가 너무 비싸면 얘기해라, 무리하지 말고. 괜찮다고 해도 될 일이지만 돈 모자라면 얘기할 거니까 그때 잘 부탁한다고 나도 리플을 날렸다. 한국에서 이런 교수를 만난 적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외국 교수는 유학생들한테 다 이렇게 잘 해주는 지 잘 모르겠다. 이 지도교수 덕분에 난 계속 히토쓰바시 대학에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선생님의 마음 씀씀이 때문에 내년도, 내후년에도 난 다른 것 생각하지않고 공부만 할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이다.

주변의 아는 사람들이 서서히 짝을 찾아 결혼을 하는 분위기라서 내년 계획에 공부말고 하나를 더 추가했다. 연애 혹은 결혼. 철들고 그해 계획에 연애 혹은 결혼을 포함시킨 적이 한번도 없어 올해도 12월 31일에 혼자 밥을 먹은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조카가 자기 책상에 이모 2009년 계획으로 연애랑 결혼을 써놓았으니 꼭 지키란다. 그러마고 약속했다. 내년에 6살이 되는 조카는 한자 50자를 외워서 한자능력시험 8급에 합격하기로 약속했다.

외수샘이 기축년에는 보고싶을 때 볼 수 있고, 돈도 많이 벌고, 사랑도 많이 하라는 덕담을 해주셨다. 나도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산천어축제 장석범 본부장님은 역시나 깔끔하게 "아자, 아자, 화이팅!" 이렇게 덕담을 해주셨다. 그렇게 에너지 넘치는 2009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곳에 오시는 분들 모두 2009년에는 꿈꾸는대로 다 이루시고 많이 남기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작년 한해 음으로 양으로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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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하도 오랜만에 들어오다보니 비밀번호도 헷갈린다.

바야흐로 논문을 마무리해야 할 시절이 도래했다. 아주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일본에 유학을 왔으니 당연히 일본어로 논문을 써야하는데 상황이 그러지를 못하고 영어로 쓰고 있다. 올봄에 불기시작한 요상한 바람이 한몫을 단단히 했는지도...지도교수는 대 환영이란다.

'제미ゼミ'라고 하는 수업이 있다. 일본대학에서 세미나 형태로 진행되는 수업을 이렇게 부르는데, 소속된 제미에는 비슷한 연구주제의 학생들이 모인다. 내용은 제미마다 다르며, 보통 주(主)제미의 선생이 지도교수가 되는 시스템이다. 부(副)제미까지 두개의 제미를 듣는 학생들도 있는데 석사과정 학생에게 부제미는 의무가 아닌 옵션이다. 난 주제미 하나만 듣고 있다.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텐데 내 경우는 하나 더 듣는 제미가 별로 영양가가 없는 것 같아 부제미는 듣지 않았다. 내 주제미에서는 외부에 발표할 논문을 위한 리허설을 해보는 학생도 있었고, 책을 하나 정해 같이 읽을 때도 있었고, 쓰고 있는 논문에 관해 서로 토론을 주고 받는 경우도 있었다.

일본어로 토론한 걸 다시 번역해서 영어로 작업하는 게 번거로워 이번 학기에는 아예 제미에 나가지도 않고 있다. 그만큼 내 논문에 활발하게 코멘트를 해 줄 학생들도 없는 것 같고. 내 제미는 국제개발을 연구하는 학생들이 주이며 연구지역도 대개가 개발도상국이다. 내가 관심가지고 있는 것이 문화, 관광 쪽인데 개발학 쪽에 아직 문화, 관광이라는 이슈가 대세가 아니라서 그런지 발표를 해도 별 소득이 없어 제미를 포기해버렸다.

지도교수만 믿고 논문을 쓰고 있는데 신경에 문제가 생겨 현재 입원 중이시다. 기숙사에서 병원까지의 교통편이 안좋아 자전거를 타고 누워있는 환자를 찾아가 논문 지도를 받고 있다. 오른 팔 쓰는 게 힘들어 원고에 직접 체크를 못해주시는 상황인지라 마구 쏟아내는 일본어를 주섬주섬 담아 오는데, 돌아오는 발걸음이 항상 무겁다. 본인도 미안한 지 새벽부터 문자를 몇 개씩 날려주신다. 오늘 새벽을 여는 문자메시지는 "논문 쓸 때는 다들 불안해 해. 그러니까 그것으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쓸 수 있는 데부터 써서 마무리를 해 나가요.!!" 요거였다.

밤에 집중을 잘 하는 편인데 지난 달부터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위층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난다. 뭐가 부딪히는 것 같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이 놈의 소리가 어떤 날은 1시간 정도 지속되기도 한다. 돌아버리겠다. 하도 짜증나서 한번은 위층에 전화를 걸었더니 주인이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고 딱 잡아 뗀다. 그럼 뭐냐고. 분명 위에서 나는 소리였는데...내 층은 방이 8개가 쭉 이어져 오다 2미터 정도되는 폭의 통로가 있고 다시 3개의 방이 이어지는 구조인데 나는 그 8번째 방에 살고 있어 옆집에 사람이 하나밖에 없다. 그리고 바로 위니 범인은 그 인간인데.

오늘은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데 또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24시간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는' 수위실에 전화를 했다. 해결을 해달라고, 돌아버리겠다고. 누가 운동을 아주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공부에 방해가 되니 조치를 취해 달라고 그렇게 부탁했다.

조금 전 수위실 아저씨가 다녀가셨다. 윗층의 어떤 여학생이 통로 쪽에서 후지산을 바라보며 줄넘기를 하고 있더란다. 그 말을 듣자마자 뛰어 올라가 그 여학생 다리를 부러뜨리고 싶었다. 한달을 넘게 날 괴롭힌 게 줄넘기였다니. 앞으로 다시는 거기서 운동하지 않기로 약속을 받았단다. 훌륭한 동문들이 지어준 폼나는 체육관을 곁에 놔두고 이 새벽에 줄넘기라니.

남의 나라 와서 논문 하나 쓰는 게 참 쉽지가 않다. 그래도 써야하니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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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서울에서 내가 살던 곳은 아파트 12층이었다. 내 집에 와 본 친구들이 더러 있어 알겠지만 베란다에서는 공원이 보였고 다용도실 창으로는 한강이 보였다. 여의도에서 불꽃 축제하는 날에는 굳이 여의도에 나가지 않아도 거실에 앉아 하늘을 수놓은 불꽃들을 볼 수 있었다. 공원에 있는 나무들의 키가 거실에 서 있을 때의 내 키와 거의 비슷해 한 여름에는 그것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불렀다. 그래도 울 아빠는 사람은 자고로 흙이랑 가까운데 살아야 한다며 좀 불만이셨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살면 빗소리도 못 듣고 얼마나 삭막하냐 그러셨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나면 걸어올라와야 하는 것도 귀찮다 그러셨고. 사실 12층에서도 빗소리는 들린다. 바람을 맞은 비들이 땅이 아닌 벽을 때리는 소리지만.

유학생활을 끝내고 돌아가는 학생한테 화분을 4개 받았다. 버린다는 걸 내가 잘 기울테니 달라고 해 가져왔다. 완전 공짜는 아니었다. 근사한 식당에서 마지막 저녁을 사 먹였고 화분을 실어오기 위해 택시를 잡았다. 그리고 무사히 내 방에까지 모셔왔다. 화분들은 크고 내 방은 작아 다 들여놓으니 방 절반이 그것들로 꽉 찼다. 물을 주고 잎들을 다 닦아주고 나서 이것들을 보는데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

며칠을 화분들과 같이 지내다 오늘 그 중 세개를 공동 키친으로 옮겼다. 나만 보기 아까워 8층의 모든 학생들과 같이 보기 위해서였다. 물은 내가 주기로 했고 장소만 제공해 달라고 8층의 플로어 리더에게 부탁했다. 대환영이란다. 필요하면 물주는 거를 비롯해 관리하는 데 필요한 걸 공동예산으로 사주겠다고 한다. 괜찮다고 그랬다. 일본에 올 때 없었다가 새로 생기는 건 귀국할 때 다 짐이다. 처분하는 데도 돈이 너무 많이 들어 귀찮다.

키친에 왔다가 새로 입주한 화분들을 보고 학생들이 다들 반가워한다. 아무말 없이 들여다만 보고 가는 학생들도 있고, 쪼물락거리다 가는 애들도 있고, 어떻게든 화분들에 관심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화분들이 내게 오기 전에 수경식물을 좀 키웠었는데 식물은 확실히 흙에 키워야 하는 것 같다. 하루 종일 흙 밟을 일이 없다가 흙이 가까이 있으니 참으로 좋다. 문득 이 지구에 내편이 생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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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영어공부에 지치신 분들에게 최근 혜성처럼 등장한 재미있는 영어공부 사이트 하나를 소개한다. 놀러다닌 지는 얼마 안됐는데 말 그대로 재미있게 영어공부 하는 데 아주 유용한 사이트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며 방문자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사이트가 다른 영어사이트와 구별되는 특징이 몇가지 포착되는데 참고하시기 바란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거니까 가보니 아니던데, 그래도 할 말 없다. 어디까지나 '참고'라고.

1. 공짜
지금까지는 무료로 운영되는 것 같다. 방문자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봐서 유료로 전화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관심있는 분들은 당장 가서 영어공부 시작하시기를.

2. 유튜브가 영어공부 교재
동영상, 특히 유튜브 자료를 영어공부 교재로 집중해서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의 유용성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영어교재로도 탁월한 지 예전에 내 미처 몰랐다. 영화, 시사뉴스, 어린이 만화 등 콘텐츠가 굉장히 풍부하다.

3. 입맛에 따라 골라서 공부하는 영어
운영자는 미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나 미국영어 뿐만 아니라 영국영어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네이티브 잉글리시 스피커 뿐만 아니라 미국에 온 이민자들의 영어도 소개하고 있어 이 사이트에서 영어발음의 미묘한 차이를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4. 유명 영어 강사진
유튜브의 유명 영어강사들이 거의 다 소개되고 있다. 브리티시 영어강사 미스터 던컨, 알흠다운 제니퍼 선생도 이곳에서 다시 만났다. 물론 운영자는 단순하게 사이트를 소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뭘 공부해야 하는 지 꼭 짚어주는 걸 잊지 않는다.

5. 올 커버
문법, 회화, 듣기, 작문까지 시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토플 관련 내용도 올라왔다. 레벨도 기초영어에서 고급영어까지 골고루 제공된다. 타켓이 불분명해 산만할 것 같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 직접 확인해 보시기를.

6. 발빠른 정보제공
로맨틱한 내용의 영화가 많이 올라오고 있지만 시사뉴스도 시기적절하게 제공된다. 오바마가 대통령 수락연설을 할 때 혹시나 하고 사이트에 들어가봤더니 동영상과 함께 연설문 전체가 그대로 올라와 있었다.

7. 쉬운 해설
주인장이 한국어를 잘 구사해 해설이 매우 쉽다. 게다가 유머감각도 있으신지 보너스 동영상이 아주 깬다.

8. 대본 제공
대본이라고 하니 좀 웃긴데 올라오는 영상자료의 스크립트를 주인장이 직접 만들어 올리고 있다. 이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 잘 안들리는 단어들에는 밑줄 쫙에 부가설명이 제공된다. 문화차이 때문에 이해가 어려운 단어들에도 주인장의 친절한 설명이 따른다.

길게 설명해봤자 입만 아프니 다들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지금까지 영어공부에 투자한 돈이 억울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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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효과  (4) 2008.10.29
Posted by 윤오순
내가 생각해도 좀 뜬금없다. 학교 다닐 때 국사책에서 그 사람을 만났었던 것 같고, 라디오 프로그램의 DJ들이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라며 그 사람이 했던 말을 읊으면 아, 그런 사람이 있었지 그 정도였다. 쪽팔리지만...그런데 갑자기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게 됐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난 후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의 사진을 사서 모으는 게 유행이었단다. 요즘 여고생들이 스타의 브로마이드 사진을 모으듯 그 시대 사람들은 그랬단다. 사진관들에는 그의 사진이 자랑스럽게 내걸렸고. 

도시락 폭탄의 테러리스트. 내가 그 시대로 돌아가면 좀 아찔할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의 일본처럼. 어디서 폭탄이 날아올지 모르던 그때처럼 요즘 일본에서는 어디서 누가 칼로 나를 찌를 지, 총으로 나를 쏠 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대의적인 명분없이 그냥 누구라도 죽이고 싶었다거나, 관심받고 싶었다거나 이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하라에 갔을 때 한국과 관련된 게 뭐가 없느냐고 시청직원에게 물었더니 크리하라로 시집 온 한국사람들이 더러 있고, 혹시 안중근을 아느냐고 묻는 게 아닌가. 그곳에 있는 大林寺라는 곳에 안중근기념비가 있다는 것이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난 후 감옥에 갇혔을 때 일본의 千葉十七라는 사람이 간수였단다. 1910년 중국 하얼빈의 뤼순감옥에서 안중근이 처형된 후 千葉씨는 1934년, 49살에 그가 죽을 때까지 이 절에서 안중근의 명복을 빌었단다. 안중근이 살아 있을 때 이 사람한테 자기가 보던 책도 보내주는 등 두 사람의 우정이 좀 각별했었나보다. 일본인 대 한국인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말이다. 최근 일본의 한 유물 수집가가 매물로 나온 벼루를 하나 샀는데 그게 안중근이 쓰던 물건이었단다. 귀한 것 같아 고민하다 크리하라시에 기증을 했다고 한다.

보고서 쓰는 것과는 별개로 절 안에 있는 간판과 시청 홈페이지에 안중근 관련 내용을 올리면 한국어로 번역해 주기로 했다. 이건 돈 안 받기로 했다.

사진: 안중근 혈서 태극엽서 www.songpr.com/ taekuk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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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효과  (4) 2008.10.29
같으면서 다른 아시아  (0) 2008.10.28
Posted by 윤오순
미야기켄의 크리하라에 다녀왔다. 일본의 동북쪽에 있는 곳인데 예로부터 쌀이 유명하다. 그 덕분에 어디가나 밥이 맛있다. 시장이 바뀐 후 지역개발 모토가 관광이 되었다는데 외부 전문가에게 관광관련 조사의뢰를 했나보다. 그런데 올초에 있었던 지진 때 매몰되어 그 사람이 현장에서 죽었단다. 아사히 신문에서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같은 사람인 줄 몰랐다. 그 사람을 잊지 못해서인지 그 사람이 쓰던 책상 위에는 아직도 그 사람 사진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나를 보니 자꾸 그 사람 생각이 나서 그런 건지 시청 직원들이 계속 그 사람 이야기를 자주 해줘 마치 만난 적이 있는 사람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동북쪽으로 여행을 한번 해야지 생각은 했었는데 영 기회가 없었다가 이번에 막상 가보니 확실히 도쿄보다 추웠다. 관광지가 아니라서 그런지 어딜가나 사람들이 친절했고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시청 직원들은 생긴 모습은 지들이랑 같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내가 부담스러울 만큼 신경을 많이 써줬다.

지진피해 복구가 아직도 진행 중이라서 모금관련 이벤트가 여러곳에서 펼쳐젔는데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을 구경하다 금붕어 두 마리를 얻었다. 어떻게 가져갈까 고민도 안한 채 갑자기 살아있는 게 눈 앞에 있으니까 기분이 묘해져 덥석 받아 들었다. 시청 직원 중에 금붕어 키워 본 사람이 있어 뭐가 필요하냐고 했더니 나머지는 자기가 줄 테니 수조랑 사료만 준비하란다. 가게에서 우선 수조와 사료를 사서 숙소로 들고 왔다. 그리고 머무는 동안 금붕어 키우는 요령에 대해 집중 교육을 받았다. 먹이를 주면 물속을 헤엄치며 입을 뻐끔거리는데 아주 귀여워 죽겠다.

금붕어 탐내는 사람들이 있어 두고올까 하다 자신감을 가지고 신간선에 태워(?) 도쿄까지 무사히 데려왔다. 금붕어가 멀미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크리하라에서 금붕어를 가지고 도쿄까지 간 사람이 없어서 모른단다. 진짜 가져갈 거냐고 처음엔 직원들이 반신반의했는데 막상 가져간다니 아주 꼼꼼하게 포장을 해줬다. 기차가 흔들려서 물이 다 새는 바람에 집에 와서 물을 갈아줬는데 그게 원인인지 오전부터 한마리의 동태가 좀 이상했다. 그러더니 방금 전 돌아오지 못할 세계로 떠나버렸다. 분명히 하룻밤 재운 물인데...머리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고 다 아프다. 그리고 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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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뭘 쓰려고 해도 잘 안써져서 그냥 날마다 여기에 아무거나 포스팅한 지 딱 일주일 째인데 드디어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너무 빨리 온 건가. 이젠 페이지도 잘 넘어가고 쓰는 데 따른 부담감이 많이 줄었다. 글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쓰는 것 자체가 두려웠는데 결국 쓰니까 문제가 해결되었다. 증상이 같은 분들은 시도해 보시길.

쓸 필요가 없고, 말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분명 써야하고 말해야하는 시대이다. 이왕이면 잘 쓰고, 잘 말해서 내 의도를 잘 전달하고 싶다.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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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