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블로그 한바퀴 돌고 오는데 요즘 다들 트위터 하느라 여유가 없는지 저처럼 방치해놓은 블로그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제대로 자극받아 오늘 오랜만에 업데이트 합니다. 

얼마 전 제가 사는 엑시터에서 차로 한시간 반정도 거리에 있는 Paignton Zoo에 다녀왔습니다. 학부생들 현지조사연습 수업에 보조로 따라가게 되었는데 교수님이 애들 신경쓰지말고 동물원 구경 실컷 하라고 해서 정말 실컷 하고 왔습니다. 늘 학교 안에서만 꼼지락대다가 오랜만에 그것도 밖에서 계획에도 없던 행군을 한 탓인지 다음날 입술이 다 부르텄더라고요. 

동물원이 처음 만들어진 나라는 독일이지만 일반인들에게 동물원이 처음 공개된 곳도, '동물원(zoo)'이라는 말이 유래한 곳도 영국이라는 사실 아시는지요. 자, 그럼 영국동물원 사진 나갑니다.


 동물원 입구 모습입니다.

표지판들이 아주 인상적이라서 많이 찍었는데 다는 못 올리고 맛보기로 한장 올립니다.

홍학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처음 보는 거라서요. 동물원 안의 숲도 울창하고 전반적으로 축축한 분위기가 아마존 정글이 이렇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부엉이 정면 사진을 찍은 것 같은데 다시 찾아보니 안 보이네요.

사자를 찍을 생각은 없었는데 하품을 '쩌억'하는 장면이 나름 멋지더라고요. 또 한번 해줄까 계속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다시 안 보여주더라고요. 포기했죠.

호랑이, 다들 잘 아시죠? ^^ 실제로 보니 사이즈가 큰 고양이 같더군요. 어디가 고향인지 메모를 한 것 같은데 못 찾겠네요.

관람열차가 다니는 레일입니다.


요게 관람열차입니다.

원숭이는 종류가 너무 많아 뭐가뭔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요건 동아프리카에서 온 원숭이.

살짝 보이는 엉덩이 정말 빨갛죠? 이를 잡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한국 동물원에는 대개 귀가 작은 아시아산 코끼리가 많을 겁니다. 요건 귀가 넓고 큰 아프리카산 코끼리.


내 친구가 좋아하는 기린들. 어디서 왔는지 까먹었습니다.


사람들이 동물들을 구경하는 밖은 친동물적인 환경인데 사람들이 떠난 후 기린들, 코끼리들은 이런 곳으로 돌아와 지낸다고 하네요. 마음이 아프죠? 

낙타, 물론 있더라고요. 아주 찐한 장면 연출중입니다. 그 이후 사진도 있는데 19금입니다.

저 멀리 쿠바에서 온 악어입니다. 영국내 쿠바산 악어가 있는 곳은 이 동물원 뿐이라네요.

자이언트 거북이들. 등에 상처가 났는데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여러 마리가 숨도 안쉬는 것처럼하고 저렇게 모여 있는데 살아있는 동물이란 생각이 안 들더군요.

꼬리 펼때까지 기다리다 결국 포기했습니다. 펴려고 폼만 잡으면 사람들 환호성이 들려서 그런지 꼬리를 활짝 편 모습은 끝까지 안 보여주더라고요.

동물원이 무지 넓었는데 안내표지판을 쉽게 만들어놔서 헷갈릴 일이 없었습니다. 

요런 식으로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었습니다. 더 궁금하신 분들은 간판 아래 적힌 사이트에 들어가 보세요.

비가 살짝 내렸는데 산책하기 딱 좋았습니다. 아이들한테 인기있는 구역 몇 군데 말고는 전부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이게 애들한테 왜 인기가 있죠? 내 친구 아들도 좋아하는 것 같던데. 만화 주인공인가요?

이렇게  지칠 정도로 빨빨대고 열심히 다녔는데 전부 구경은 못했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동물들이 많아 신기해하며 호기심천국 소녀처럼 여기저기 부지런히 돌아다니긴 했지만 인간이 참 잔인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야성'을 인위적으로 제거한 야생동물 천국에서 야성을 즐기다 온 사람으로서 느낀 일종의 죄책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블로그 시작하고 이렇게 많은 사진을 올려보긴 처음입니다. 겨울 내내 방치했던 블로그인데도 매일 꾸준히 오셨던 스물 몇 분을 위해 오늘 기꺼이 시간냈습니다.  그 분들이 누구인지 몹시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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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다음은 어떤 기자가 서울의 한 식당을 소개하는 대목인데 읽다가 어이가 없어 여기에 적는다.
사진작가 출신의 젊은 주인이 여자 친구인 셰프와 함께 꾸려가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다. 테라스에서 즐기는 이탤리언 런치와 디너는 로맨틱하면서도 정겹다. 이곳 역시 패션 피플들의 아지트로, 서울의 트렌드세터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추천 메뉴는 아라비아타 파스타와 안초비 오일 파스타.
나도 글을 쓰다 혹은 대화를 하다 적절한 한국어가 생각안나 대충 넘어갈 때가 있긴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너무 까칠한 건가. 우리말로 바꾸면 촌스러울까봐 그런건지 아니면 적절한 우리말 표현을 몰라 바꿀 수가 없어서 그런 건지 내 잘 모르겠지만 기자가 게으른 사람인 건 확실하다. 

이 식당 가고 싶은가요?  

내 엄마한테는 아무래도 소개하기 힘든 식당이다.
Posted by 윤오순
이제 슬슬 에티오피아 갈 준비를 해야한다. 한국에서 간 적도 있고, 일본에서 간 적도 있는데 영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서는 주변에 에티오피아 가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이 없어 혼자 다 알아봐야해서 엄청 스트레스가 많았다. 인터넷을 찾아도 에티오피아 여행갔다 온 사람들 정보가 거의 없어 결국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거기에 있는 자료를 참고해야했다. 가기 전에 이런저런 주사를 많이 맞아야 했는데 무조건 출발 열흘 전에만 맞으면 되는 줄 알고 국립의료원에 갔더니 그게 아니었다. 시간이 없어 한꺼번에 맞으라는 주사를 다 맞았더니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 되어버렸다. 의사가 주사 맞은 후 30분 정도 기다렸다 집에 가라고 해서 처음에 왜 그러나 했더니 간혹 쇼크 때문에 쓰러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란다. 나도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주사를 맞은 후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는 줄 알았다. 집에 와서도 그날 저녁 제대로 잠을 못 잤다. 황열병 같은 건 한번 맞으면 10년은 다시 안 맞아도 되는데 다른 주사들은 유효기간이 어떤 건 3년, 어떤 건 5년 제각각이라서 그런 것도 다 확인해 유효기간 넘은 건 다시 맞아야 한다. 참고로 말라리아는 주사가 아니라 알약을 복용해야한다.

일본에서 갈 때는 예방접종과 관련해 따로 문제될 게 없었다. 대부분 유효기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내가 관광객 신분이 아니고 연구자 신분으로 에티오피아에 가는 거라서 연구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가 아주 복잡했다. 지도교수가 아프리카 지역연구 전문가라서 이런저런 현지조사 팁을 개인적으로 얻긴 했지만 아쉽기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였다.

영국으로 유학와서 생활환경에 관해서는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여전히 많지만 내가 공부하는 지리학과의 연구지원 시스템은 아주 훌륭하다고 자부한다. 엑시터에 도착하자마자 난 내가 당장 살 방도 못 구한 처지였지만 내가 공부할 연구실에는 책상과 컴퓨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현지조사 부분도 항공권 구입에서부터 비자, 예방접종 등 개발도상국, 특히 아프리카로 떠나는 연구자들을 위해 필요한 준비과정을 학교에서 전부 도와주고 있다. 과거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경영하면서 영국이 체득한 노하우들이 이렇게 학문분야에서 빛을 보는 것일 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부럽다. 우리나라는 언제 이런 시스템 속에서 지역연구하는 학생들이 편하게 현지조사 준비를 할 수 있을지...지도교수도 여기저기 필요한 레터를 벌써 몇 장이나 작성했는지 모른다. 현지조사하면서 인터뷰에 필요한 레터들, 비자서류에 필요한 레터들, 연구허가를 위해 필요한 레터들 등등. 짜증낼 만도 한데 전혀 그런 내색없이 언제든 필요하면 얘기하라고 해서 부탁은 하고 있는데 미안하기 짝이없다. 나를 만나는 지도교수들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일본에서 공부할 때 내 지도교수도 매 학기 나를 위해 써야하는 추천서가 무지하게 많았다. 당시 내가 꾸던 꿈 중에 하나가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보증할 필요없이 내가 나 스스로를 보증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 꿈이 아직도 실현이 안된 것이다.

한국에서 맞았던 주사들 중 황열병 빼고는 전부 유효기간이 지나 요즘 계속 주사를 맞고 있다. 현지조사 떠나기 몇달 전부터 상담을 하라고 한 덕분에 시간상으로 넉넉한 상태지만, 여기서는 학생의 시간이 빠듯하더라도 위험하기 때문에 한번에 주사를 다 놔주지는 않는단다. 한국에서 한번에 다 맞았다고 했더니 아주 깜짝 놀란다. 가기 전에 맞아야 할 주사 중에는 한번에 끝나는 주사도 있고, 3주에 걸쳐 나눠 맞는 주사도  있는데 맞을 때도 너무 아프고 맞고 나서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간염 A와 간염 B 주사는 아주 끝장이다. 맞을 때 근육이 끊어지는 것 같고, 주사 맞은 날은 온 종일 기운이 없다. 몇년에 한번씩 맞기 망정이지 갈 때마다 맞는 거라면 아, 정말 못할 짓이다. 주사 맞으면서 다음에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아무 준비없이 비행기 티켓만 끊으면 되는 나라로 연구지역을 바꿀까, 그런 생각을 했다.

현재 에티오피아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솔직하게 난 그다지 에티오피아에 대한 애정이 없다.  지금 연구하는 주제인 에티오피아에서의 커피 투어리즘이 재미있어 계속 공부하고 있을 뿐이지 이 나라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안타깝고, 어떻게든 도왔으면 좋겠고, 뭐 그런 가슴 절절한 이유들이 잘 안생긴다. 그 때문인지 에티오피아에 대해 마치 전생에 거기서 살다가 온 사람처럼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며, 내가 도와주지않으면 에티오피아가 곧 멸망이라도 할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속내가 궁금하긴 하다. 진정성이 의심갈 때도 있고. 일본에서 에티오피아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지 않나. 

난 아직도 에티오피아에 가면 그들의 주식인 인제라를 손으로 먹는 거에 주저한다. 친한 일본인 연구자는 내가 인제라 앞에서 고뇌할 때 늘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그러는데 나도 나를 잘 이해 못하겠다. 어쩌면 그건 그 문화안에 나를 완전히 던지지 못했다는 증거이면서, 내가 결코 에티오피아 지역전문가가 될 수 없는 이유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식민지를 겪지 않은 나라라서 역사가 쉬지않고 흘러왔으며, 우리 기준으로 생각하면 독특하다고 할 만한 것들이 많은 나라라서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재미있다. 그리고 커피 투어리즘이라는 테마는 파도파도 계속 재미있는 게 나와서 도저히 멈추지를 못할 지경이다. 

난 처음부터 에티오피아를 가난한 나라니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평등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관점은 에티오피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를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잘 산다고 사대할 필요도 없고, 우리보다 가난하다고 우습게 볼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 관점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도 헤어지는데, 나처럼 대상에 대한 애정도 없이 하는 공부가 언제까지 지속 될 지 지금은 잘 모르겠다. "아, 에티오피아 지겹다. 이제 그만 할랜다." 이럴 날이 오지말라는 법도 없지 않나. 그래도 당분간은 에티오피아에 대해 계속 공부를 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난 언제나 재미있는 것만 찾아 그걸 아주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는데 현재까지는 에티오피아에 대한 공부가 굉장히 재미있다. 현지에 가려면 아픈 주사도 여러 대 맞아야 하고, 준비할 게 아주 복잡한 나라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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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학교 캠퍼스 외곽의 보호림 안에 작은 호수가 있다. 이곳에 가면 물오리도, 청둥오리도 볼 수 있다. 오리들은 물 안에서만 노는 게 아니라 물 밖으로 나올 때도 있는데 이들 주변에 작은 새 한마리가 자주 동행한다. 새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온 몸이 까맣고 주황빛깔의 부리를 가졌다. 크기는  우리나라 참새보다 조금 크다. 오리들 사이에 섞여 걷는 모습을 보면 오리떼들에 치여 죽는 것 아닌가 불안할 정도로 작다. 용케 죽지않고 내가 그곳을 지날 때마다 보여서 '철학하는 새'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 새가 걷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도 나고, 꼭 사색에 잠긴 것 같아서이다. 날씨가 추운 데다 감기까지 걸려 한동안 철학하는 새 구경을 못했다.
 
오늘 오전에 지도교수와 면담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길가에 위치한 건물 뒷쪽에서 갑자기 철학하는 새와 같은 종류의 새가 아주 낮은 속도로 날아 내려오는 게 보였다. 내가 아는 철학하는 새가 아닐 지도 모르지만 경쾌하게 나는 새의 모습을 보니  왠지 반가웠다. 그러다 새가 자세를 낮추는 게 보여 먹잇감을 발견해 땅에 착지를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그냥  2차선 도로를 건너려던 것이었다. 그 순간 도로바닥에서 한 30cm 정도 떴나 싶은 이 새를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던 빨간색 BMW가 치고 지나갔다. 나도 새에 팔려 달려오는 차를 못 봤는데 이 새도 다른 것에 팔려 정신이 없었나 보다. '퍽'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래도 이미 날아올랐겠지 하고 떠나는 차를 바라보는데 바닥에 몸이 뒤집힌 새가 보였다. 갑자기 내 마음이 '쿵'하고 내려 앉았다. 정말 아주 깜짝하는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새를 어떻게하지도 못하고 그냥 그 자리를 떠나오는데 아직도 마음이 무겁다. 영국애들은 왜그리 차를 험하게 모는 지 모르겠고, 왜 새는 산에서 살지 않고 사람이 다니는 도로까지 내려와 그 변을 당했는지, 할 수 있다면 그 짧은 순간을 살짝만 뒤로 돌려놓고싶은 심정이었다. 아무래도 마음이 안 편해 내일은 보호림쪽 호수주변을 한번 둘러봐야할 것 같다.

*이 글 다 쓰고 구글링 해보니 영국에 아주 흔한 새로 새 이름이  그냥 검은새(blackbird)라고 한다.    
  사진출처: http://www.food4wildbirds.co.uk/blackbird.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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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지난 연말이었다. 어떤 기자가 몇 년전 내가 서울신문에 기획기사로 연재했던 같은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부러 그랬을 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누가 그 기자한테 내가 모~옵시 흥분하고 있다는 소리를 했는지 연락이 왔다. 제목은 저작권에 걸리지 않지 않느냐,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홍보에 협조해 달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다. 문제는 내가 잘 아는 기자라는 사실이었다. 

우울하게 연말을 보냈으니 새해는 희망차게 맞이할 줄 알았다. 병원에 입원할만큼 심하게 감기에 걸려 지금도 고생 중이다. 약을 먹어도 안듣고 근육은 물론 뼈까지 다 아파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어제 같은 과 한국인 동기가 안부전화를 했다. 아주 죽겠다고 했더니 오후에 잠깐 들른다고 해서 그러는 줄 알았다. 매운 게 땡겨 저녁은 태국식당에 가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저녁에 동기가 정말 집앞까지 찾아왔다. 주차장에 있으니 나오라고 해서 갔는데 커다란 봉투를 하나 줬다. 내가 뭐냐고 했더니 다 먹을 거라고 했다. 방에 들어와 열어보니 감동의 도가니였다. 마누라를 어떻게 구워삶았길래 아래와 같은 음식들을 준비할 수 있는지 원.  다 한국음식이었다. 


큰 통에 들어있는 건 소고기 육개장. 아무래도 잘 못 챙겨먹어 면역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하더니 저걸 가져왔다. 김치에 소복하게 뿌린 참깨를 보고 웃음이 나왔다. 지난 여름에도 김치 담았는데 한번 먹어보라고 금방 한 따뜻한 밥이랑 저렇게 김치를 싸가지고 온 적이 있었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저녁에 저걸 혼자 먹는데  눈물이 자꾸 났다.  그러면서 나도 문득 마누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말에 엄마한테 전화할 때 좀 알아보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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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도쿄에서 공부할때 사람들이 그랬다. 도쿄는 눈이 잘 안온다고.  그런데 기상이변 때문인지 내가 있는 동안 겨울에 눈이 많이 왔었다. 엑시터도 마찬가지다. 눈이 안오는 동네라고 그랬는데 작년에도 눈이 적지않게 왔고, 올해도 이 정도면 남부럽지않다. 기온까지 뚝 떨어져 눈이 잘 녹지 않아 며칠전까지만해도 큰길까지 나가려면 눈이 없는 길을 찾아 빙둘러 다녀야했다.  핑계김에 방안에만 있었는데 오늘 나가보니 왠만한 곳은 거의 다 녹아 있었다. 그런데 비가 내리고 있어 내일은 길이 많이 위험할 것도 같다. 눈이 많이 와도 큰길 말고는 눈을 치우지않아 눈이 그대로 쌓여있다.  도로에만 염화칼슘을 뿌리고 인도는 그대로 나둬서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사진은 눈이 살짝 왔을 때 부엌에서 바라본 기숙사 바깥 풍경이다.

이 사진은 같은 날 수퍼 가면서 찍었다. 요 때만해도 눈이 와서 좋다고 그랬는데...

그리고 며칠 후 이렇게 눈이 많이 내렸다. 부엌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기숙사에서 연구실에 가려면 굳이 이 길로 갈 필요가 없는데 눈이 많이 쌓여 빙 둘러가다가 찍은 사진이다. 

눈이 살짝 올 때는 좋았는데 너무 많이 오니 귀찮은 일들이 많다. 일본 오카상이 EMS로 보낸 소포가 사라져 그걸 찾느라 일주일 넘게 학교 온 건물을 뒤져야했다.  선진국간의 거래인데도 눈이 와 시스템이 확 엉켜버리니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전혀 엉뚱한 건물에서 내 소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학준비에 관한 이야기 올린다고 폼잡았는데 바빠 그 다음편을 올리지 못했다. 일단 발등에 떨어진 불 먼저 끄고. 들어온 김에 새해인사 미리 남겨야 할 것 같다. 

이곳에 오는 모든 분들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희망차고 복된 새해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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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자료 검색하다가 우연히 유학관련 사이트를 찾아가게 됐다. 내친김에 눈에 띄는 질문들, 답변들 읽다보니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새삼 깨달았다. 나도 저 시절이 있었지, 하면서...가끔 우울할 때 이곳에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사람들, 공부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 생각하면서 혼자 위로받고는 했었다. 남부럽지 않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라 늘 시간에 쫓기는 기분으로 살고 있는데 아직 학교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외국어점수는 어떻게 높여야 하는지, 생활비는 어느 정도 계산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 글 읽다보니 난 저 사람들보다 한참 많이 왔구나 싶은, 상대적 만족감까지 느끼게 되었다. 이제 스무살 초반인 사람들이라면 몇년을 고민하다 와도 나보다 훨씬 젊은 나이에 공부를 끝낼 수 있는 사람들일텐데 말이다.  

아주 가끔 유학관련 문의가 개인메일로 온다. 이불 싸가야 하나요, 이런 식의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변도 수월한데 이 유학은 제 미래가 걸린 문제이니 좀 도와달라는 메일은 뭘 어떻게 도와줘야할지 모르니 답변도 줄 수가 없다.

그간 세 나라 유학을 준비해봤는데 첫번째 유학지인 중국은 특별히 준비랄 것도 없었다. 유학원에 수속은 부탁했고, 난 돈이랑 짐만 챙기면 되는 거저먹는 유학이었다. 물론 가기 전에 언어 공부도 해야 하고, 그 나라 사정에 대한 공부도 해두어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가는 바람에 초반에 고생을 아주 많이 했다. 그래도 학위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고, 중국이 지금처럼 잘 사는 나라가 아닌, 조금은 남루한 상황이었던 터라 유학간 나라에 대한 열등감없는 유학생활을 했다. 모든게 내겐 새로운 것이라 온몸을 다 열어두고 스폰지처럼 빨아들인다는 생각을 했던 유학생활이기도 했다.

내가 했던 유학이 전부 우연에 의해 결정이 된 것이지만 일본 유학도 마찬가지였다. 딱 한달만 일본에서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주 오래, 10년도 넘게 했었는데 영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일본국제교류기금 프로그램을 알게돼 일본에서 8개월간 공짜 유학을 하게 되었다. 준비라면 신청서 작성인데 이 유학 덕분에 아카데믹한 생활에서 서류, 즉 신청서 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되었다. 8개월간 일본에서 지내면서 일본이 좋아졌고, 일본에서 좀더 공부하고 싶어졌다. 혼자서 선생님도 찾아보고, 학교도 찾아보고, 전공도 찾아보고 그렇게 찾은 딱 한곳을 지원해 떡하니 붙었고, 지원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준비하지 않은 덕분에 유학초에 자살을 생각할만큼 개고생을 했다. 그때 확실히 깨달은 게 적어도 6개월 정도 까먹을 돈은 준비해서 유학을 시작해야겠다는 것이고, 새로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꼭 전하고픈 이야기다. 국립대에에 장학금이 많다는 소문도 들은 터라 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순진한 생각을 했는데 돈을 주는 사람들이 나를 평가할만한 시간을 주어야 하지 않겠나. 그게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 것 같다. 국비장학생으로 일본유학 가는 사람들은 해당사항이 없지만 나이가 많아 아예 지원자격이 안되는 나 같은 사람들, 혹은 갑자기 유학이 결정되어 돈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이 유학을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일이다.

그리고 영국. 이 블로그에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간본다는 기분으로 영국학교를 알아보다 덜컥 인연이 만들어져 3년간의 일본유학생활을 정리하고 이곳, 영국에 오게 되었다. 선생님도, 전공도, 학교도 혼자 알아봤고, 혼자 준비해서 왔다. 다행스럽게 지금까지는 내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 언어연수나 학부 유학이 아닌 이상 대학원은 좀더 목표가 분명한 유학일 텐데 이런 유학을 유학원에 맡겨서 온다는 게 내 상식으로는 좀 이해가 안되지만 그런 사람들을 의외로 많이 만났다. 내가 할 공부가 무엇인지, 공부할 곳은 어떤 곳인지, 지도교수가 어떤 분인지에 대해 나보다 유학원이 더 많이 안다면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 알아보고 잘난척하며 와도 생각했던 것과 다른 선생님, 다른 환경이라서 실망하고 후회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설사 운에 맡기고 왔다가 좋은 선생님, 좋은 환경을 만나면 다행인데 그게 그리 쉬운 일인가. 영국은 유학생활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유학총평은 유보하련다.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이 없었는데 쓰다보니 길어져서 정작 교수를 어떻게 찾고, 어떻게 컨택하고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못했다. 그건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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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이번 학기 내가 사는 층에 두명의 태국 여학생이 입주했다. 항상 밥도 같이 먹고 시장도 같이 보러 다니고 학교도 같이 간다. 피부 나빠진다고 인스턴트 음식은 절대 안 먹고 늘 저녁엔 다음날 먹을 음식을 준비한다. 아침엔 둘 중에 하나가 먼저 음식을 준비하고 다 먹은 후에는 음식을 준비하지 않은 학생이 설겆이를 한다. 하도 사이가 좋아보여 친해진지 얼마나 되었느냐고 했더니 고등학교때부터 단짝으로 서로 친구가 된지 10년 넘었단다. 둘다 한국문화, 한국음식에 관심이 많아 내가 뭘 만들고 있으면 재료도 물어보고, 요리 이름도 물어보고, 만드는 방법도 물어본다. 그리고 내일은 우리도 재료를 사서 네가 만드는 음식을 해먹겠다고 그런다. 문제는 만드는 방법이다. 나도 내 엄마의 요리습관을 그대로 이어받아 대충 감으로 요리를 하곤 하는데 물분량, 양념분량 뭐 이런걸 물어보면 난감하다. 

일본에 있을 때 일본인 집을 방문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인상적이었던 게 집집마다 요리를 위한 계량도구들, 그리고 알람시계가 부엌에 비치되어 있었던 일이다. 내가 잘 가는 기노시타씨네 부엌에도 있었고, 아르바이트를 했었던 지체장애자 와타나베씨네, 츠쿠미시의 세키씨네, 미야기현 쿠리하라의 내가 방문한 집 부엌에 모두 그 두가지가 있었다. 그리고 요리할 때 다들 그 두가지를 사용했다. 

그 덕분에 일본은 한국요리 표준을 쉽게 정했는지 모르겠다. 한국은 같은 음식이라도 식당마다 음식맛이 다 다른데 일본의 한국음식 취급하는 곳은 대부분 비슷한 맛, 비슷한 모양의 한국 음식을 내놓는다. 기노시타씨한테 비빔밥을 해먹자고 한 날 대충 생각나는 재료를 사가지고 집에 갔는데 아주머니가 빠진 재료가 있다면서 수퍼에서 몇가지를 더 사오셨다. 일본 사람들은 한국의 비빔밥, 부침개를 자기들이 정한 재료, 정한 분량, 정한 시간으로 만들어 먹고 있었다. 일본인들에게 있어 비빔밥은 정해진 나물에, 달걀은 노른자가 그릇 한 가운데 꼭 있어야 한다.  아마 처음 그걸 배워서 알린 사람들이 그렇게 만든걸 다들 규칙으로 알고 따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유로 음식점마다 비슷한 맛의 비슷한 한국음식이 나오고 있는 게 아닐까.

우리는 늘 원조만 부르짖고, 그런 걸 표준화 하는데 아주 인색하다. 어차피 날고 뛰어도 결국 우리 거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막걸리, 고추장, 된장, 김치, 비빔밥 이런 표준이 곧 일본 혹은 중국에서 나와 세계인의 식탁에 오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곳 오리엔탈 숍에서 산 한국어 붙은 쌀, 장류 들이 사실 전부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부도 그렇고, 관계기관도 그렇고 참으로 느긋하다.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 아시아권,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의 중앙 아시아권에서 한국어 열풍이 아주 뜨겁다는 내용의 기사를 심심찮게 보고 있다. 한국 드라마, 한국 영화, 그곳에 나가 있는 한국 기업들, 그곳에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 등이 한국문화 붐에 견인차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한국어시험을 보려는 젊은이들을 위해 동네 주민들이 돈을 걷어 보탠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한국어시험 표준은 우리 정부가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토익, 토플 못 믿겠다고 텝스라는 시험을 만들지 않았나. 대한민국이 만든 한국어시험 표준 못 믿겠다고 '우리' 조선족을 위한다며 중국이 또 나서지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미국에서 중국인들이 중국문화 홍보를 한다면서 우리나라 드라마 '대장금' 등을 홍보영상으로 상영하며 지금 여러 도시를 순회중이란다. 한국은 중국이랑 일본 사이에서 늘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고 재주만 부리다 세월 보내는 거 아닌지 원....

*사진출처: http://food.dcinside.com/food_sub02_list.php?contents_no=45&c_cate_no=7
  


Posted by 윤오순

좀전에 트위터 로그인했다가 기적을 만든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나 엄청난 감동의 세례를 받았다. 

'옥터버 스카이 (October Sky, 10월의 하늘)'란 영화가 있다. 1957년 10월의 어느 날, 미국 탄광촌의 한 소년이 소련에서 쏘아올린 인공위성에 관한 뉴스를 보게 된다. 그 후 소년은 과학자의 꿈을 키우게 되고, 수많은 난관을 겪지만 마침내 NASA의 유명한 과학자가 된다는 뭐 대충 이런 스토리의 영화다.

그리고 2010년 10월 어느 날(정확히 10월 30일)의 대한민국. 영화 속의 소년과 같은 꿈을 이 땅의 청소년들도 이어가길 바라면서 한 과학자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 트위터 아이디 @jsjeong3) 가 일명 '10월의 하늘' 프로젝트 (과학자의 작은 도시 강연 기부행사)를 트위터에 제안했다고 한다. 정재승 교수가 제안한 이 기부행사에 동참한 분들이 의외로 많았고, 한국시간으로 오늘, 전국의 작은 도서관들에서 이 행사가 진행되었었나 보다. 행사에 직접 참여했던 분들이 '10월의 하늘 '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서 그 내용들을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대단한 한국인들이다.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일들을 해 나갔으면 좋겠다.  


Posted by 윤오순

한국의 찜질방, 일본의 온천이 그리운 시절이다. 아침 저녁으로 많이 추워졌다. 햇살이 있을 때는 괜찮은데 바람이라도 불면 가볍게 산책하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다. 사진은 엑시터에 와서 작년 이맘때 찍은 사진이다. 곳곳에 푸른색이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굴러다니는 낙엽들이 곧 겨울을 재촉하고 있다. 

그 사이 여기저기에 제출할 것도 많았고, 국제학술대회 같은데 참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박사 2년차에다 학교에서 받는 장학금 때문에 학기 초에는 신입생 대상 워크숍에도 참여해야했고, 취업준비생들 모의면접하는데 가서 조언도 해줘야했다.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왜그리 많은지 영국대학 와서 받은 이런저런 증명서만 수십장은 되는 것 같다. 

어쨌거나 이제, 내가, 바야흐로,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게 실감난다. 말 함부로 할게 아니라는데 나한테 해당되는 소리 같다. 방에 혼자 처박혀 해야하는 일은 절대 안 할 거고 그런 일은 관심조차 없다고 노래를 불렀었는데 그런 일에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중인 지금의 나를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온다. 미국의 지인은 이렇게 사는 내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던데 사실 그 정도는 아니다. 이런 생활에 익숙해져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펀딩을 제대로 받아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면 이 생활, 그리 나쁘지 않다.

이제 2년만 있으면 또 밥벌이를 찾아 어딘가로 떠나야 하는데 사실 벌써부터 걱정이다. 나이도 많고, 가방끈도 긴 데다 결혼안해 성격도 나쁠 것 같은 나를 한국의 어떤 조직에서 돈을 주고 데려가려 할까.  '인디펜던트 리서처 independent researcher'라고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연구를 하는 사람들을 더러 만났지만 '인디' 붙은 일 중에 어디 쉬운 일이 있나. 어쨌거나 뭘로 밥벌이하며 지낼까, 생각하면 불안해지기도 한다.  내가 지금 하는 커피 투어리즘 연구를 좋아하는 영국이나 유럽의 대학, 연구소 혹은 개발관련 기관에 남거나, 아니면 커피 생산국의 정부 부처나 국제기구 같은데 가는 방법이 최선일 텐데 그러면 아무때나 김치찌개, 콩나물국밥을 먹을 수 있는 생활과는 또 멀어져야 한다.  가족들과 친구들은 또 내 끼니 걱정에 소포꾸러미를 싸들고 우체국에 가야할 지도 모르겠고. 게다가 지금 사용할 수 있는 언어를 써먹을 수 있는 곳이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고 또 새로 말을 배워야하는 곳이면 그것도 골치아픈 노릇이다.  언제 밥벌이 걱정 안하면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 수 있으려나. 다른 사람들은 참 쉽게도 찾는 것 같은데 난 10년이 넘게 이나라저나라를 헤매고 있는데도 아직 그 답을 못 찾았다. 지금 하는 이 연구가 내 밥벌이가 되면 딱 좋으련만...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