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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31 2008년 5월을 보내며 5
  2. 2008.04.15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 그때가 더 행복했네 5
  3. 2008.04.13 새학기 기념 포스팅 3
  4. 2008.03.14 게으름에 대한 변명 14
  5. 2008.03.03 일본에도 눈이 온다 13
  6. 2008.02.24 모국어의 힘 2
  7. 2008.02.16 안녕, 내 친구들아!! 8
  8. 2008.02.05 다시 후지산 10
  9. 2008.02.03 두번째 눈 13
  10. 2008.01.15 2008년 화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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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도 마지막 날이다. 요 며칠 화창했는데 그제부터 기온이 뚝 떨어진 데다 비까지 내린다. 종로빈대떡에 가서 녹두전에 막걸리 한잔 마시면 딱 좋을 것 같다.

하도 오랜만에 한글로 뭘 쓰려니 낯설다. 4월 말쯤이다. 신입생 환영 파티가 끝난 다음 날 학생 하나가 방에서 조용히 숨진 채로 발견됐다. 올해 히토쓰바시대학에 입학한 일본인 학생이었다. 사망 원인은 급성알콜중독. 꿈이 많았을 텐데 많이 안타까웠다. 자숙하는 의미로 5월은 기숙사에서 파티를 자제하는 분위기였고, 학교에서는 '학생제군에게 알림'이라는 타이틀로 경고성 안내문을 곳곳에 게재했다. 당시 같이 자리를 했던 학생들을 전부 소환해 조사했다는 데 결과는 잘 모르겠다. 99년 6월 구마모토 의학부 1학년 학생이 서클 환영파티가 끝난 후 급성알콜중독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동석했던 19명을 전부 소환해 조사했고, 후쿠오카 고등법원에서는 그중 8명에게 '안전배려의무' 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1300만엔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세상에 무리해서 좋은 건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는 게 결론이다.

4월, 5월 두 차례나 자전거 사고가 일어났고, 그 주인공이 나인 바람에 아주 심하게 고생을 했다. 거의 날마다 눈썰매장 다녀 온 다음 날의 몸 상태로 지내야 해서 아주 죽을 맛이었다. 오른 손에 아직 붕대를 감고 있지만 재활치료 결과도 좋고, 이젠 좀 살만해졌다. 1월부터 병원 신세를 많이 졌는데 이걸로 액땜은 끝~~~,이었으면 좋겠다. 옆 방의 중국인 유학생이 빨리 좀 나으라고 성화다.

지난해 도쿄의 히비야 공원에서 열렸던 아프리칸 페스티벌이 올해는 요코하마에서 열렸는데 못갔다. 내년에는 가야지. 제4회 아프리카 개발회의(TICAD)에 아프리카 각국 정상 42명이 모였다는데 거기도 못 갔다. 장소는 요코하마였고,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관뒀다. 차이나 아프리카 포럼이 열리던 2006년에 아프리카의 각국 정상 41명이 중국에 모였는데 일본은 이번에 한명이 더 왔다고 아주 우쭐해한다. 에티오피아의 제나위 수상도 요코하마에 왔다. 같은해 있었던 '한국 아프리카 포럼'에는 5개국 정상과 25개국 각료가 한국에 왔었다. 쪽팔린다. 도대체 게임이 안된다.

제 45회 아프리카학회가 지난 주말 교토에서 열렸다. 발표의 질은 작년에 비해 떨어진 것 같았고, 아디스 아바바에 있는 코리아빌리지를 연구하는 일본인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학회가 끝나고 금각사와 은각사, 기요미즈테라를 다녀왔다. 절을 둘러싸고 있는 숲이 내 지친 심신을 정화해 준 덕분에 돌아오는 신간센에서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사진: 내 방에 등장한 공기정화식물. 흙에서 자라고 있는 것들이었는데 PET병을 잘라 물에서 키우고 있다. 나 말고 살아있는 게 있어 방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금은 아이비와 싱고늄 두가지인데 조만간 수가 늘어날 것 같다.

Posted by 윤오순

아는 분이 책을 하나 내셨다. 지난해 블로그를 개설해 꾸준히 글과 사진을 올리셨는데 눈 밝은 출판사에 찜을 당한 것 같다. 제목은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그때가 더 행복했네>로 좀 길지만 느낌이 확 오지 않는가.

출판사에서 낸 책소개와 저자 프로필을 이곳에 소개한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은 우리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사라져가고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한 추억과 그리움을 담은 책이다. 지난해 3월부터 '사강'이라는 필명으로 블로그(http://sagang.blog.seoul.co.kr)에 연재해 온 것을 엮은 이 책은 원두막, 섶다리, 보리밭, 대장간, 물레방아, 죽방렴 등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는 것들 40가지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그때가 더 행복했네'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우리 가슴 속에 오롯이 남아 있는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일간지 기자이자 아마추어 사진가인 이호준은 틈만 나면 카메라 한 대, 수첩 한 권 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을 기록하고 있다. 사강(思江, sagang)이라는 필명으로 온·오프라인에 오랫동안 글을 써왔으며, 2007년 3월부터 블로그(http://sagang.blog.seoul.co.kr)에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을 연재하고 있다. 서울신문 기자를 거쳐 뉴미디어국장 겸 비상임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정가 12,000원인데 인터넷으로 사면 10% 할인 된단다. 이런 책은 2권, 3권 시리즈로 나와야 한다. 그러니 어서어서 책 사러 가자.

외수샘도 최근에 '하악하악'이라는 신간을 내신 것 같다. 구름 떼같은 서포터들이 늘 스탠바이 상태지만 아직 구매하지 않은 분들은 구매를 서두르시기를. 이 책도 반응이 아주 좋다. 정태련 작가의 그림이 아주 죽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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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여러분 잘 지내셨어요? 겨울잠이 좀 길었습니다. 봄 방학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흘러갔고 어느새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에 오자마자 아는 사람도 없는 이곳이 참 낯설었는데 올해는 아주 씩씩하게 4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4월 초에는 다들 벚꽃놀이를 하는 분위기인데 바빠서 사쿠라 사진 한장 제대로 못 찍어 그건 아쉽네요. 학교는 수업 신청하느라 요즘 아주 부산해요. 듣고 싶은 강의라고 다 듣는 게 아니라 경쟁을 통과해야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있어 그럴싸하게 신청서 쓰느라 머리 좀 아팠습니다. 영상정보 처리 관련 수업이 1년간 개설이 되는데 소수정예라 경쟁이 아주 치열했죠. 결국 듣게 되었습니다. 영상 편집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인데 아주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작품 만들면 여기에도 공개하죠.

올해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논문을 써야해서 더 바빠질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교수가 뭘 좀 하라는데 다들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제가 하겠다고 손을 번쩍 들었죠. 별로 시간도 안 걸리는 단순한 일인데 일본 애들도 참. 그런데 교수님이 윤상은 올해 논문 써야 하니까 거기에만 집중하라면서 벌써부터 스트레스를 살짝살짝 주시네요. 제가 문어발처럼 일을 깔아놓고 하는 걸 아시면 아마 펄쩍 뛰시겠죠.

기숙사에는 새로운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아프리카 학생도 4명이나 입주를 했는데, 제 프랑스어 선생님인 기니아 학생도 입주에 성공했습니다. 기니아 이외에 세네갈, 가나, 말리에서 온 학생들이 제 이웃이 되었습니다. 말리나 세네갈은 프랑스어권인데 다들 영어를 어찌나 잘하는지 놀랐습니다. 기니아에서 온 친구는 작년에 만났을 때 영어를 전혀 못했었는데 그새 배웠는지 대화에 무리가 없더군요.

그리고 작년 5월 나가사키에 갔을 때 만났던 벨로루시 학생이 쥐도새도 모르게 시험을 쳐 합격한 데다 기숙사 입주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아직 바빠서 못 만났는데 조만간 만나 저는 아시히에서 나온 프리미엄 맥주를, 그 친구는 기린 맥주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바레인에서 온, 일명 아라비아 왕자가 아랍어를 가르쳐 준다고 해서 매주 일요일 한시간씩 아랍어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릭어에는 아라비어에서 온 단어들이 무우척이나 많아요. 3개월 속성, 뭐 이런 식으로 언어를 배우는 게 아니라서 천천히 문자 배우고, 기초 문법 배우고, 그러기로 했습니다. 이제 러시아어권 말고는 여행가서 굶어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저녁 초대를 받아서 이제 나가봐야 합니다.
여러분도 즐겁고 유익한 저녁 시간 보내세요.



Posted by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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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가족이 다녀가고 나서 나도 사람인지라 후유증이 좀 심했다. 밀린 일들 하다 보니 3월의 절반이 다 가는 줄도 몰랐다. 어쨌거나 봄이 오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2월부터 꽃망울을 터뜨리던 벚꽃들이 요즘 아주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며칠 전에만 해도 저 나무에도 꽃이 필까 했는데 어제 보니 그 나무에도 꽃들이 피고 있었다. 조만간 온천지가 사쿠라로 변할 것이다.

내가 몇 살까지 살 지는 모르겠지만 밥벌이로, 레포트로 스트레스 안 받는 그 시절이 오면 날마다 공공도서관에 가서 소설책 보는 꿈을 요즘 꾼다. 심심하면 영화도 좀 봐 주고. 뭘 하느라 바빴는지 잘 모르겠지만 밖엘 나와야 좀 한가했는데 이렇게 바다를 건너왔는데도 좀처럼 여유가 안생기는 것 보면 이제 일본이 어느새 내게 베이스 캠프가 된 것 같다. 한가했으면 하고 또 바라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어딘가를 조만간 가 줘야 할 것 같다.

사진: 시즈오카의 봄.


Posted by 윤오순


도쿄에 오기 전에 도쿄에 살던 사람들이 내게 그랬다. 도쿄에는 눈이 없다고. 기온도 0도 아래로는 여간해서 내려가지 않는다고. 순진하게도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지구 전체가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도쿄라고 이를 피해갈 수는 없는가 보다. 이곳에 와서 올해만 서너 차례 눈구경을 했다. 푸짐하게 내린 날도 있었고 비와 섞여 구질구질하게 내린 날도 있었다. 어쨌거나 눈이 내렸다. 한국에서 겨울이 되면 당연히 보는 눈이라 내겐 그리 신기하지 않았는데 여기 사람들은 그게 신기했던 지 카메라가, 전화기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눈을 맞으며 쉴 새 없이 셔터를, 확인 단추를 눌렀다. 난 멍청히 집에 갈 걱정을 하고 있었지만.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유키구니雪國>의 배경이 되는 홋가이도에 가면 겨울 내내 지치도록 눈을 볼 수 있지만 도쿄나 오사카, 남쪽으로 더 내려갈 수록 겨울에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눈' 하니까 생각이 나는데 전후 일본의 외교관들이 선진국을 향해 일본을 홍보할 때 사용했던 말이 "일본에도 눈이 내린다"였단다. 경제대국 일본이지만 1960년대만 해도 '저임금으로 싼 물건을 만드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남아있던 터라 대외적으로 일본을 제대로 PR하는 일이 국가 차원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었단다. 그래서 일본은 남쪽에 있는 나라('개발도상국'을 의미)가 아니라 북쪽에 있는 나라(선진국)라는 의미로 "일본에도 눈이 내린다"고 자국을 알렸단다. 그런 식으로 열심히 일본을 알린 덕분이겠지만 지금은 스모, 기모노, 교토, 나라, 원폭, 나가사키, 히로시마, 노, 분락쿠, 가부키, 후지산, 도요타, 닛산, 도시바, 천황, 진자, 종합 예인으로서의 게이샤, 사무라이, 무사도, 다도, 장인정신 등등 몇 개의 아이콘만으로 외국인들은 바로 일본을 떠올린다.

대한민국의 국보 제1호로 랜드마크 구실을 하고 있던 숭례문이 관계기관의 불찰로 불길에 전소되는 과정이 온 국민에게 다 공개 된 이 시점에서 문득 우리나라 외교관들은 밖에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우리도 일본처럼 "한국에도 눈이 내린다"식의 홍보가 필요한 시절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아프리카에서 만난 친구에게 대한민국에는 얼음 위에서 낚시를 하는 아주 유명한 축제가 있다고 소개를 한 적이 있는데 믿을 수 없다고 해서 애를 먹은 적이 있다. 태극기를 달고 있는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도 나를 '차이나'라고 부르는 그 친구에게 얼음을 설명하기도 힘들었지만 내 나라 대한민국을 설명하기는 더 어려웠다.

밖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한 번에 대한민국을 인식시켜 줄 아이콘은 과연 뭘까? 삼성 애니콜, 박지성, 현대 자동차, LG 액정 TV, 대한민국 짝짝짝~~, 비보이, ODA 수혜국에서 원조국으로 변신한 유일한 나라, 한국전쟁, DMZ, 이명박?

Korea가 어디에 붙어 있는 지도 모르고, 태극기도, 삼성도, 박지성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 번에 대한민국을 알려 줄 강력한 아이콘이 하루 빨리 탄생 되기를 기원한다. 물론 '나쁜 생각'이 아닌 '좋은 생각'의 아이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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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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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다녀와서 파행을 거듭했던 영어 수업이 이제 끝났다. 바쁘고 아프고 이래저래 사연이 많았다. 오늘 수업에서 샘의 말씀은 구구절절 옳아 감히 금과옥조로 삼을만했다. 무엇보다 모국어가 탄탄해야 좋은 외국어 문장이 나올 수 있다는 말씀.

며칠 전 한국어를 일본어로 번역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나 받았다. 일본에서 취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번역 내용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였다. 나이는 많지 않은데 이력이 참으로 화려했다. 중학교 때부터 유학으로 단련돼서 세계 문화와 일찍부터 교류했고, 경제관념을 잃지 말라는 부친의 가르침으로 10대 때부터 이미 주식투자와 펀드를 했단다. 외국에 개인 소유의 갤러리도 있고, 능숙한 영어로 유명인의 동시 통역은 물론 우리나라 유명 언론사의 뉴스 기사 번역 일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단다. 이력서에 따르면.

다 좋다. 다 좋은데 아쉽게도 의뢰인은 자기 자신을 아주, 그것도 잘 소개해야 하는 자기소개서 마저도 모국어로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문맥이 엉성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건 말할 것도 없고 어휘력 부족 때문인지 단어 선택도 한참이나 미흡해보였다. 대학원까지 마친 사람이라는데 나를 살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영어는 얼마나 능숙한가 하고 같이 따라 온 이력서를 보는데 학교 이름조차 제대로 철자 체크를 안 한 건 물론이고 읽어보지 않아도 오타 때문에 읽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지금 살고 있는 같은 층에 중국 심양에서 온 조선족이 있는데 저녁에 같이 밥 먹다가 이 번역 얘기를 하게 되었다. 결론은 '모국어의 힘'으로 수렴이 되었는데 중국의 조선족들도 이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한단다. 초등학교 때부터 일본어를 학교에서 가르치기 때문에 학교 교육을 받은 조선족들 대부분은 중국어, 조선어, 일본어를 할 줄 안단다. 그런데 문제는 중심 언어가 없다는 것이다. 언어의 깊이가 없기 때문에 중국 한족들과 이야기 할때는 중국어가 부족하고, 한국인과 이야기 할 때는 조선어로 안 통하는 이야기가 많고, 그러니 일본어는 말해 무엇 하겠느냐는 것이다.

새 정부가 영어주입식 교육을 강도 높게 추진하려는 분위기인데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은 입장이다. 도대체 말이 안된다. 모국어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않으면 이것도 저것도 안된다는 걸 객국에 살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로 생활하던 사람이 외국어를 잘 하려면 무조건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 아무리 얘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미지 출처: 인터넷에 아직도 떠돌아 다니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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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아직 할 일이 많은데 그냥 친구들이 무작정 보고 싶었다. 오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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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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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엔 하루 종일 눈이 내려 월요일에 학교를 땡땡이 칠 생각이었는데 이런.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봤는데 후지산이 보이는 거라. 날씨가 맑다는 싸인이다. 핑계거리도 없으니 학교를 가야했다. 주섬주섬 챙겨 차전거를 끌고 나가 한 5분을 달렸나. 도로는 눈이 녹았는데 보행자와 같이 사용하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전혀 눈이 녹지 않은데다 바퀴가 자리를 못 잡을 정도로 얼어 있었다. 돌아가기 귀찮아서 그냥 밟아 가는데 결국 빙판에 자전거와 함께 뒹굴고 말았다. 어디 부러진 데는 없는데 지금도 욱신욱신 온 몸이 쑤신다. 나이는 어쩌지 못하는 것 같다. 선생한테 해 떨어지기 전에 집에 가야 한다고, 그러지않으면 빙판을 달려야 한다고 엄살 떨고 내 맘대로 일찍 끝내고 집에 왔다. 오늘도 날씨는 엄청 맑은 데 후지산이 보일 정도는 아니었다. 영산이라는데 민감하기까지 하다.

한국은 낼 모레가 설날이라는데 여긴 뭐 특별할 게 없다. 어쨌거나 이곳에 오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분발할 테니 제 블로그에 많이 놀러 오시고요.

내 사랑하는 친구들아, 올해 결혼 안한 친구들은 빨랑빨랑 결혼하고, 신혼인 친구들은 부지런히 서두르고, 학부모들은 뭐 나보다 생활인들이니까 얘기할 필요없고, 다들 잘 살아 보자고.

가족들은 오늘이랑 내일 저녁 네이트온에서 만나 화상채팅하면서 한꺼번에 인사하기로 했다. 세상 참 좋아졌다.

*사진설명: 내 방 베란다에서 바라 본 후지산 풍경. 이곳에 와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 밖에 후지산을 못 봤다. 아무 때나 얼굴을 내밀지는 않는 것 같다. 볼 때마다 찍어서 올릴 생각이다. 후지산 보고나면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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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눈에 넣다  (15) 2007.11.21
Posted by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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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도쿄는 눈도 잘 안오고 기온도 영하까지 내려가는 일이 없단다. 그렇게 듣고 겨울 옷도 제대로 안챙겨가지고 왔는데 1월 초순부터 시작됐다는 강추위가 아직까지에다 오늘 두번째 눈이 아침부터 지금까지 아주 푸짐하게 내리고 있다. 폭설로 전철이 연착에 정체에 하루종일 뉴스에서도 난리다. 중국은 폭설로 이재민이 1억이나 발생했다고 하는데 일본은 그런 사태까지는 안가겠지? 어쨌거나 전세계가 이상기온으로 난리다. 이런 추세라면 난 내일 학교에 안 갈 생각이다.

*사진설명:내방 베란다에서 바라 본 눈오는 날 풍경이다. 날 좋은 날은 저 너머로 후지산이 보이는 데 함박눈으로 오늘은 꿈도 못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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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접속 기념 포스팅  (1) 2007.10.17
Posted by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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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나는 바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바쁜 건 너무 당연한 일인 것처럼. 그 덕분(?)에 가족 행사는 형제들에게 떠 넘기고 친구들 모임은 나 아닌 다른 친구들이 있으니까, 하고 몰라라하고. 그렇게 아주 밥맛 떨어지게 오래도 살았다. 그렇다고 내 인생이 썩 좋았느냐, 그러면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결론이 나버린다.

가족들도 친구들도 내가 바쁜 사람이라고 인정을 아예 해버려서 가족들 친구들 생일도 한참이 지난 후에 알고 명절도 연말연시도 이젠 남의 일이 되어버렸다. 내가 그렇게 형편없이 살고 있다는 그 사실을 나보다 더 바쁜 사람들을 만나고 알게 되었다. 그런 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사실도. 친구들과 적당히 엉겨가며 우정도 차곡차곡 쌓아가고 가족들과 친밀감도 유지해가는 그런 삶이 의미가 있는 거지 닥친 일에 코박고 하루하루 넘기는 게 이게 결코 사람 할 짓이 못 된다는 것도.

친구들이 블로그를 하나씩 오픈했다. 작년까지만해도 좁아터진 플톡 안에서 놀다가 다들 지쳤는지 교류 장소를 옮겼다. 덕분에 이제 친구들 일상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누가 언제 생일이고, 누구네 애기가 얼마나 컸고, 눈이 왔는지, 비가 왔는지 친구들의 소소한 일상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블로그에 마실 갔다가 혼자 웃기도 하고 감동해서 찔찔짜기도 하면서 내가 마늘이랑 쑥도 안 먹고 며칠 만에 사람이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2월부터는 가족들이 일본에 오게 될 것 같다. 내가 못 가니 오는 거지만 자꾸 만날 기회를 만들 계획이다.

사람은 결국 혼자지만 혼자 살 수 없는 동물 아닌가. 그래서 나도 내 소소한 일상을 가족들, 친구들과 자주 공유하리라 마음 먹었다.

2008년 내 화두는 그 무엇도 아닌 사람이다.


사진: 하라르 올드시티 골목에서 만난 꼬마들. 다리찢기를 비롯해 아주 다양한 곡예를 10분 정도 보여 준 후 지쳐있길래 초콜릿을 하나씩 나줘준 후 자세를 정비하고 한 컷 찍었다. 이 꼬마들은 내가 지나가면 나를 '태권도'라고 불렀다. 어릴 때 나랑 놀던 친구들은 지금 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내가 사람이 된 걸 아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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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