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1.17 이런저런 생각들
  2. 2009.08.15 어린왕자 박물관 6
  3. 2007.04.19 북리뷰-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내 블로그는 요리블로그가 아닌데 음식관련 내용이 올라가면 조회수가 늘어날 때가 많다. 참 신기하다. 게을러서 음식 사진도 없이 텍스트만 쭉 올리고 마는데 검색어 타고 들어왔다가 실망하고 돌아간 분들 많을 듯. 


새해가 시작되고 보름이 훌쩍 지났는데 이제야 새해가 밝았구나 싶다. 내 생체시계는 음력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닐까.


요즘 잠들기 전 내가 옛날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고 있다. 불 꺼놓고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아이패드 덕분이다. 땡큐, 잡스 횽님!! 킨들 자체는 영 불편해 요즘 전혀 사용을 안하지만 킨들판으로 구입한 책들은 아이패드에서도 읽을 수 있다. 책 표지 넘기다가 어린왕자를 다시 읽었다. 영어 버전은 킨들판을 가지고 있다. 어린왕자는 언제 읽어도 감동이 밀려오는 내 인생의 고전 중의 고전이다. 어린왕자의 삽화를 다시 꼼꼼하게 들여다보면서 생텍쥐페리는 정말 천재라는 생각을 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 불어, 타이어, 그리고 암하릭어 버전의 어린왕자를 가지고 있는데 삽화들은 다 똑같고 글자들만 다르다.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일본어는 버전이 두가지인데 하나는 어린 왕자고(小さな王子さま), 또 하나는 별의 왕자님(星の王子さま). 내가 가지고 있는 건 후자. 한국어판 어린왕자는 작고하신 김현 선생이 번역한 걸 읽었는데 김현 판본을 김화영 교수가 손을 대 최근 재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본의 하코네에 가면 어린왕자 박물관이 있는데 이곳에 가면 전세계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어린왕자를 만날 수가 있다. 그리스의 크레타에 갔을 때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보면서 우리나라는 어떤 작가가 이런 대접을 받고 있나 생각했었다.


작년 가을부터 말기암으로 투병 중인 사람들의 수기를 일부러 찾아 많이 읽고 있는데, 그제는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다시 읽었다. 책 읽으면서 죽음 앞에서의 내 자세, 그리고 난 모리 선생님 같은 스승을 가졌나 곰곰히 생각해봤다. 미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스티븐 킹의 <on writing (한국어로는 '유혹하는 글쓰기'로 번역출간)> 을 읽으니 모리 선생님 앞에서 노래를 했던 아내와 이미 이혼을 해버렸다. 앞날을 알 수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이라지만....<on writing>은 아직 절반이 남아 어떻게 마무리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 엄마가 "네 이야기를 쓰라"는 얘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주말에 마무리 해야지.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제법 잘 나가던 사람이 네팔에 우연히 갔다가 그곳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 짓는 일을 하게 되었다는 책 소개를 보고 킨들판을 구입했다. 다운로드 하자마자 목차만 보려고 했는데 다섯 챕터를 읽고 말았다. 아버지와 네팔에 도착해 책을 나눠주는 데까지 읽었는데 오늘 저녁 마무리해야지. 한국에는 <히말라야 도서관>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것 같다. 다 읽고 분명 감동하겠지만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 한가지는 기부도 내 힘으로 해야한다는 것. 내 힘으로 기부하고 싶을 때 기부하려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것. 한가지 생각이 아니라 두가지 생각이었군.


우유가 떨어져 두유를 부어 커피를 만들어봤다. 맛이 어떨까 만들기 전 검색을 해봤는데 두유라떼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라떼가 우유를 의미하는데 두유라떼는 말이 안되는 소리. 맛은 의외로 괜찮았다. 이렇게 남아있는 재료들로 실험한 음식 중 성공한 것들이 몇가지 있는데 시간되는 분들은 시도해 보시기를. 카보나라 파스타 만들 때 작은 멸치를 넣었더니 아주 색다른 맛이 난다. 된장찌개 끓일 때 마른 삼 몇 조각을 넣었는데 이것도 별미. 더 있는데 지금은 생각이 안난다.  



'채널24: 영국 > 영국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소개 - A Geek in Japan  (2) 2013.01.21
첫눈, 선물  (0) 2013.01.19
행복한 사람  (2) 2013.01.11
새해인사  (2) 2013.01.02
슬픈 크리스마스 선물  (0) 2012.12.26
Posted by 윤오순

신주쿠에서 한시간 반정도 기차를 타고 가면 하코네(箱根)에 도착할 수 있다. 하코네는 온천지역으로 유명한 곳이다. 혼자 가면 별로 재미없고, 둘이 가야 즐거운 곳이다. 미술관도 많고, 박물관도 많고 이래저래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는데 하루에 다 둘러보기엔 좀 벅차다. 낮에 도착해 한바퀴 돌고, 밤에는 온천욕 즐기고, 그 다음날 구경하면 뭐 그럭저럭 하코네 다녀왔다, 그럴 수 있을 정도다.


하코네의 그 많은 관광지 중 내가 선택한 곳은 어린왕자 박물관. 온천을 안 갔다는 건 아니고... 온천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까암짝 놀랐다. 피부가 20대로 변한 느낌이었다. 이래서 다들 온천온천 하는군, 그랬다. 돈 있고, 시간되시는 분들은 꼭 하코네 온천에 다녀오시길. 


어쨌든 이런 곳이 있다니 하면서 어리왕자 박물관에 갔다. 일본 사람들 특이한 것 수집하는 것 좋아해서 일본 각지에 개인박물관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이곳에 가서도 좀 놀랐다. 어린왕자와 관련된 건 거의 다 있는 것 같다. 전세계에서 수집된 어린왕자 번역본이 볼만했는데 우리나라는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전시되어 있었다. 생텍쥐페리 생애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놓아서 한바퀴 돌고나니 전기 한권 읽은 느낌이다. 이 사람, 인생을 참으로 즐겁게 살다 갔다는 생각이 든다. 영원한 미스테리 사나이 생텍쥐페리.


석사 졸업식날 식장에 안가고 학위증만 과사무실에서 받아들고 바로 하코네로 향했다. 취재 핑계대고 갔지만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것 같다. 또 가고 싶다.



Posted by 윤오순

사용자 삽입 이미지한국에 소개된 책 표지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중학교에 다니는 큰딸의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매일 이메일로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아주 멋진 분입니다. 그 중에 참으로 감동적인 메일이 있어 여러분에게 보냅니다. 내용이 좀 길어 죄송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 하루가 즐거울 거라는 기대를 하셨습니까?
잠들기 전 오늘 하루가 만족스러우셨습니까?
당신이 지금 있는 그 자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예, 물론"이라고 바로 대답하실 수 없는 당신에게 이 메일을 보냅니다.
이 메일을 읽고나면 당신 주변이 이제 좀 다르게 보일지 모릅니다.

세계에는 63억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만 이것을 그대로 반영해 지구를 100인
밖에 살지 않는 마을로 축소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100인 중에 53인은 여성, 48인은 남성입니다.
30인이 아이들, 70인이 어른들, 그 중에 7인은 어르신들입니다.
90인이 이성애자, 10인이 동성애자입니다.
70인이 유색인종, 30인이 백인입니다.
61인이 아시아인, 13인이 아프리카인, 다시 13인이 아메리카인, 12인은 유럽인,
나머지가 남태평양지역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33인은 기독교, 19인은 이슬람교, 13인은 힌두교, 6인은 불교를 믿습니다.
5인은 나무나 돌 등 자연의 정령을 믿습니다.
23인은 그외 다양한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또는 종교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17인은 중국어로 말하고 9인은 영어를, 8인은 힌디어와 우르드어를, 6인은 스페인어를, 다시 6인은 러시아어를, 4인은 아랍어로 말합니다. 이 사람들이 이 마을의 절반입니다.
나머지는 벵갈어,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으로 말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마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해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마을에는 이런 것도 있다는 걸 유념해 주십시오.

20인은 영양상태가 충분하지만, 1인은 굶주림으로 죽어야 하고, 15인은 비만입니다.
모든 부는 전체 59%를 차지하는 6인에게 집중되어 있고 모두가 미국인입니다.
74인이 39%를 20인이 나머지 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사용량 중에 20인이 80%를 사용하고 있고 80인이 20%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75인은 음식을 조달할 수 있고, 눈비를 피할 거처가 있지만 25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17인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가 없습니다.

은행에 예금이 있고, 지갑에 돈이 있고, 집 어딘가에 동전들이 굴러 다닌다면
당신은 부자 톱 8 중 한 사람입니다.
당신이 만일 차를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부자 톱 7에 포함됩니다.
이 마을 주민 중 1인이 대학교육을 받았고, 2인이 컴퓨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14인은 문자를 읽을 수 없습니다.

당신이 체포나 고문, 죽음 등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신의 신념이나 양심에 따라
말하거나 행동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 마을의 48인 보다는 분명 행운아입니다.
만일 당신이 폭격, 지진 등으로부터 안전하고, 무장단체의 강간이나 체포 등의
위협이 없는 곳에서 살고 있다면 당신은 이 마을의 28인 보다 행운아입니다.

1년간 이 마을에서는 1인이 죽고, 그래도 1년에 2인의 아이가 태어나니
내년이면 이 마을은 101인이 됩니다.

만일 당신이 이 메일을 읽을 수 있다면 그 것은 당신이 3배로 축복받은 사람임을 의미합니다.
첫째는 누군가 당신을 생각했고 그래서 메일을 보낸 것이고,
두번째는 당신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무엇보다도 당신이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현자들은 말합니다. 내가 한 만큼 되돌아온다고요.
그러니까, 여러분 온 마음을 다해 노래 불러요. 자유롭게 춤추고, 정성을 다해 열심히 사는 거예요.
그리고 마음껏 사랑하세요. 설사 당신이 상처를 받았더라도 그런 적이 없었던 것처럼.
우선 당신이 먼저 당신 자신과 여기 이 마을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세요.

진정으로 나, 그리고 우리가 이 마을을 사랑해야 함을 알았다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갈라놓은 극악무도한 힘으로부터 이 마을을 구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출처 <世界がもし100人の村だったら>中 /  번역 윤오순



2001년에 출판되어 전세계 28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팔려 나갔다는데 난 금시초문이었다.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메뉴 첫번째 포스트를 이 책 리뷰로 시작한다.

<어린왕자>에서 친구가 생겼다면 어른들은 그 친구가 몇 평집에 살고 학교에서 몇 등을 하는지 숫자로만 친구를 생각한다고 힐난(?), 뭐 비슷한 걸 하는데 세계를 친구로 삼으려면 위에 언급한 정도의 숫자는 알아야 할 것 같다. 세월이 많이 흘러 통계학적으로 보면 숫자상의 오류가 많지만 이 메일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원래 <성장의 한계>로 유명한 Donella H.Meadows라는 사람이 쓴 한 보고서에서 유래됐다. 당시 보고서는 100인이 아니라 1000인이었는데 이 내용을 약간 수정해서 일본의 치바켄의 한 중학교 선생이 메일로 유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게 사회적인 반향이 커서 결국은 책으로 출판되어 일본에서도 같은 제목으로 3편까지 나왔고 한국에도 현재 3편까지 번역본이 나온 걸로 안다. 각 종 매체에서 영문판의 오리지널 버전을 쓴 사람과 일본어판 오리지널 버전을 쓴 사람을 찾기 시작해 결국 찾아냈다고 한다. 일본어판 1권에서는 영문판과 일본어판이 어디가 다른지, 그리고 1000인에서 100인으로 축소되면서 생긴 차이점들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있다. 책표지는 한국어버전이 더 예쁜 것 같다.

일본에는 이 내용을 플래시로 만든 사이트도 있고, 틀은 유지하면서 내용은 많이 가감이 된 다양한 버전의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 돌아다닌다.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