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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26 슬픈 크리스마스 선물
  2. 2012.12.20 공부합시다!! 1
  3. 2012.12.14 12월 19일 꼭 투표하세요!!!
  4. 2012.12.07 키리모찌 먹는 법 1
  5. 2012.11.14 겨울예감
  6. 2012.11.11 거절하기 힘든 호의
  7. 2012.11.05 오지랖 열전-그리스인 조르바 2
  8. 2012.10.30 생존점 3
  9. 2012.09.13 장래 희망
  10. 2012.09.13 배신감 2

정말 딱 1초 딴생각을 했다. 딴생각을 한 줄도 모른 딴생각이었는데 그 사이 내 아이패드는 박살이 나 있었다. 내장이 다 흘러나올 정도였다. 그냥 떨어진 게 아니라 1초의 무의식중에 마치 내가 패대기를 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 내 앞에 널부러져 있었다. 작년에 에티오피아 다녀오고 문화적인 충격, 심리적인 충격에 여행을 다니다가 장만한 물건이었다. 보증기간 1년이 지났다는 이야기. 


아이패드를 사고나서 내 일상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휴대가 간편하고, 아무데서나 펴놓고 메모하고, 책을 읽고,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이 신기한 물건을 볼 때마다 난 이 세상을 떠난 잡스 횽님에게 무한 감사기도를 올렸드랬다. 그 아이패드가 나를 떠난 거다. 사실 내가 떠나 보낸 거지. 


부랴부랴 검색을 했는데 방법은 세가지. 유리만 갈아주는 곳에 가서 스크린 교체를 하거나 (내장의 상태는 확인해 볼 수 없음), 애플 스토아에 가서 상담하거나 (돈이 문제), 포기하고 다시 사거나 (아이패드 미니가 나왔다고 해서 사실 마음이 흔들린 적이 있었지만 당장 새로 구입할 마음은 없었다)가 그것이다. 터치를 못 할정도로 완전히 부서져서 백업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도 안하고 애플스토아로 달려갔다.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영업을 한다고 했다. 예약은 10분 간격으로 딱 두 사람만 더 받겠다고 하는데 지금 바로 가겠다고 확인버튼을 누르고 나니 30분도 안 남았다. 정말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렸다. 그 속에 책만 천권이 넘게 들었는데 당장 봐야 할 자료들이 많아 어쩔 수가 없었다.


지니어스 바의 청년은 새로 사거나 아니면 190파운드에 통째로 교체를 해 줄수 있다고 했다. 대신 부서진 아이패드는 자기네들이 갖겠다고 했다. 검색했을 때는 206파운드인가였는데 좀 싸다 싶어 이게 왠 떡, 하며 새 걸로 교체 해달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새로 주문하면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데 애플 스토아에서는 바로 가능하다고 했다. 2분을 기다리라더니 정말 새 아이패드를 박스에서 꺼내 주었다. 박살 난 내 아이패드 뒷면엔 출시할 때 기적은 신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뭐 그런 의미의 글귀를 새겼었는데 교체된 거엔 물론 아무 것도 새로 새길 수가 없었다. 스페셜 에디션이 그냥 공산품이 되어버린 느낌. 계산하려고 했더니 190파운드가 아닌 할인가격 85파운드만 내라는 이상한 상황에 봉착했는데 이유도 모르고 그냥 내라는 85파운드만 내고 서둘러 집에 왔다. 세팅을 해서 데이터가 다 살아있는지 빨리 확인하고 싶었다. 결론은 동기화를 잘못해 자료를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 아마존 킨들판 책만 겨우 건졌다. 악몽같은 2012년 크리스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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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믿고 싶지않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나라의 대통령은 그 나라의 국민수준이라던데 우린 아직 문재인 같은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된 것 같습니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감지하고 희망같은 걸 봤었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가 봅니다. 상식이하의 맨 얼굴을 보고도 지지를 보낸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가 없지만, 결과를 깨끗이 인정하고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할 것 같습니다. 깨어있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공부합시다!!  


승패를 떠나 선거를 위해 애쓴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해 오늘 잠못드는 분들, 치유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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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사진출처: 강풀(@kangfull74)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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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일본 음식 중에 키리모찌(切り餅) 라는 게 있다. '딱' 보면 '꼭' 비누처럼 생겼는데 사실은 찹쌀떡이다. 정말 아무맛이 없는데 난 그 맛이 좋아 일본에 있을 때도 즐겨먹었고, 영국에 와서도 일본 엄마가 보내주셔서 잘 챙겨먹었다. 


먹는 방법은 다양한데 난 일본 엄마한테서 배운대로 팥죽에 넣어 먹거나, 미소시루에 넣어 먹거나, 오븐형 전자렌지에 구워먹거나 했었다. 팥죽은 내가 직접 쑤워먹는 건 불가능하고, 일본에서는 수퍼에서 깡통에 들어있는 팥죽을 사다 먹었었고, 영국에서는 일본 엄마가 팩에 든 팥죽을 보내주셔서 먹을 수 있었다. 


비누처럼 생긴 게 열을 가하면 부풀어 올라 쫄깃해진다. 콩가루 같은 게 있으면 거기에 굴려 먹어도 되는데 맛이 딱 인절미다. 찹쌀떡이니까. 일반 떡은 바다건너 오는 동안 상해서 먹을 수가 없는데 이 찹쌀떡은 바다건너 오는데도 문제가 없을 뿐더러 보관 기간이 엄청 길다. 1년이 넘는 것 같다. 일본에서는 이 찹살떡 가공기술을 한국식 떡볶이에도 접목을 한 듯한데 일본 엄마가 보내주신 포장용 떡볶이를 해먹으면서 떡 맛이 키리모찌의 찹쌀떡이라는 걸 알았다. 모양은 우리나라 떡볶이 떡처럼 생겼는데 말이다. 


오늘 아침 남은 버터를 어떻게 처치할까 궁리하다 후라이팬에 두른 다음 거기에 키리모찌를 구워먹어봤다. 아, 이런. 너무 맛있는 거다. 떡이 딱 세개 남았을 때 그 방법을 알았다니 통탄을 금치 못했다. 일본 엄마가 내가 귀찮아하는 거 아시고 그런 방법은 안 가르쳐주셨나 보다. 그냥 간단히 국에 넣어 먹거나 전자렌지에 돌려먹는 법만 알려주셨던 거지. 마지막 한개를 먹으면서 문득 일본에 가고 싶어졌다. 일본에 가면 키리모찌를 실컷 먹을 테다, 그런 말도 안되는 계획을 세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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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기숙사에서 멀지 않는 곳에 걷기 좋은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비가 온 뒤에도 그리 많이 질척거리지않은 데다 적당히 오르막이 있어 한번 걷고 나면 등에 땀이 찰 정도다. 흐느적흐느적 걷는 것 같은데 운동이 된다는 증거다. 영국 숲길에서 다람쥐나 청솔모들을 만나는 건 흔한 일인데, 어제는 처음으로 꿩을 만났다. 내가 무섭지도 않은지 도망가지 않고 빤히 쳐다보는 바람에 당황했다. 전에 살던 기숙사 주변에서 작은 여우를 봤을 때 딱 그 느낌이었다. 그 여우도 재빨리 사라질 줄 알았는데 도망가지 않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바람에 길 한복판에서 난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했다. 30분쯤 걸으면 2차선 도로가 나오기 때문에 되짚어 돌아오곤 하는데 한시간 산책로로 딱이다. 여름내 자주 다니던 길을 잠시 잊고 새로운 산책로에서 요즘 가을 단풍을 즐기는 중이다. 전에는 오후 5시나 6시쯤 산책을 시작해 좀 걷다 들어오면 저녁먹을 시간이 되곤 했는데 요즘은 해가 일찍 떨어져 오후 3시쯤이면 어두워지기 시작해 오후 5시쯤 되면 이미 깜깜해져 산책은 꿈도 못 꾼다. 바람이 차가워지긴 했지만 아직 둘둘 말고 다닐 정도로 춥지는 않다. 허나, 후-, 하면 뽀얀 입김이 나오는 게 겨울이 오는 중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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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어제 밤늦게 수제 컵케이크가 두개 배달되었다. 일부러 가져왔는데 안 받을 수가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닌 데다 방금 저녁 먹었다고 하면 내일 먹으라고 하는 통에 일단 받아둬야했다. 가끔 이런 식으로 케이크나 쿠키 등이 배달이 될 때가 있는데 마냥 기쁘지가 않다. 원래 간식을 안 좋아하지만, 단맛으로 먹기에도 솔직히 그 케이크들은 맛이 별로다. 늘 느끼지만 반죽이 잘 못된 것 같기도 하고. 여유 생기면 베이커리 숍 오픈하고 싶다고 했는데 내일도 아닌데 걱정스러울 정도다.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육류가 많이 포함된 음식들을 받을 때도 찜찜하긴 마찬가지다. 들고 온 성의를 생각하면 맛있게 먹어줘야 하는데 뚜껑도 안 덮은 채 그냥 들고 온 향신료 범벅의 그런 음식들은 그릇을 돌려줄 때까지 온 방안에 냄새가 빠지지 않는다. 게다가 그릇 돌려줄 때 빈그릇만 돌려주기 뭐하니 답례를 해야하는 데 괜히 억울해지기까지 하다. 


사실 이렇게 된 건 그릇 돌려주면서 그냥 스쳐가는 말로 "맛있었다"고 한 게 화근이라면 화근이다. 내가 아무리 착한 여자가 되는 일을 포기했다고 하지만 대놓고, 맛 별로였으니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세요, 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요리에 별 재주가 없는 사람이 본인이 장금이라고 착각하고 하는 요리들은 아주 못생긴 여자가 자기가 예쁜 줄 알고 하는 행동들 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게다가 맛있지, 맛있지, 하면서 권하기까지 하면 공포스럽기까지하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착한사람이 되는 일은 이미 포기했다지만, 갑작스럽게 거절하기 힘든 호의와 맞닥뜰릴 때 여전히 난감하다. 장금이도 아니면서 장금이 흉내를 낸 음식들을 만날 때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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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지난 5월 국제학술대회 발표차 그리스의 크레타에 다녀왔다. 발표가 끝난 후 시내에서 좀 떨어져있는 니코스 카잔차키스 박물관 (The Nikos Kazantzakis Museum)에 들렀었다. 어딘가에 그의 묘지도 있다고 들었는데 시간도 애매하고 교통편도 쉽지않아 포기하고 아쉽던 차에 박물관만 갔었더랬다. 개관은 했지만 공사가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 여기저기 공사자재들이 널려 있어 밖에서만 보면 실망스러운데 안엔 육필원고들, 각 나라에서 번역된 그의 작품들 등 볼거리들이 꽤 있었다. 일본어, 중국어버전의 <그리스인 조르바 Zorba the Greek>를 보고 한국어 버전도 있겠지 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없었다. 이제 고인이 되신 이윤기씨도 크레타를 방문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고, 조르바 혹은 이윤기씨를 기억하는 한국인들이 심심찮게 크레타를 방문한다고 들었는데 아쉬웠다. 그뿐이었다. 영국으로 돌아와서는 또 바쁜 일들에 밀려 내가 크레타에 다녀왔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책 관련 사이트를 검색하다 우연히 <그리스인 조르바> 광고를 보게 되었다. 번역은 이윤기씨가 했지만 버전이 다른 책을 가지고 있는데(한국에) 출판사가 '열린책들'인줄 몰랐었다. 어쨌든 반가운 마음에 출판사에 메일을 띄웠다. 홍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크레타의 니코스 카잔차키스 박물관에 한국어 버전의 <그리스인 조르바> 책을 한권 보내주실 수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답변을 받을 거란 기대는 안했지만 혹시나 싶었다. 물론 출판사에서는 아무 연락이 없었다. 내가 출판사 담당자라도 왠 오지랖인가 그랬을 것 같다. 가끔 일용할 양식이나 읽고 싶은 책을 보내주던 내 친구 기 노 작가가 생각났다. 특별히 바쁜 일 없으면 니코스 카잔차키스 박물관에 고 이윤기씨가 번역한 <그리스인 조르바> 책 한권만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다. 덧붙여, 책 받고 놀랄지도 모르니 짧은 메시지도 책 보낼 때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친구한테서는 "접수!!" 라는 답이 바로 왔다. 그리고 또 잊고 있었다.


얼마 전 박물관에서 연락이 왔다. 한국인이 보낸 책을 받았으며, 잘 전시해놓겠다고 했다. 물론 많이 고맙다고 그랬다. 내 오지랖이 결실을 맺은 거다. 언제 한번 크레타에 다시 가고 싶었는데 박물관에 가면 반가울 것 같다. 에티오피아 디레다와 공항에 가면 난 기 노 작가와 김 훈 작가가 생각난다. 허름한 그 공항에서 아디스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친구가 싸인 받은 <남한산성>을 반이나 읽은 기억 때문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박물관에 가면 난 또 기 노 작가와 고 이윤기씨가 많이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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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가을이겠지 싶었는데 공기가 차가워진 게 어느덧 겨울문턱에 들어선 느낌이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썸머타임이 끝나고, 어수선했던 주변은 내가 머물던 그곳과는 다르게 차분하게 정돈되어 있어 왠지 낯설다. 동기는 무사히 박사학위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러고, 난 1년 넘게 노래를 불렀던 그 '마무리'를 아직도 못하고 있다. 엄마의 '사랑해!'와 친구의 '보고 싶다!'는 말이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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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심심할 때 즐겨보는 비디오 클립이 여러 개 있는데, 88올림픽 개막식 장면 (다른 올림픽 개막식이랑 비교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데 운동장에서 태권도 시범장면 보면 감동이 밀려온다. 우린 그때 저렇게 아무 것도 없었는데 하면서...), 98년 박세리 US 오픈, 그리고 연아가 뛰었던 경기 몇가지, 여기에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특히 안현수), 세계육상선수권 장거리 종목의 에티오피아 선수들 뛰는 장면들이 추가된다. 2002 월드컵에도 명장면이 많은데 하도 많이 봐서 이젠 별 감흥이 없다.  


요즘 새로 재미 붙인 게 있는 데 런던올림픽 축구 8강전과 동메달 경기 후반전 시작하고 약 15분까지. 특히 동메달 경기 후반전은 전반전에서 박주영이 넣은 환상적인 골을 보여주고 시작하는데 12분쯤 지나면 우리의 구캡틴이 정신없이 또 한골을 넣는다. 그러면 한끼 식사가 끝난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눈여겨보던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 대표를 거쳐 국대 축구선수가 된 것 보고 나도 감개무량이다. 2002 월드컵때 애기들이었을 텐데 말이다. 밖에 나와서 공부하면서 제때 챙겨서는 못 보지만 그래도 챙겨보려고 노력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전은 문자중계로 보고 하이라이트만 챙겨봤는데 우리 기식빵은 참 어쩜 그렇게 그 긴거리를 한 킥으로 깨끗하게 쏘아 올리는 지. 헤딩이 약하다고 늘 그러더니 아마 이번 실수로 정신 차리지 않았을까 싶다. 어느 쪽에서 골이 날라와도 무조건 골대위로 다 걷어 올릴 수 있도록. 영국 떠나기 전에 스완지랑 QPR 가서 기식빵이랑 지성이형 응원 쎄게 해줘야지. 


산책말고는 몸 움직여서 뭐 하는 것 딱 질색이다. 스포츠도 직접하는 건 별로고 눈으로 보는 것만 즐긴다. 가끔 경기장을 찾을 때도 있지만 요즘은 더 게을러져 주로 지난 경기를 챙겨보는 편이다. 이상하게 어릴 때부터 스포츠 경기 보는 걸 좋아하는데 나이 들면 아이패드 들고 스포츠 중계 보는 걸로 소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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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

어려울 때 많이 도와줬으니 내가 부탁하면 당연히 도와주는 시늉이라도 낼 줄 알았다. 그것도 기대라고 무너지네. 앞에서 온갖 생색은 다 내고, 정작 꼭 해줘야할 일은 깨끗하게 거절해버리네. 난 흉내내고 싶어도 못하겠다. 얼굴이 뜨거워져서. 부끄러운 것도 없고, 아무렇지도 않은가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영악하다못해 너무 이기적이다. 원칙은 안 배우고 요령만 터득해서 잔머리들은 끝내준다. 나도 이제 기성세대로 분류되는 건가. 어쨌거나 부디 잘 먹고 잘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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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