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24: 일본'에 해당되는 글 124건

  1. 2008.12.31 새해인사 6
  2. 2008.12.18 설상가상 9
  3. 2008.11.23 흙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 9
  4. 2008.11.15 재미있는 영어 공부방 10
  5. 2008.11.12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며 4
  6. 2008.11.08 애착의 최후 8
  7. 2008.10.29 글쓰기 효과 4
  8. 2008.10.28 같으면서 다른 아시아
  9. 2008.10.27 먹거리에 대한 단상 3
  10. 2008.10.26 디지털 장애인 2
무자년, 기축년 이런 말이 아주 낯설게 느껴진다. 그저 2008년, 2009년이었던 시절이 좀 길어서 그런가?

2년간의 유학생활을 남은 며칠 동안 다 마무리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살고 있다. 끝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거라는 거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요즘이다.

오늘도 지도교수는 아침부터 문자를 다섯 개나 연속으로 날려주셨다. 논문 쓰다보면 몸에 소홀해지는 데 밥 잘 챙겨먹어라, 혹시 돈이 모자라서 굶거나 그러면 안된다, 그럴 때는 언제든 말을 해라, 논문 쓰면 제본해야 하는데 일정 잘 맞출 수 있도록 해라, 혹시 제본비가 너무 비싸면 얘기해라, 무리하지 말고. 괜찮다고 해도 될 일이지만 돈 모자라면 얘기할 거니까 그때 잘 부탁한다고 나도 리플을 날렸다. 한국에서 이런 교수를 만난 적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외국 교수는 유학생들한테 다 이렇게 잘 해주는 지 잘 모르겠다. 이 지도교수 덕분에 난 계속 히토쓰바시 대학에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선생님의 마음 씀씀이 때문에 내년도, 내후년에도 난 다른 것 생각하지않고 공부만 할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이다.

주변의 아는 사람들이 서서히 짝을 찾아 결혼을 하는 분위기라서 내년 계획에 공부말고 하나를 더 추가했다. 연애 혹은 결혼. 철들고 그해 계획에 연애 혹은 결혼을 포함시킨 적이 한번도 없어 올해도 12월 31일에 혼자 밥을 먹은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조카가 자기 책상에 이모 2009년 계획으로 연애랑 결혼을 써놓았으니 꼭 지키란다. 그러마고 약속했다. 내년에 6살이 되는 조카는 한자 50자를 외워서 한자능력시험 8급에 합격하기로 약속했다.

외수샘이 기축년에는 보고싶을 때 볼 수 있고, 돈도 많이 벌고, 사랑도 많이 하라는 덕담을 해주셨다. 나도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산천어축제 장석범 본부장님은 역시나 깔끔하게 "아자, 아자, 화이팅!" 이렇게 덕담을 해주셨다. 그렇게 에너지 넘치는 2009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곳에 오시는 분들 모두 2009년에는 꿈꾸는대로 다 이루시고 많이 남기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작년 한해 음으로 양으로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일상으로  (10) 2009.01.23
생존점  (10) 2009.01.13
설상가상  (9) 2008.12.18
흙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  (9) 2008.11.23
재미있는 영어 공부방  (10) 2008.11.15
Posted by 윤오순
하도 오랜만에 들어오다보니 비밀번호도 헷갈린다.

바야흐로 논문을 마무리해야 할 시절이 도래했다. 아주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일본에 유학을 왔으니 당연히 일본어로 논문을 써야하는데 상황이 그러지를 못하고 영어로 쓰고 있다. 올봄에 불기시작한 요상한 바람이 한몫을 단단히 했는지도...지도교수는 대 환영이란다.

'제미ゼミ'라고 하는 수업이 있다. 일본대학에서 세미나 형태로 진행되는 수업을 이렇게 부르는데, 소속된 제미에는 비슷한 연구주제의 학생들이 모인다. 내용은 제미마다 다르며, 보통 주(主)제미의 선생이 지도교수가 되는 시스템이다. 부(副)제미까지 두개의 제미를 듣는 학생들도 있는데 석사과정 학생에게 부제미는 의무가 아닌 옵션이다. 난 주제미 하나만 듣고 있다.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텐데 내 경우는 하나 더 듣는 제미가 별로 영양가가 없는 것 같아 부제미는 듣지 않았다. 내 주제미에서는 외부에 발표할 논문을 위한 리허설을 해보는 학생도 있었고, 책을 하나 정해 같이 읽을 때도 있었고, 쓰고 있는 논문에 관해 서로 토론을 주고 받는 경우도 있었다.

일본어로 토론한 걸 다시 번역해서 영어로 작업하는 게 번거로워 이번 학기에는 아예 제미에 나가지도 않고 있다. 그만큼 내 논문에 활발하게 코멘트를 해 줄 학생들도 없는 것 같고. 내 제미는 국제개발을 연구하는 학생들이 주이며 연구지역도 대개가 개발도상국이다. 내가 관심가지고 있는 것이 문화, 관광 쪽인데 개발학 쪽에 아직 문화, 관광이라는 이슈가 대세가 아니라서 그런지 발표를 해도 별 소득이 없어 제미를 포기해버렸다.

지도교수만 믿고 논문을 쓰고 있는데 신경에 문제가 생겨 현재 입원 중이시다. 기숙사에서 병원까지의 교통편이 안좋아 자전거를 타고 누워있는 환자를 찾아가 논문 지도를 받고 있다. 오른 팔 쓰는 게 힘들어 원고에 직접 체크를 못해주시는 상황인지라 마구 쏟아내는 일본어를 주섬주섬 담아 오는데, 돌아오는 발걸음이 항상 무겁다. 본인도 미안한 지 새벽부터 문자를 몇 개씩 날려주신다. 오늘 새벽을 여는 문자메시지는 "논문 쓸 때는 다들 불안해 해. 그러니까 그것으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쓸 수 있는 데부터 써서 마무리를 해 나가요.!!" 요거였다.

밤에 집중을 잘 하는 편인데 지난 달부터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위층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난다. 뭐가 부딪히는 것 같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이 놈의 소리가 어떤 날은 1시간 정도 지속되기도 한다. 돌아버리겠다. 하도 짜증나서 한번은 위층에 전화를 걸었더니 주인이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고 딱 잡아 뗀다. 그럼 뭐냐고. 분명 위에서 나는 소리였는데...내 층은 방이 8개가 쭉 이어져 오다 2미터 정도되는 폭의 통로가 있고 다시 3개의 방이 이어지는 구조인데 나는 그 8번째 방에 살고 있어 옆집에 사람이 하나밖에 없다. 그리고 바로 위니 범인은 그 인간인데.

오늘은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데 또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24시간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는' 수위실에 전화를 했다. 해결을 해달라고, 돌아버리겠다고. 누가 운동을 아주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공부에 방해가 되니 조치를 취해 달라고 그렇게 부탁했다.

조금 전 수위실 아저씨가 다녀가셨다. 윗층의 어떤 여학생이 통로 쪽에서 후지산을 바라보며 줄넘기를 하고 있더란다. 그 말을 듣자마자 뛰어 올라가 그 여학생 다리를 부러뜨리고 싶었다. 한달을 넘게 날 괴롭힌 게 줄넘기였다니. 앞으로 다시는 거기서 운동하지 않기로 약속을 받았단다. 훌륭한 동문들이 지어준 폼나는 체육관을 곁에 놔두고 이 새벽에 줄넘기라니.

남의 나라 와서 논문 하나 쓰는 게 참 쉽지가 않다. 그래도 써야하니 써야지.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존점  (10) 2009.01.13
새해인사  (6) 2008.12.31
흙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  (9) 2008.11.23
재미있는 영어 공부방  (10) 2008.11.15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며  (4) 2008.11.12
Posted by 윤오순
서울에서 내가 살던 곳은 아파트 12층이었다. 내 집에 와 본 친구들이 더러 있어 알겠지만 베란다에서는 공원이 보였고 다용도실 창으로는 한강이 보였다. 여의도에서 불꽃 축제하는 날에는 굳이 여의도에 나가지 않아도 거실에 앉아 하늘을 수놓은 불꽃들을 볼 수 있었다. 공원에 있는 나무들의 키가 거실에 서 있을 때의 내 키와 거의 비슷해 한 여름에는 그것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불렀다. 그래도 울 아빠는 사람은 자고로 흙이랑 가까운데 살아야 한다며 좀 불만이셨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살면 빗소리도 못 듣고 얼마나 삭막하냐 그러셨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나면 걸어올라와야 하는 것도 귀찮다 그러셨고. 사실 12층에서도 빗소리는 들린다. 바람을 맞은 비들이 땅이 아닌 벽을 때리는 소리지만.

유학생활을 끝내고 돌아가는 학생한테 화분을 4개 받았다. 버린다는 걸 내가 잘 기울테니 달라고 해 가져왔다. 완전 공짜는 아니었다. 근사한 식당에서 마지막 저녁을 사 먹였고 화분을 실어오기 위해 택시를 잡았다. 그리고 무사히 내 방에까지 모셔왔다. 화분들은 크고 내 방은 작아 다 들여놓으니 방 절반이 그것들로 꽉 찼다. 물을 주고 잎들을 다 닦아주고 나서 이것들을 보는데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

며칠을 화분들과 같이 지내다 오늘 그 중 세개를 공동 키친으로 옮겼다. 나만 보기 아까워 8층의 모든 학생들과 같이 보기 위해서였다. 물은 내가 주기로 했고 장소만 제공해 달라고 8층의 플로어 리더에게 부탁했다. 대환영이란다. 필요하면 물주는 거를 비롯해 관리하는 데 필요한 걸 공동예산으로 사주겠다고 한다. 괜찮다고 그랬다. 일본에 올 때 없었다가 새로 생기는 건 귀국할 때 다 짐이다. 처분하는 데도 돈이 너무 많이 들어 귀찮다.

키친에 왔다가 새로 입주한 화분들을 보고 학생들이 다들 반가워한다. 아무말 없이 들여다만 보고 가는 학생들도 있고, 쪼물락거리다 가는 애들도 있고, 어떻게든 화분들에 관심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화분들이 내게 오기 전에 수경식물을 좀 키웠었는데 식물은 확실히 흙에 키워야 하는 것 같다. 하루 종일 흙 밟을 일이 없다가 흙이 가까이 있으니 참으로 좋다. 문득 이 지구에 내편이 생긴 느낌이다.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인사  (6) 2008.12.31
설상가상  (9) 2008.12.18
재미있는 영어 공부방  (10) 2008.11.15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며  (4) 2008.11.12
애착의 최후  (8) 2008.11.08
Posted by 윤오순
영어공부에 지치신 분들에게 최근 혜성처럼 등장한 재미있는 영어공부 사이트 하나를 소개한다. 놀러다닌 지는 얼마 안됐는데 말 그대로 재미있게 영어공부 하는 데 아주 유용한 사이트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며 방문자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사이트가 다른 영어사이트와 구별되는 특징이 몇가지 포착되는데 참고하시기 바란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거니까 가보니 아니던데, 그래도 할 말 없다. 어디까지나 '참고'라고.

1. 공짜
지금까지는 무료로 운영되는 것 같다. 방문자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봐서 유료로 전화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관심있는 분들은 당장 가서 영어공부 시작하시기를.

2. 유튜브가 영어공부 교재
동영상, 특히 유튜브 자료를 영어공부 교재로 집중해서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의 유용성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영어교재로도 탁월한 지 예전에 내 미처 몰랐다. 영화, 시사뉴스, 어린이 만화 등 콘텐츠가 굉장히 풍부하다.

3. 입맛에 따라 골라서 공부하는 영어
운영자는 미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나 미국영어 뿐만 아니라 영국영어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네이티브 잉글리시 스피커 뿐만 아니라 미국에 온 이민자들의 영어도 소개하고 있어 이 사이트에서 영어발음의 미묘한 차이를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4. 유명 영어 강사진
유튜브의 유명 영어강사들이 거의 다 소개되고 있다. 브리티시 영어강사 미스터 던컨, 알흠다운 제니퍼 선생도 이곳에서 다시 만났다. 물론 운영자는 단순하게 사이트를 소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뭘 공부해야 하는 지 꼭 짚어주는 걸 잊지 않는다.

5. 올 커버
문법, 회화, 듣기, 작문까지 시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토플 관련 내용도 올라왔다. 레벨도 기초영어에서 고급영어까지 골고루 제공된다. 타켓이 불분명해 산만할 것 같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 직접 확인해 보시기를.

6. 발빠른 정보제공
로맨틱한 내용의 영화가 많이 올라오고 있지만 시사뉴스도 시기적절하게 제공된다. 오바마가 대통령 수락연설을 할 때 혹시나 하고 사이트에 들어가봤더니 동영상과 함께 연설문 전체가 그대로 올라와 있었다.

7. 쉬운 해설
주인장이 한국어를 잘 구사해 해설이 매우 쉽다. 게다가 유머감각도 있으신지 보너스 동영상이 아주 깬다.

8. 대본 제공
대본이라고 하니 좀 웃긴데 올라오는 영상자료의 스크립트를 주인장이 직접 만들어 올리고 있다. 이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 잘 안들리는 단어들에는 밑줄 쫙에 부가설명이 제공된다. 문화차이 때문에 이해가 어려운 단어들에도 주인장의 친절한 설명이 따른다.

길게 설명해봤자 입만 아프니 다들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지금까지 영어공부에 투자한 돈이 억울할 지도 모르겠다.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상가상  (9) 2008.12.18
흙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  (9) 2008.11.23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며  (4) 2008.11.12
애착의 최후  (8) 2008.11.08
글쓰기 효과  (4) 2008.10.29
Posted by 윤오순
내가 생각해도 좀 뜬금없다. 학교 다닐 때 국사책에서 그 사람을 만났었던 것 같고, 라디오 프로그램의 DJ들이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라며 그 사람이 했던 말을 읊으면 아, 그런 사람이 있었지 그 정도였다. 쪽팔리지만...그런데 갑자기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게 됐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난 후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의 사진을 사서 모으는 게 유행이었단다. 요즘 여고생들이 스타의 브로마이드 사진을 모으듯 그 시대 사람들은 그랬단다. 사진관들에는 그의 사진이 자랑스럽게 내걸렸고. 

도시락 폭탄의 테러리스트. 내가 그 시대로 돌아가면 좀 아찔할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의 일본처럼. 어디서 폭탄이 날아올지 모르던 그때처럼 요즘 일본에서는 어디서 누가 칼로 나를 찌를 지, 총으로 나를 쏠 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대의적인 명분없이 그냥 누구라도 죽이고 싶었다거나, 관심받고 싶었다거나 이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하라에 갔을 때 한국과 관련된 게 뭐가 없느냐고 시청직원에게 물었더니 크리하라로 시집 온 한국사람들이 더러 있고, 혹시 안중근을 아느냐고 묻는 게 아닌가. 그곳에 있는 大林寺라는 곳에 안중근기념비가 있다는 것이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난 후 감옥에 갇혔을 때 일본의 千葉十七라는 사람이 간수였단다. 1910년 중국 하얼빈의 뤼순감옥에서 안중근이 처형된 후 千葉씨는 1934년, 49살에 그가 죽을 때까지 이 절에서 안중근의 명복을 빌었단다. 안중근이 살아 있을 때 이 사람한테 자기가 보던 책도 보내주는 등 두 사람의 우정이 좀 각별했었나보다. 일본인 대 한국인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말이다. 최근 일본의 한 유물 수집가가 매물로 나온 벼루를 하나 샀는데 그게 안중근이 쓰던 물건이었단다. 귀한 것 같아 고민하다 크리하라시에 기증을 했다고 한다.

보고서 쓰는 것과는 별개로 절 안에 있는 간판과 시청 홈페이지에 안중근 관련 내용을 올리면 한국어로 번역해 주기로 했다. 이건 돈 안 받기로 했다.

사진: 안중근 혈서 태극엽서 www.songpr.com/ taekuk3.htm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흙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  (9) 2008.11.23
재미있는 영어 공부방  (10) 2008.11.15
애착의 최후  (8) 2008.11.08
글쓰기 효과  (4) 2008.10.29
같으면서 다른 아시아  (0) 2008.10.28
Posted by 윤오순
미야기켄의 크리하라에 다녀왔다. 일본의 동북쪽에 있는 곳인데 예로부터 쌀이 유명하다. 그 덕분에 어디가나 밥이 맛있다. 시장이 바뀐 후 지역개발 모토가 관광이 되었다는데 외부 전문가에게 관광관련 조사의뢰를 했나보다. 그런데 올초에 있었던 지진 때 매몰되어 그 사람이 현장에서 죽었단다. 아사히 신문에서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같은 사람인 줄 몰랐다. 그 사람을 잊지 못해서인지 그 사람이 쓰던 책상 위에는 아직도 그 사람 사진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나를 보니 자꾸 그 사람 생각이 나서 그런 건지 시청 직원들이 계속 그 사람 이야기를 자주 해줘 마치 만난 적이 있는 사람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동북쪽으로 여행을 한번 해야지 생각은 했었는데 영 기회가 없었다가 이번에 막상 가보니 확실히 도쿄보다 추웠다. 관광지가 아니라서 그런지 어딜가나 사람들이 친절했고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시청 직원들은 생긴 모습은 지들이랑 같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내가 부담스러울 만큼 신경을 많이 써줬다.

지진피해 복구가 아직도 진행 중이라서 모금관련 이벤트가 여러곳에서 펼쳐젔는데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을 구경하다 금붕어 두 마리를 얻었다. 어떻게 가져갈까 고민도 안한 채 갑자기 살아있는 게 눈 앞에 있으니까 기분이 묘해져 덥석 받아 들었다. 시청 직원 중에 금붕어 키워 본 사람이 있어 뭐가 필요하냐고 했더니 나머지는 자기가 줄 테니 수조랑 사료만 준비하란다. 가게에서 우선 수조와 사료를 사서 숙소로 들고 왔다. 그리고 머무는 동안 금붕어 키우는 요령에 대해 집중 교육을 받았다. 먹이를 주면 물속을 헤엄치며 입을 뻐끔거리는데 아주 귀여워 죽겠다.

금붕어 탐내는 사람들이 있어 두고올까 하다 자신감을 가지고 신간선에 태워(?) 도쿄까지 무사히 데려왔다. 금붕어가 멀미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크리하라에서 금붕어를 가지고 도쿄까지 간 사람이 없어서 모른단다. 진짜 가져갈 거냐고 처음엔 직원들이 반신반의했는데 막상 가져간다니 아주 꼼꼼하게 포장을 해줬다. 기차가 흔들려서 물이 다 새는 바람에 집에 와서 물을 갈아줬는데 그게 원인인지 오전부터 한마리의 동태가 좀 이상했다. 그러더니 방금 전 돌아오지 못할 세계로 떠나버렸다. 분명히 하룻밤 재운 물인데...머리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고 다 아프다. 그리고 졸립다.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미있는 영어 공부방  (10) 2008.11.15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며  (4) 2008.11.12
글쓰기 효과  (4) 2008.10.29
같으면서 다른 아시아  (0) 2008.10.28
먹거리에 대한 단상  (3) 2008.10.27
Posted by 윤오순
뭘 쓰려고 해도 잘 안써져서 그냥 날마다 여기에 아무거나 포스팅한 지 딱 일주일 째인데 드디어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너무 빨리 온 건가. 이젠 페이지도 잘 넘어가고 쓰는 데 따른 부담감이 많이 줄었다. 글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쓰는 것 자체가 두려웠는데 결국 쓰니까 문제가 해결되었다. 증상이 같은 분들은 시도해 보시길.

쓸 필요가 없고, 말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분명 써야하고 말해야하는 시대이다. 이왕이면 잘 쓰고, 잘 말해서 내 의도를 잘 전달하고 싶다. 그 뿐이다.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며  (4) 2008.11.12
애착의 최후  (8) 2008.11.08
같으면서 다른 아시아  (0) 2008.10.28
먹거리에 대한 단상  (3) 2008.10.27
디지털 장애인  (2) 2008.10.26
Posted by 윤오순
9월부터 입주가 시작되어 이제 내가 사는 기숙사 8층엔 빈 방이 없다. 非아시아인은 스웨덴에서 온 '얌식이' 하나 뿐이다.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 다음이 한국이다. 중국은 북경, 상해, 홍콩, 심양, 하북 등에서 골고루 왔고, 한국은 강릉에서 국비를 받아 온 학생이 하나 있고, 이슬만 먹을 것 같은 시크릿 걸이 내 라인에 산다. 필리핀,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에서 온 학생들 덕분에 조만간(귀신도 모르는) 아시아 투어를 한번 떠날 계획이다.  

아시아가 아닌 다른 대륙에 가면 나는 아시아 안의 한국인이 아니라 그냥 황인종, 아시아인으로 분류된다. 우리가 베넹, 토고 이런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그냥 아프리칸으로 묶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사실 뜯어보면 별로 같은 게 없는 데도 말이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연수 프로그램으로 간사이에 있을 때 아시아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다. 위에서 언급한 아시아 국가들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인도, 네팔, 미얀마, 중앙아시아에서도 왔으니 왠만한 아시아 국가 사람들은 그때 다 만난 셈이다. 간사이에서는 정해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고, 가끔 파티를 할 때 말고는 두런두런 이야기 나눌 시간을 못 가졌는데(공통 언어인 일본어가 짧았다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 이곳 기숙사는 또 다르다. 부엌을 공동으로 사용하며 오다가다 만날 일이 많아서인지 간사이에 있을 때 보다는 서로의 문화를 알아 갈 기회가 많은 것 같다.

아시아 사람들은 정말 다 밥을 주식으로 먹는다. 반찬이 다르다는 게 좀 신기하지만 말이다. 방글라데시 친구는 할 줄 아는 게 그것 밖에 없어서인지 날마다 닭을 손질하고, 날마다 카레를 만든다. 캄보디아 친구는 날마다 각종 향신료를 넣고 심하게 끓인 탕 비슷한 걸 먹는다. 인도네시아 '지름남(기름요리를 너무 격하게 해서 그렇게 부른다)'은 날마다 튀기고, 날마다 볶는다. 지난 학기 북경에서 온 중국인 여자애는 돼지 귀, 돼지 족발, 이런 것들을 어디서 구하는지 자주 고아먹고 그랬는데 이번 학기에 그런 중국인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난 친구들이 보내 준 김, 수퍼에서 산 김치, 된장찌개, 이런 것들과 함께 밥을 먹는다. 저 친구들 눈에도 내가 신기할까?

반찬만 다른 건 아니다. 칼질이 다 다르다. 도마위에 놓고 썰 때는 왼손으로 칼을 잡느냐, 오른손으로 칼을 잡느냐 그것만 다르지만 사과든 감자든 들고 칼질을 할 때는 칼이 가는 방향과 깎는 모습이 나라마다 다 다르다. 다들 지들이 옳고 다른 나라 칼질은 위험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내가 보기에 '쟤들' 칼질은 너무 아찔한데...

먹는 것만 다른 건 아니다. 돈을 세는 방법도 다르다. 저렇게 해서 돈이 넘어가나 싶게 돈 다발을 잡고 한장한장 넘기는데 볼 수록 재미있다. 역시나 다들 지네들 방법이 옳다고 한다. 한국의 은행 여직원들처럼 돈을 부채로 만들어 세는 나라는 아직까지 못 봤다. 그건 어느나라 기술이지?

아, 음답패설도 다르다. 들으면 그럴듯 한데 아마 그 나라 문화가 반영된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성적 표현과 관련된 바디랭귀지도 다르다. 밥 먹다가 한참 웃었다. 다들 비장의 카드를 꺼내는 것 같아 난 한국이 아닌 에티오피아 이야기를 들려줬다. 동석한 애들도 웃느라 밥을 제대로 못 넘겼다.

이런 것 말고도 많을 테지?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8층에서 만난 친구들을 찾아 아시아 투어를 하고 나면 같으면서 다른 아시아에 관한 에피소드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다.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착의 최후  (8) 2008.11.08
글쓰기 효과  (4) 2008.10.29
먹거리에 대한 단상  (3) 2008.10.27
디지털 장애인  (2) 2008.10.26
책읽기의 효용  (0) 2008.10.25
Posted by 윤오순
먹거리 문제들이 잊을만하면 여기저기서 빵빵 터져주니 이제는 기계를 거쳤다 나오는 음식은 먹기가 찜찜하다. 엄마는 무조건 팍팍 끓여 먹으라는데...이번엔 소시지란다.

해 먹을 줄 아는 것도 없고, 시간없다는 핑계로 작년에는 바깥밥을 많이 먹었다. 한국에서도 늘 그랬기 때문에 바깥밥 먹는 게 내게 그리 낯선 일도 아니었고. 그러다 식사를 기숙사에서 다 해결하는 김상을 만났고, 덩달아 나도 안에서 밥 먹을 일이 잦아졌다. 덕분에 이제는 나에게만 맛있는 레시피도 많이 늘어나서 귀찮아도 가급적 안에서 해 먹으려고 한다.

후쿠다에서 아소로 정권이 교체되기 전 일본 각계는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방송에서도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내보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게 '세계의 독재자'라는 테마의 프로그램이었다. 리비아의 가다피도 나왔던 것 같은데 집중을 해서 본 건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부분이었다.

80년대만해도 쿠바의 식량자급자족률은 40% 정도였단다. 일본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40% 정도. 프로그램에는 안나왔지만 한국은 2002년에 50% 정도였었는데 지금은 20%대로 떨어진 상태다. 그것도 쌀만 그 정도이지 다른 곡물들은 10%도 안된단다. 2008년 현재 쿠바의 식량자급자족률은 70%대에 육박한다. 그것도 전부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단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나도 궁금해졌다.

미국의 경제봉쇄령으로 식량위기에 처했던 쿠바는 리더가 구국의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첫 단계로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들이 있으면 정부는 무상으로 땅을 제공했다. 토지가 전부 국유지인 쿠바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농사가 직업인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월급도 다르게 받았다. 평균 임금의 3~4배 이상 많이 받으니 농사짓는 사람들의 비율은 점점 높아졌다. 땅을 찾아 돈을 찾아 사람들은 시골로 향했고, 젊은 사람들을 시골에 머물게 하기 위해 정부는 각종 문화시설을 마구 지어준다. 영화관, 디스코 클럽 등. 물론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다 공짜다. 도시로 떠나려는 젊은 사람들을 잡아두기 위한 방편이었는데 덕분에 쿠바의 시골에는 10대, 20대들이 넘친다. 도로사정이 형편없고 자동차가 많지 않기 때문에 도시에서 시골로 가기 위해 사람들은 차가 다니는 큰 길로 몰릴 수 밖에 없는데 이 사람들이 차를 세우면 무조건 태워줘야 한단다. 웃기지만 이것도 정부 방침이란다. 수도 아바나에 사는 한 가정을 찾아갔는데 집에서 토끼, 닭, 가금류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키우고 있었다. 고층건물의 옥상도 빈 곳이 없이 푸르다. 유기농법의, 식량자급자족률 70%의 비밀이었다.

우리나라에 카스트로 같은 사람이 나타나면 온국민이 날마다 촛불을 들어야 할 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쿠바 사람들은 유제품을 먹을 때, 소고기를 먹을 때 우리 같은 고민은 안할 것 같아 좀 부럽다. 예전에는 다 안에서 해결했는데 이제는 나라 안에서 해결이 안되니 주변국의 도움을 받는 거 이해한다. 식량자급자족률 20%대라니 이 추세라면 조만간 전부 외국에서 사다 먹어야 될 지도 모르는 상황 아닌가. 근데 너무 안좋은 것 많이 먹어 나중에 시체가 썩지 않을까 그건 좀 걱정된다.

중국 사람들은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 혹은 원가를 낮추기 위해 먹거리에 뭔가를 집어 넣는 경우가 많다는데 일본 이 사람들은 그것도 아니면서 먹거리에 독한 것들을 자주 집어넣는다. 범인을 잡고 나면 그냥 관심 끌고 싶어서, 사회에 불만이 많아서, 뭐 그런 이유들이 많아 허탈하다. 메이드 인 차이나도 메이드 인 저팬도 신뢰가 안가기는 마찬가지지만 먹어야 사니, 달리 수가 있나. 한국 회사에서 만든 된장, 고추장이라고 그동안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원산지 표시를 보니 50% 이상이 중국산이란다. 이 배신감이라니. 아, 엄마가 해준 엄마표 요리들이 그립다.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쓰기 효과  (4) 2008.10.29
같으면서 다른 아시아  (0) 2008.10.28
디지털 장애인  (2) 2008.10.26
책읽기의 효용  (0) 2008.10.25
시(詩)가 주는 위안  (2) 2008.10.24
Posted by 윤오순
짜증이 밀려온다. 누르라는대로 다 눌렀는데도 해답을 못 얻고 끊을 수 밖에 없었던 ARS 같다. 꼭 봐야할 자료인데 소프트웨어가 없어서 못 본단다. 그래서 몇 개의 경로를 거쳐 도착해보니 맥유저에게는 서비스를 안한단다.

한국에 있을 때 맥컴퓨터는 디자이너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었다. 디자인 하는 동생이나 친구 랍쇼, 외수샘이 사용하는 걸 본 적은 있는데 직접 써 본 적은 없다. 디자인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컴인데다 프로그램 호환이 안된다는 얘기에 아예 관심을 뚝 끊었었다.

그런데 지난해 학교에서 영상처리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1년간 맥 컴퓨터를 사용했다. 아니 꼭 사용해야했다. 윈도우에서도 소프트웨어가 없는 건 아니지만 수업방침이 그랬다. 맥이 없는 사람들은 학교에서 사서 빌려주는 시스템이었는데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맥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었다. 쓰다보니 유용한 게 많다는 걸 알았지만 어차피 남의 컴이고 언젠가는 돌려줘야한다는 생각에 파워유저가 되지는 못했다. 그러다 올초 몇년간 잘 쓰던 노트북이 그냥 맛이 가버렸다. 버벅대서 몇 번이나 새로 깔았는데 그 공도 몰라주고 다시는 깨어나지를 않았다. 윈도우와 애플 사이에서 고민했고, 결국 맥 유저로 말을 갈아타게 됐다. 애플에서 대학생들을 무료로 초청해 몇 번의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도 있었다. 고객의 마음이란 이렇게 간사한 것이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맥에는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다 깔려 있어 별로 불편한 점이 없었는데 이제 내 맥이 생기고 나니 소프트웨어를 완비해야하는 부담감이 엄습해왔다. 친구가 알려주는 사이트에서 무료로 다운받아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만 가지고 그간 쭈~욱 사용했었는데 내가 쓰는 용도가 간단하다보니 그다지 문제는 없었다. 가끔 자료파일, 음악파일들에서 문제가 생겼지만 뭐 그러려니 했다. 그거 안 본다고, 안 듣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아예 맥유저가 배제된 채 윈도우유저들만 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의외로 아주 많았다. 아, 그래서 랍쇼가 그런 말을 했구나 싶었다. '한국에서의 맥 유저들은 디지털 장애인'이란 말.

휠체어 이용자들에게 불친절했던 예술의전당은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이용 해야'만'했던 직원 덕분에 슬로프가 마련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맥컴과 윈도우컴의 관계도 그런 거 아닐까 싶다. 맥유저들이 워낙 소수라서 별로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 아닌가 말이다.

선진국의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선진국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예비 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나라이다. 와서 살아보니 일본이 선진국인 이유가 아주 많지만 무엇보다 일본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게 많은 나라다.

평일 아침 6시 30분 NHK 종합TV에서는 체조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수십년도 더 된 프로그램인데다 유익하기까지 해서 세계 방송 프로그램들 콘테스트에서 올해 상도 받은 것 같다. 딱 10분짜리 방송인데 보다보면 초등학교(나 때는 국민학교였다) 때 국민체조가 생각난다. 아마 우리가 이 체조를 따라하지 않았나 싶은데 음악도 분위기가 비슷하고 동작도 비슷한 게 많다. 방송에서는 3가지 서로 다른 자세에서 체조를 할 수 있게 보여주는데 서서 할 수 있는 체조, 의자에 앉아서 하는 체조, 누워서 하는 체조가 그것이다. 에어로빅 프로든, 요가 프로든 시범을 보이는 사람들 동작은 언제나 똑같았던 것 같은데 이 체조방송에서는 대각선으로 자리를 잡은 세 사람이 서로 다른 자세로 체조시범을 보여준다. 내겐 참으로 신선한 광경이었다. 다리가 불편한 사람도 있을 테고,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 자세에 맞는 체조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이너가 아닌 일반인 맥유저가 많은 일본에서는 맥을 쓰기 때문에 특별히 불편하다는 얘기를 못 들어 덜컥 맥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한국의 맥유저들에게 미리 상담을 좀 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팅 하다보니 짜증은 좀 가라앉았지만 보고 싶은 '그' 자료를 볼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여전히 아쉽다. 능력횽들이 빨랑 나타나 맥유저와 윈도우유저들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그날이 어서 왔으면 하는 게 지금 내 심정이다.

'채널24: 일본 > 일본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같으면서 다른 아시아  (0) 2008.10.28
먹거리에 대한 단상  (3) 2008.10.27
책읽기의 효용  (0) 2008.10.25
시(詩)가 주는 위안  (2) 2008.10.24
글쓰기 연습  (0) 2008.10.23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