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더니 정말 하루종일 비가 쏟아졌다. 예년에 비해 20일 정도 먼저 찾아오는 거란다. 작년에도 이맘쯤이었던 거 같은데 아니었나.

일본에서는 장마를 梅雨(바이우 혹은 쯔유)라고 부른다. 쯔유의 어원에 대해서는 설이 여러가지다. 이 시기에 곰팡이(黴, 일본어로 '카비')가 생기기 쉽다고 해서 바이우(黴雨)라고 불렀다는데 같은 발음의 쯔유 혹은 바이우(梅雨)로 전이되었다는 설이 있다. 또 하나는 이 시기에 매실이 잘 여물어서 梅雨(쯔유)라고 불렀다는 설. 또 하나는 이 때가 되면 매일(毎日) 비가 오기 때문에 매일의 '매(毎)'대신 매화의 '매(梅)'를 썼다는 설이 있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비가 배(倍, 일본어로는 바이)는 더 오기 때문에 倍雨(바이우)라는 설이 있다. 결론은 비가 무지하게 많이 온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장마로 들어서는 것을 梅雨入り(入梅), 장마가 끝나 여름으로 들어서는 것을 梅雨明け(出梅)라고 부른다. (일본어판 위키피디아 http://ja.wikipedia.org/wiki/%E6%A2%85%E9%9B%A8)

몸이 불편한 것도 있지만 쯔유가 시작되어 당분간은 자전거가 아닌 전철로 통학해야 한다. 시골이라서 전철의 배차 시간이 한 시간에 넉대 정도다. 전철은 딱 6분을 타는데 그 짧은 와중에 한 번을 갈아타야 한다. 기숙사에서 역까지 걸어서 10분, 역에서 학교까지 다시 걸어서 10분 정도 가야한다. 시간표를 보고 나갔는데 중간에 딴짓하다 전철을 하나 놓쳤다. 15분을 기다려야했다. 오늘 치료 받으러 오라고 해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급한 일 때문에 휴진이란다. 병원이 건물 6층에 있어 내려오는데 짜증이 밀려 올라왔다. 학교까지 가는데 신호등이 그렇게 많은 줄 오늘 첨 알았다. 다 빨간불이고, 애들이 왜 그 시간에 나와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지, 내가 무단횡단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시간 잘 지키기로 소문난 지도교수 수업 시간인데 별 쓸데없는 이슈로 무려 한 시간 반을 오버해버렸다. 연속 4시간 강의에 오버까지 해버리니 의자에만 앉아있는 데도 그냥 지친다. 학교 식당도 이미 문을 닫아버려 전철타고 집에 오는데 아주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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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킨카쿠지(金閣寺)에 다녀왔다.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금각사'의 바로 그 금각사이다. 1397년에 창건되어 약 600년 동안 잘 버텨오다 1950년 한 학승에 의해 소실이 되었는데 복원된 게 지금의 모습이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다."가 학승의 범행동기란다. 숭례문 소실 사건이랑 아주 비슷하다. 약 50년 간의 복원작업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탄생되는 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현재는 교토를 찾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방문하고 싶은 장소 넘버 원이란다. 가로 세로 약 10cm 금박 20만장을 강력한 소재의 접착 재료를 사용해 작업했기 때문에 향후 600년간은 너끈히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절을 감싸고 있는 숲에 들어가니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5월의 금각사도 좋지만 겨울의 금각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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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도 마지막 날이다. 요 며칠 화창했는데 그제부터 기온이 뚝 떨어진 데다 비까지 내린다. 종로빈대떡에 가서 녹두전에 막걸리 한잔 마시면 딱 좋을 것 같다.

하도 오랜만에 한글로 뭘 쓰려니 낯설다. 4월 말쯤이다. 신입생 환영 파티가 끝난 다음 날 학생 하나가 방에서 조용히 숨진 채로 발견됐다. 올해 히토쓰바시대학에 입학한 일본인 학생이었다. 사망 원인은 급성알콜중독. 꿈이 많았을 텐데 많이 안타까웠다. 자숙하는 의미로 5월은 기숙사에서 파티를 자제하는 분위기였고, 학교에서는 '학생제군에게 알림'이라는 타이틀로 경고성 안내문을 곳곳에 게재했다. 당시 같이 자리를 했던 학생들을 전부 소환해 조사했다는 데 결과는 잘 모르겠다. 99년 6월 구마모토 의학부 1학년 학생이 서클 환영파티가 끝난 후 급성알콜중독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동석했던 19명을 전부 소환해 조사했고, 후쿠오카 고등법원에서는 그중 8명에게 '안전배려의무' 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1300만엔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세상에 무리해서 좋은 건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는 게 결론이다.

4월, 5월 두 차례나 자전거 사고가 일어났고, 그 주인공이 나인 바람에 아주 심하게 고생을 했다. 거의 날마다 눈썰매장 다녀 온 다음 날의 몸 상태로 지내야 해서 아주 죽을 맛이었다. 오른 손에 아직 붕대를 감고 있지만 재활치료 결과도 좋고, 이젠 좀 살만해졌다. 1월부터 병원 신세를 많이 졌는데 이걸로 액땜은 끝~~~,이었으면 좋겠다. 옆 방의 중국인 유학생이 빨리 좀 나으라고 성화다.

지난해 도쿄의 히비야 공원에서 열렸던 아프리칸 페스티벌이 올해는 요코하마에서 열렸는데 못갔다. 내년에는 가야지. 제4회 아프리카 개발회의(TICAD)에 아프리카 각국 정상 42명이 모였다는데 거기도 못 갔다. 장소는 요코하마였고,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관뒀다. 차이나 아프리카 포럼이 열리던 2006년에 아프리카의 각국 정상 41명이 중국에 모였는데 일본은 이번에 한명이 더 왔다고 아주 우쭐해한다. 에티오피아의 제나위 수상도 요코하마에 왔다. 같은해 있었던 '한국 아프리카 포럼'에는 5개국 정상과 25개국 각료가 한국에 왔었다. 쪽팔린다. 도대체 게임이 안된다.

제 45회 아프리카학회가 지난 주말 교토에서 열렸다. 발표의 질은 작년에 비해 떨어진 것 같았고, 아디스 아바바에 있는 코리아빌리지를 연구하는 일본인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학회가 끝나고 금각사와 은각사, 기요미즈테라를 다녀왔다. 절을 둘러싸고 있는 숲이 내 지친 심신을 정화해 준 덕분에 돌아오는 신간센에서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사진: 내 방에 등장한 공기정화식물. 흙에서 자라고 있는 것들이었는데 PET병을 잘라 물에서 키우고 있다. 나 말고 살아있는 게 있어 방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금은 아이비와 싱고늄 두가지인데 조만간 수가 늘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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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책을 하나 내셨다. 지난해 블로그를 개설해 꾸준히 글과 사진을 올리셨는데 눈 밝은 출판사에 찜을 당한 것 같다. 제목은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그때가 더 행복했네>로 좀 길지만 느낌이 확 오지 않는가.

출판사에서 낸 책소개와 저자 프로필을 이곳에 소개한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은 우리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사라져가고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한 추억과 그리움을 담은 책이다. 지난해 3월부터 '사강'이라는 필명으로 블로그(http://sagang.blog.seoul.co.kr)에 연재해 온 것을 엮은 이 책은 원두막, 섶다리, 보리밭, 대장간, 물레방아, 죽방렴 등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는 것들 40가지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그때가 더 행복했네'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우리 가슴 속에 오롯이 남아 있는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일간지 기자이자 아마추어 사진가인 이호준은 틈만 나면 카메라 한 대, 수첩 한 권 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을 기록하고 있다. 사강(思江, sagang)이라는 필명으로 온·오프라인에 오랫동안 글을 써왔으며, 2007년 3월부터 블로그(http://sagang.blog.seoul.co.kr)에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을 연재하고 있다. 서울신문 기자를 거쳐 뉴미디어국장 겸 비상임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정가 12,000원인데 인터넷으로 사면 10% 할인 된단다. 이런 책은 2권, 3권 시리즈로 나와야 한다. 그러니 어서어서 책 사러 가자.

외수샘도 최근에 '하악하악'이라는 신간을 내신 것 같다. 구름 떼같은 서포터들이 늘 스탠바이 상태지만 아직 구매하지 않은 분들은 구매를 서두르시기를. 이 책도 반응이 아주 좋다. 정태련 작가의 그림이 아주 죽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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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여러분 잘 지내셨어요? 겨울잠이 좀 길었습니다. 봄 방학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흘러갔고 어느새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에 오자마자 아는 사람도 없는 이곳이 참 낯설었는데 올해는 아주 씩씩하게 4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4월 초에는 다들 벚꽃놀이를 하는 분위기인데 바빠서 사쿠라 사진 한장 제대로 못 찍어 그건 아쉽네요. 학교는 수업 신청하느라 요즘 아주 부산해요. 듣고 싶은 강의라고 다 듣는 게 아니라 경쟁을 통과해야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있어 그럴싸하게 신청서 쓰느라 머리 좀 아팠습니다. 영상정보 처리 관련 수업이 1년간 개설이 되는데 소수정예라 경쟁이 아주 치열했죠. 결국 듣게 되었습니다. 영상 편집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인데 아주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작품 만들면 여기에도 공개하죠.

올해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논문을 써야해서 더 바빠질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교수가 뭘 좀 하라는데 다들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제가 하겠다고 손을 번쩍 들었죠. 별로 시간도 안 걸리는 단순한 일인데 일본 애들도 참. 그런데 교수님이 윤상은 올해 논문 써야 하니까 거기에만 집중하라면서 벌써부터 스트레스를 살짝살짝 주시네요. 제가 문어발처럼 일을 깔아놓고 하는 걸 아시면 아마 펄쩍 뛰시겠죠.

기숙사에는 새로운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아프리카 학생도 4명이나 입주를 했는데, 제 프랑스어 선생님인 기니아 학생도 입주에 성공했습니다. 기니아 이외에 세네갈, 가나, 말리에서 온 학생들이 제 이웃이 되었습니다. 말리나 세네갈은 프랑스어권인데 다들 영어를 어찌나 잘하는지 놀랐습니다. 기니아에서 온 친구는 작년에 만났을 때 영어를 전혀 못했었는데 그새 배웠는지 대화에 무리가 없더군요.

그리고 작년 5월 나가사키에 갔을 때 만났던 벨로루시 학생이 쥐도새도 모르게 시험을 쳐 합격한 데다 기숙사 입주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아직 바빠서 못 만났는데 조만간 만나 저는 아시히에서 나온 프리미엄 맥주를, 그 친구는 기린 맥주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바레인에서 온, 일명 아라비아 왕자가 아랍어를 가르쳐 준다고 해서 매주 일요일 한시간씩 아랍어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릭어에는 아라비어에서 온 단어들이 무우척이나 많아요. 3개월 속성, 뭐 이런 식으로 언어를 배우는 게 아니라서 천천히 문자 배우고, 기초 문법 배우고, 그러기로 했습니다. 이제 러시아어권 말고는 여행가서 굶어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저녁 초대를 받아서 이제 나가봐야 합니다.
여러분도 즐겁고 유익한 저녁 시간 보내세요.



Posted by 윤오순

 

바빌레(Babille)에 다녀왔다. 바빌레는 하라르(Harar)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특별히 볼 게 없다고 다들 말리는데도 고집을 부렸는데 역시나 가기 잘한 것 같다. 12인승 승합차를 개조해 스무 명은 너끈히 탈 수 있도록 운행하는 미니버스를 타고 먼지 구덩이 비포장 도로를 한참을 달렸나 싶었는데 정류장 표지도 없는 곳에서 무조건 내리란다. 그곳이 바빌레였다. 현지인들은 하라르에서 바빌레까지 편도 버스 요금으로 7 birr(USD 1 ETB 9.10, 2008 1월 기준)를 내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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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렬하는 태양 아래 숨을 곳을 찾다가 갑자기 까뮈의 <이방인>에서 주인공이 떠올랐다. 살인충동을 느낀 건 아니었지만 삶에 대한 의욕이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시장통에 들어섰는데 그곳에서 사람을 만났고 삶을 만났다. 전세계의 모든 시장이 다 그런 것처럼 그곳엔 사람이 있었고 삶이 있었다. 다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리고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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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어디를 가나 컬러플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바빌레에 도착하고 나서 넘버 원 자리는 바빌레에 넘겼다. ‘바빌레는 오로미야의 180개 워레다(Woreda 혹은 Wereda, 에티오피아 지방 정부의 행정구역 이름.) 중의 한 곳으로 지명은 오로모 바빌레 민족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곳은 특히 온천과 미네랄 워터가 유명하다. 이곳에 사는 12개의 소수민족 중 오로모족의 비율이 높아서인지 오로모족 특유의 치마 입은 남자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인구는 2만이 채 안된다고 하는데 유목민족이 많기 때문에 통계를 믿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눈에 띄는 특징이라면 무슬림이 많고 여성들의 의상이 굉장히 화려하다. 시장에 팔려고 내놓은 옷감들을 보면 눈이 부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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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레에서는 평일에도 노상에서 낙타를 구경하는 일이 어렵지 않지만 월요일부터 목요일에 시장에서 낙타를 사고파는 장이 서기 때문에 이날 시장에 가면 낙타 구경을 아주 실컷 할 수 있다.  아주 볼만하다. 그리고 노란색 플라스틱 통이나 뚜껑이 있는 은색 깡통을 흔들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다름아닌 낙타 젖을 사려는 사람들이다. 이곳에서 낙타 젖은 음식으로서뿐만 아니라 약용으로도 사용되고 있었다. 바빌레판 빨간약이라고 해야 하나. 머리가 아프면 머리에, 배가 아프면 배에 낙타 젖을 바르면 낫는다고 이곳 사람들은 믿고 있다.

 

이곳에서 마차 비슷한 걸 타고 다시 7 킬로미터 정도를 가면 현지인들이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에티오피아 판 흔들바위(혹은 남근석)를 구경할 수 있다. 바위 하나에 작은 바위가 얹혀있는 형상인데 이탈리아 침략기에 이탈리아군이 위에 있는 작은 돌을 떨어뜨리기 위해 발포를 하는 등 갖은 애를 다 썼는데도 실패했다고 한다. 산 전체가 바위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이 소말리아 국경과 가까워서 그런지 가는 도중 에티오피아군의 주둔지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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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하라르에서 바빌레를 왕복 운행하는 미니버스 안. 이날 스물 다섯 명(임신부의 뱃속에 든 아이까지 포함.)이 이 버스를 타고 바빌레까지 갔다.

 

2. 낙타 젖을 팔고 사는 사람들. 이곳에서 낙타 젖은 음식으로서뿐만 아니라 약용으로도 사용되고있었다. 머리가 아프면 머리에, 배가 아프면 배에 낙타 젖을 바르면 낫는다고 이곳 사람들은 믿고 있다. 여성들의 옷 색깔이 화려해 눈이 부실 정도였다.

 

3. 바빌레 소녀. 바빌레의 시장통에서 이 소녀를 만났다. 첫 번째 셔터를 누를 때 표정이 너무 무뚝뚝해서 다시 한번 스마일을 부탁했는데 뜻밖에도 금니를 살짝 보여줬다.

 

4. 에티오피아판 흔들바위 혹은 남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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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가족이 다녀가고 나서 나도 사람인지라 후유증이 좀 심했다. 밀린 일들 하다 보니 3월의 절반이 다 가는 줄도 몰랐다. 어쨌거나 봄이 오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2월부터 꽃망울을 터뜨리던 벚꽃들이 요즘 아주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며칠 전에만 해도 저 나무에도 꽃이 필까 했는데 어제 보니 그 나무에도 꽃들이 피고 있었다. 조만간 온천지가 사쿠라로 변할 것이다.

내가 몇 살까지 살 지는 모르겠지만 밥벌이로, 레포트로 스트레스 안 받는 그 시절이 오면 날마다 공공도서관에 가서 소설책 보는 꿈을 요즘 꾼다. 심심하면 영화도 좀 봐 주고. 뭘 하느라 바빴는지 잘 모르겠지만 밖엘 나와야 좀 한가했는데 이렇게 바다를 건너왔는데도 좀처럼 여유가 안생기는 것 보면 이제 일본이 어느새 내게 베이스 캠프가 된 것 같다. 한가했으면 하고 또 바라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어딘가를 조만간 가 줘야 할 것 같다.

사진: 시즈오카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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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오기 전에 도쿄에 살던 사람들이 내게 그랬다. 도쿄에는 눈이 없다고. 기온도 0도 아래로는 여간해서 내려가지 않는다고. 순진하게도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지구 전체가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도쿄라고 이를 피해갈 수는 없는가 보다. 이곳에 와서 올해만 서너 차례 눈구경을 했다. 푸짐하게 내린 날도 있었고 비와 섞여 구질구질하게 내린 날도 있었다. 어쨌거나 눈이 내렸다. 한국에서 겨울이 되면 당연히 보는 눈이라 내겐 그리 신기하지 않았는데 여기 사람들은 그게 신기했던 지 카메라가, 전화기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눈을 맞으며 쉴 새 없이 셔터를, 확인 단추를 눌렀다. 난 멍청히 집에 갈 걱정을 하고 있었지만.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유키구니雪國>의 배경이 되는 홋가이도에 가면 겨울 내내 지치도록 눈을 볼 수 있지만 도쿄나 오사카, 남쪽으로 더 내려갈 수록 겨울에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눈' 하니까 생각이 나는데 전후 일본의 외교관들이 선진국을 향해 일본을 홍보할 때 사용했던 말이 "일본에도 눈이 내린다"였단다. 경제대국 일본이지만 1960년대만 해도 '저임금으로 싼 물건을 만드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남아있던 터라 대외적으로 일본을 제대로 PR하는 일이 국가 차원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었단다. 그래서 일본은 남쪽에 있는 나라('개발도상국'을 의미)가 아니라 북쪽에 있는 나라(선진국)라는 의미로 "일본에도 눈이 내린다"고 자국을 알렸단다. 그런 식으로 열심히 일본을 알린 덕분이겠지만 지금은 스모, 기모노, 교토, 나라, 원폭, 나가사키, 히로시마, 노, 분락쿠, 가부키, 후지산, 도요타, 닛산, 도시바, 천황, 진자, 종합 예인으로서의 게이샤, 사무라이, 무사도, 다도, 장인정신 등등 몇 개의 아이콘만으로 외국인들은 바로 일본을 떠올린다.

대한민국의 국보 제1호로 랜드마크 구실을 하고 있던 숭례문이 관계기관의 불찰로 불길에 전소되는 과정이 온 국민에게 다 공개 된 이 시점에서 문득 우리나라 외교관들은 밖에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우리도 일본처럼 "한국에도 눈이 내린다"식의 홍보가 필요한 시절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아프리카에서 만난 친구에게 대한민국에는 얼음 위에서 낚시를 하는 아주 유명한 축제가 있다고 소개를 한 적이 있는데 믿을 수 없다고 해서 애를 먹은 적이 있다. 태극기를 달고 있는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도 나를 '차이나'라고 부르는 그 친구에게 얼음을 설명하기도 힘들었지만 내 나라 대한민국을 설명하기는 더 어려웠다.

밖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한 번에 대한민국을 인식시켜 줄 아이콘은 과연 뭘까? 삼성 애니콜, 박지성, 현대 자동차, LG 액정 TV, 대한민국 짝짝짝~~, 비보이, ODA 수혜국에서 원조국으로 변신한 유일한 나라, 한국전쟁, DMZ, 이명박?

Korea가 어디에 붙어 있는 지도 모르고, 태극기도, 삼성도, 박지성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 번에 대한민국을 알려 줄 강력한 아이콘이 하루 빨리 탄생 되기를 기원한다. 물론 '나쁜 생각'이 아닌 '좋은 생각'의 아이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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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다녀와서 파행을 거듭했던 영어 수업이 이제 끝났다. 바쁘고 아프고 이래저래 사연이 많았다. 오늘 수업에서 샘의 말씀은 구구절절 옳아 감히 금과옥조로 삼을만했다. 무엇보다 모국어가 탄탄해야 좋은 외국어 문장이 나올 수 있다는 말씀.

며칠 전 한국어를 일본어로 번역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나 받았다. 일본에서 취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번역 내용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였다. 나이는 많지 않은데 이력이 참으로 화려했다. 중학교 때부터 유학으로 단련돼서 세계 문화와 일찍부터 교류했고, 경제관념을 잃지 말라는 부친의 가르침으로 10대 때부터 이미 주식투자와 펀드를 했단다. 외국에 개인 소유의 갤러리도 있고, 능숙한 영어로 유명인의 동시 통역은 물론 우리나라 유명 언론사의 뉴스 기사 번역 일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단다. 이력서에 따르면.

다 좋다. 다 좋은데 아쉽게도 의뢰인은 자기 자신을 아주, 그것도 잘 소개해야 하는 자기소개서 마저도 모국어로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문맥이 엉성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건 말할 것도 없고 어휘력 부족 때문인지 단어 선택도 한참이나 미흡해보였다. 대학원까지 마친 사람이라는데 나를 살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영어는 얼마나 능숙한가 하고 같이 따라 온 이력서를 보는데 학교 이름조차 제대로 철자 체크를 안 한 건 물론이고 읽어보지 않아도 오타 때문에 읽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지금 살고 있는 같은 층에 중국 심양에서 온 조선족이 있는데 저녁에 같이 밥 먹다가 이 번역 얘기를 하게 되었다. 결론은 '모국어의 힘'으로 수렴이 되었는데 중국의 조선족들도 이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한단다. 초등학교 때부터 일본어를 학교에서 가르치기 때문에 학교 교육을 받은 조선족들 대부분은 중국어, 조선어, 일본어를 할 줄 안단다. 그런데 문제는 중심 언어가 없다는 것이다. 언어의 깊이가 없기 때문에 중국 한족들과 이야기 할때는 중국어가 부족하고, 한국인과 이야기 할 때는 조선어로 안 통하는 이야기가 많고, 그러니 일본어는 말해 무엇 하겠느냐는 것이다.

새 정부가 영어주입식 교육을 강도 높게 추진하려는 분위기인데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은 입장이다. 도대체 말이 안된다. 모국어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않으면 이것도 저것도 안된다는 걸 객국에 살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로 생활하던 사람이 외국어를 잘 하려면 무조건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 아무리 얘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미지 출처: 인터넷에 아직도 떠돌아 다니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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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이 도시의 중심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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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폰기(六本木)와 그 주변지역인 아카사카(赤坂), 히로오(), 아자부(麻布)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부터 외국대사관이나 공사관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발전하기 시작했고, 현재도 고급주택들이 밀집되어 있어 도쿄 내에서도 부촌으로 아주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롯폰기는 아카사카, 아오야마(靑山) 함께 도쿄 도심의 트라이앵글을 이루는 지역으로 외국인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번화가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특히 롯폰기 위치한 '롯폰기힐스' 이 지역을 대표하는 복합 빌딩이자 관광명소로 한국 관광객들에게도 비교적 알려져 있다.

일본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로 유명한 모리빌딩 도심 재개발로 건설한 롯폰기힐스는 대지 면적만 34000평,건축 연면적은 22만평으로54층짜리 오피스빌딩인 모리타워와 21 특급 호텔인 그랜드 하야트 도쿄,최고 43층의 고급 아파트 4 (840가구)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쿄에서도 유명한 환락가인 롯폰기는 롯폰기힐스가 들어서면서 명실상부한 문화공간으로 그 면모를 달리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모리빌딩은 2016년까지의 중장기 경영계획에서 롯폰기를 중심으로 재개발을 확대해 하루 24시간 풀 가동되는 국제금융센터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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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폰기 도심 한복판에 우뚝 서있는 모리타워는 쇼핑몰과 호텔, 사무실, 영화관, 주거 공간 등이 집약된 복합 빌딩이다. 모리타워 52층에는 도쿄 시티뷰라고 하는 전망대가 자리잡고 있다. 도쿄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최신의 설비를 갖춘 전망대라고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미술관혹은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라고 불리는 모리미술관은 모리타워 53층에 자리잡고 있다. 2003년에 개관해 5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현대미술을 기본으 한 건축, 사진, 패션, 디자인 작품들을 주로 전, 소개 하고 있다.

롯폰기 미술관의 설계는 갤러리 공간 설계에 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 리차드 글럭먼(Richard Gluckman) 담당했다. 그는 모리타워 고층부 내부에 마치 그릇을 포개놓은 것처럼 갤러리 공간을 만들어 이를 공중에 매다는 방식의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임으로써 개관 당시 크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리차드 글럭먼은 세계 유수의 미술관의 설계와 개축을 담당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 베를린의 구겐하임 미술관, 스페인 말라가의 피카소 미술관, 피츠버그의 앤디 워홀 미술관 등이 그의 작품이다.



동시대의 사람들과 교감하는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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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미술관은 일본에서 최초로 외국인을 관장으로 맞이한 미술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초대 관장은 영국인 데이비드 엘리엇(David Elliott)씨다. 옥스퍼드의 현대미술관 관장으로 20, 스톡홀름 국립현대박물관 관장으로 5년을 보내고, 동시대의 사람들과 교감하는 미술관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2001 11월부터 모리미술관의 총책임자 역할을 맡았다. 사실 모리미술관 개관 준비는 1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팀이 생긴 것은 개관 5년 전부터이고, 데이비드 엘리엇 관장은 개관 2년 전에 취임해 설계에도 관여를 했다고 한다. 개관 당시 고층 빌딩 위에 미술관을 짓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는데 초대 관장은 세계 유명 미술관 관계자들의 조언과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해 버렸다. 결론은 전 세계에 이렇게 높은 곳에 있는 미술관이 없고, 재미있지 않을까, 그것이었다.


데이비드 엘리엇이 이스탄불 현대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기고 현재 모리미술관은 난조우 후미오(南條史生)씨가 2대 관장을 역임하고 있다. 난조우 관장은 모리미술관 설립 당시는 부관장이었고 2006 11월에 관장으로 취임했다. 1978년부터 1986년까지 국제교류기금에서 일했는데 이 경력이 모리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모리미술관이 전시와 함께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미술교육 프로그램, 홍보 프로그램, 기업참여 프로그램 3가지이다.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초대 관장 재직 당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물가도 비싸고 작품 제작에 필요한 넓은 공간 제공이 쉽지 않아 현재는 중지된 상태라고 한다.


모리미술관은 국제적인 프로그램과의 제휴 및 교류를 위해 모리미술관 국제자문위원회(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 1999 9월에 설립해서 운영 중이다. 세계를 대표하는 미술관의 관장들, 책임자급 큐레이터들이 회원이 되어 모리미술관의 국제적인 활동을 비롯해 순회기획전, 인적교류 등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3개월 베이스로 1년에 4회의 기획전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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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미술관은 개관 이래 기획전을 중심으로 전시회가 주로 운영되고 있다. 작년 여름에 개최된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전시는 모리미술관의 컬렉션이 포함되었지만 모리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전시의 대부분은 기획전이며, 3개월을 기본으로 1년에 4회 정도 열린다.


다카하시
신야(高橋信也) 국장에 따르면 관장까지 포함해 32(2007 12월 현재)이 미술관 운영에 참가하고 있는데 전 직원이 열심히 뛰어도 매년 약 300%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한다. 개관 초기에는 53층의 미술관이 아닌 52층의 전망대가 목적인 사람들로 인해 롯폰기힐스가 마치 시골 장터 같은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모리미술관에서는 지금도 변함없이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회를 살펴보면 단체로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장애인들을 위한 전시 프로그램으로 몸이 불편한 이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배려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로 감상하는 아트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귀와 손으로 보는 아트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예약이 필요하며, 입장권 이외에 추가로 지불하는 돈은 없다. 부모와 함께 하는 아트의 경우 0세부터 6세의 영유아들이 부모와 함께 전시에 참가할 수 있다. 그 밖에 전람회를 수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별도로 학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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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이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운반비용도 1.5배 이상 든다고 하는데 사실 부동산회사 모리재단을 살찌우고 있는 게 이 미술관 덕분이 아닌지. 희소성 덕분에 사람들이 미술관을 많이 찾게 되어 개관 초기에는 미술협회에서도 고무적인 일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고 하는데, 당시 세계 미술 관계자들은 그런 식으로 사람을 모으는 게 미술관의 역할이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현재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하는데 고급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롯폰기힐스가 시끌벅적한 장터 같았을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이런 의견들이 이해가 간다. 그러나 미술관에 온 사람들이 전시회 보고, 전망대에서 도쿄 타워만 보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미술관을 찾아 온 관람객들은 롯폰기힐스 안의 레스토랑이며 상점들의 잠재고객들이지 않는가. 다카하시 신야 국장이 매년 적자라면서도 미소를 짓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현재 진행중인 전시- Art Is for the Sprit

올해 기획 전시되는 작품들을 살펴보면 2007 10 13일부터 시작된 ‘Roppongi Crossing 2007’1 14일까지 개최되었다. 회화, 조각, 사진, 디자인, 영상, 만화, 게임 등 다양한 장르로 활약하는 일본의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전시회로 지난해가 2회째였다. 연령, 장르를 불문하고 지금 만나지 않으면 안 되는 작가’ 36인의 작품을 엄선해 소개했는데 현존 작가뿐만 아니라 타테이시 타이거(Tateishi Tiger)와 같이 지금은 살아있지 않은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전시 이외에도 같은 테마로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4명의 큐레이터와의 토론시간, 연극, 영상, 음악, 워크숍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했다. 


2008
2 2일부터는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인 UBS(스위스 국제투자은행)가 소장하고 있는 1,000여 점의 현대미술 콜렉션 중 140여 점이 <Art Is for the Sprit>이라는 타이틀로 소개되고 있다. 본 전시는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장 미셀 바스키아, 아라키 노부요시(荒木), 모리무라 야스마사(森村泰昌) 등 미국,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세계 유수의 아티스트 60인의 작품을 보고 느끼고 상상한다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UBS의 현대미술 콜렉션은 1950년대의 미국, 유럽의 회화작품들과 1990년대 이후 유럽의 사진작품들이 중심이며, 최근에는 아시아와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그 시야를 넓히고 있다. 이번 전시는 1000점 이상의 UBS콜렉션에서 Body’, ‘만들어진 세계Built World’, ‘공간Space’이라고 하는 세 가지의 테마로 작품을 선정해 각각의 작품들 속에서 아티스트의 아이디어가 세상과 어떻게 조우하는지를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시는 오는 4 6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Art Is for the Sprit>
이 끝난 후 20084 26일부터 7 13일까지는 영국 테이트(Tate) 갤러리가 주최하는 터너(Turner)상의 역대 수상작을 전부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History in the Making>이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82일부터 10 26일까지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 아티스트인 아네트 메사제(Annette Messager)의 전시회가, 11 15일부터 2009 3 1일까지는 인도 현대미술전시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하늘에 떠 있는 롯폰기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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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폰기힐스 모리타워 49층에는 모리재단이 자랑하는 아카데미힐스, 롯폰기 라이브러리가 마련되어 있다.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 중이며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조건이 필요하다. 20세 이상이어야 하고 등록비 10,500엔에 매월 9,450엔씩을 내야 한다. 회원들에게는 유명인을 초대해 강좌를 듣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벤트 등 차별화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특히 My Library Zone 서비스의 경우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롯폰기힐스 내의 도서관 이용이 가능하다.


모리타워 49층에는 도서관 이외에도 아텔리젠트 스쿨(Artelligent school)이라는 강좌 프로그램이 있어 회원들에게 서비스되고 있다. 매월 50개 정도가 개설되고 있는데 1 2시간 강좌로 수강료는 3,000엔이다. 내용은 악기 강습을 비롯해 풍수, 경락, 꽃꽂이, 선물포장 등 우리나라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와 아주 비슷하다.

 

모리미술관 찾아가는 법

도쿄메트로 히비야센(日比谷線)을 타고 롯폰기역에서 내리면 바로 롯폰기힐스와 연결된다. 도에이에도센()이나 JR을 타면 조금 걸어야 한다. 모리미술관은 화요일(10:00~17:00)을 제외하고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0:00~22:00까지 개관한다. 모리미술관과 도쿄시티뷰 입장권이 각각 1500엔인데 두 가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공통 입장권을 1800엔에 판매하고 있다.

 

모리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http://www.mori.art.museum/eng/index.html


문화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웹진 2008년 1월호
http://www.cct.go.kr/iboard/read.php?table=1037&num=62435&page=1&special_check=&period=&sel=&search=

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