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는 요리블로그가 아닌데 음식관련 내용이 올라가면 조회수가 늘어날 때가 많다. 참 신기하다. 게을러서 음식 사진도 없이 텍스트만 쭉 올리고 마는데 검색어 타고 들어왔다가 실망하고 돌아간 분들 많을 듯.
새해가 시작되고 보름이 훌쩍 지났는데 이제야 새해가 밝았구나 싶다. 내 생체시계는 음력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닐까.
요즘 잠들기 전 내가 옛날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고 있다. 불 꺼놓고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아이패드 덕분이다. 땡큐, 잡스 횽님!! 킨들 자체는 영 불편해 요즘 전혀 사용을 안하지만 킨들판으로 구입한 책들은 아이패드에서도 읽을 수 있다. 책 표지 넘기다가 어린왕자를 다시 읽었다. 영어 버전은 킨들판을 가지고 있다. 어린왕자는 언제 읽어도 감동이 밀려오는 내 인생의 고전 중의 고전이다. 어린왕자의 삽화를 다시 꼼꼼하게 들여다보면서 생텍쥐페리는 정말 천재라는 생각을 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 불어, 타이어, 그리고 암하릭어 버전의 어린왕자를 가지고 있는데 삽화들은 다 똑같고 글자들만 다르다.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일본어는 버전이 두가지인데 하나는 어린 왕자고(小さな王子さま), 또 하나는 별의 왕자님(星の王子さま). 내가 가지고 있는 건 후자. 한국어판 어린왕자는 작고하신 김현 선생이 번역한 걸 읽었는데 김현 판본을 김화영 교수가 손을 대 최근 재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본의 하코네에 가면 어린왕자 박물관이 있는데 이곳에 가면 전세계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어린왕자를 만날 수가 있다. 그리스의 크레타에 갔을 때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보면서 우리나라는 어떤 작가가 이런 대접을 받고 있나 생각했었다.
작년 가을부터 말기암으로 투병 중인 사람들의 수기를 일부러 찾아 많이 읽고 있는데, 그제는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다시 읽었다. 책 읽으면서 죽음 앞에서의 내 자세, 그리고 난 모리 선생님 같은 스승을 가졌나 곰곰히 생각해봤다. 미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스티븐 킹의 <on writing (한국어로는 '유혹하는 글쓰기'로 번역출간)> 을 읽으니 모리 선생님 앞에서 노래를 했던 아내와 이미 이혼을 해버렸다. 앞날을 알 수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이라지만....<on writing>은 아직 절반이 남아 어떻게 마무리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 엄마가 "네 이야기를 쓰라"는 얘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주말에 마무리 해야지.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제법 잘 나가던 사람이 네팔에 우연히 갔다가 그곳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 짓는 일을 하게 되었다는 책 소개를 보고 킨들판을 구입했다. 다운로드 하자마자 목차만 보려고 했는데 다섯 챕터를 읽고 말았다. 아버지와 네팔에 도착해 책을 나눠주는 데까지 읽었는데 오늘 저녁 마무리해야지. 한국에는 <히말라야 도서관>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것 같다. 다 읽고 분명 감동하겠지만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 한가지는 기부도 내 힘으로 해야한다는 것. 내 힘으로 기부하고 싶을 때 기부하려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것. 한가지 생각이 아니라 두가지 생각이었군.
우유가 떨어져 두유를 부어 커피를 만들어봤다. 맛이 어떨까 만들기 전 검색을 해봤는데 두유라떼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라떼가 우유를 의미하는데 두유라떼는 말이 안되는 소리. 맛은 의외로 괜찮았다. 이렇게 남아있는 재료들로 실험한 음식 중 성공한 것들이 몇가지 있는데 시간되는 분들은 시도해 보시기를. 카보나라 파스타 만들 때 작은 멸치를 넣었더니 아주 색다른 맛이 난다. 된장찌개 끓일 때 마른 삼 몇 조각을 넣었는데 이것도 별미. 더 있는데 지금은 생각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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