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도커피페스티벌 #에티오피아커피클럽 퍼블릭 커핑에 선보일 생두 라인업 되겠습니다.

전부 Crop Year은 2018/2019 이고 페스티벌 사용목적으로 DHL로 공수 중인데 내일까지 부산 도착 예정인 것들 리스트 입니다. 야생커피(Wild Forest Coffee)는 한국에는 도착했는데 검역 관계로 부산영도커피페스티벌에서는 선보이기 힘들 것 같습니다.

- Natural Yirgacheffe-1 / Alemayu Daniel
- Washed Limu-1 / Burka Gudina
- Pulped Natural or Honey Guji-1 / Suke Quto
- Natural Sidamo-1 / West Arsi, Gora
- Natural Guji-1 / Kena
- Washed Yirgacheffe-1 / Hafursa Waro
- Washed Limu-1 / Mecha
- Washed Yirgacheffe-1 / Reko Onancho
- Natural Yirgacheffe-1 / Adado Bekele Lagey
- Washed Limu-1 / Burka Gudina
- Washed Limu-1 / Mecha
- Washed Yirgacheffe-1 / Harfusa

위 커피들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스페셜티 커피 전문회사 #Trabocca 가 후원해 주셨습니다. 검역 때문에 혹시 몰라 부탁을 했는데 이 커피들은 내일 부산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그 밖에 제가 지난 일본 SCAJ에서 받은 생두 샘플이 있어 10개 정도 가져가려고 합니다. 샘플들 로스팅할 곳이 없어 찾고 있었는데 부산 #모모스커피(대표 이현기)에서 장소협찬 해주신다고 합니다.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혹시 한국에서 현재 위 리스트에 있는 생두나 원두를 판매하고 계신 분들은 구매좌표(?) 알려주시면 적극 홍보해 드리겠습니다.

Posted by 윤오순

#부산영도커피페스티벌 #에티오피아커피클럽 프로그램 안내입니다.

스페셜티커피빌리지 A1, A2에 위치한 에티오피아커피클럽 부스에는 에티오피아 커피와 저밖에 없을 예정이라고 이미 공지 드렸죠. 퍼블릭 커핑을 위해 손님을 한 분 초청했습니다.

Keno Tesgera Benti 라는 분인데 부산영도커피페스티벌에서 저와 함께 에티오피아 커피 퍼블릭 커핑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제가 한국 커피업계에서는 ‘듣보잡’인데 에티오피아에서는 ‘셀럽’ 축에 들어갑니다. 🙂 같이 일하자고 하면 냉큼 달려오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케노씨는 에티오피아 커피 품질관리 정부기관인 분나보드(Buna Board) 아디스아바바 오피스와 하라르 오피스에서 퀄리티 컨트롤 전문가로 일했었고, 에티오피아 상품거래소인 ECX,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커피생산자협동조합유니온인 오로미아커피생산자협동조합유니온(OCFCU)에서도 일했습니다. 앞으로 저와 재미있는 일을 많이 할 분입니다. 커핑은 기본적으로 SCA 프로토콜을 따를 예정이지만 에티오피아 스타일도 조금 보여드리겠습니다. 그게 뭐냐고요? 오세요, 부산영도커피페스티벌 에티오피아커피클럽 부스로요.

홍보사진을 정면 사진으로 할까 하다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시라고 아래 사진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사려가 깊은 사람입니다. :)

Posted by 윤오순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금부터 약 70년전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유일하게 6,000여명의 지상군을 파병했습니다. 파병군 전원은 에티오피아 마지막 황제였던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근위병으로 깍뇨(Kagnew)라는 별칭이 있었습니다. 당시 파병부대는 요즘 우리가 즐기는 에티오피아 커피가 한국까지 오는 해상 루트를 타고 한국에 왔는데 처음 도착한 곳이 부산 이었습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에게 부산은 강릉보다, 일산보다 특별한 곳이라서 올 가을에 열리는 다양한 커피이벤트 참가지로 많은 고민없이 부산을 선택했습니다. 에티오피아커피클럽 첫 오프라인 이벤트 지역으로 의미있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행사를 지원하는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관에도 이런 취지를 전달했었고요. 좋은 기회를 제안해주신 (사)한국커피협회 이상규(Sangkyu Lee)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윤오순

커피생산국 표기할 때 다른 나라는 틀린 경우를 별로 못 봤는데 에티오피아는 왜 이디오피아, 에디오피아, 이티오피아 등 제각각인지 모르겠다. 부산영도커피페스티벌 행사참가 때문에 여기저기서 자료를 받기도 하고 행사관련 매체로 나가는 자료들을 확인도 해야하는데 에티오피아 국가명이 제각각이다. 불안한 느낌은 틀린 적이 없는데 행사장 부스 천막에 떡하니 걸리는 타이틀이 ‘에티오피아커피클럽’으로 제대로 안 적힐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기우였다.

비즈니스 하는 분들이 생산지 표기도 제대로 확인 안하고 홍보자료 뿌린 것 보면 확실히 상품에 신뢰가 덜 간다. 평소에도 있습니다/있읍니다, 궁금/궁굼, 틀리다/다르다를 구분없이 막 쓸 것 같고. 이디오피아, 이티오피아로 적으시는 분들은 개인 카페가 많아 보인다. 그렇다고 규모 크게 커피 비즈니스 하는 곳에서 그런 게 안 보이는 것은 아니다. 커피체인점 ‘파스쿠치’는 사업 초기부터 에티오피아를 ‘에디오피아’로 표기하고 있다.

옛날은 모르겠고 지금은 ‘에티오피아’가 맞는 표기이니 에티오피아를 표기해야할 상황에서 우리 이제 그만 실수 합시다. :)

Posted by 윤오순

지난 여름 현지조사를 마치고 아디스아바바의 볼레공항에서 귀국편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아주 덩치가 큰 에티오피아 청년이 한국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느냐고 묻더니 내 옆자리에 앉았다. 처음 만났는데 무척이나 사교적인 청년이었다. 뭐하는 사람이냐, 에티오피아는 뭐하러 왔느냐, 등등 이런저런 질문을 하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베이루트행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 줄에 들어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탑승구는 같았지만 서울행은 다음 비행기였다. 서울은 초행임이 분명했다.

다시 같은 자리에 앉더니 형이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한국어를 한다는 게 아닌가. 반가운 마음에 형 이름을 물어봤고 즉석에서 홍보용(?)으로 가지고 있던 내 스테디셀러(?) ‘커피와 인류의 요람 에티오피아의 초대’에 형 이름으로 사인을 해서 선물로 건넸다. 기념 셀피까지 찍고 새로운 대화 주제를 찾던 중 그 청년이 불쑥 자기가 현 주한에티오피아 대사 아들이라는 거다. 최근 부임한 대사 사진이 있어 이 사람이 네 아버지냐, 그랬더니 그렇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살짝 닮은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곧 비행기에 탑승해야해서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그랬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비행기 탑승구 근처에서 승무원들과 함께 정말 주한에티오피아 대사가 혼자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반인이라면 올 수 없는 곳인데 특권이 좋긴 좋구나, 속으로 생각하며 서둘러 짐을 찾으러 이동했다.

자동출입국심사 서비스 덕분에 짐 찾는 곳에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대사 부자도 벌써 와 있었다. 자연스럽게 인사를 주고 받으며 대사의 고향자랑도 들어주고 옆동네 이야기까지 진도가 나갈참인데 아들 짐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내 짐은 벌써 나와 잘 지내라고 인사도 하고 그 자리를 떠날 준비를 끝냈는데 말이다. 낯선 환경에 당황해하는 부자를 위해 기꺼이 짐 찾는 것을 도와줬고 늦게 나온 짐 하나에는 인제라가 한가득이었다. 가방을 찾았으니 정말 잘 가라고 인사를 나눴는데 우린 세관 신고하는 곳에서 또 만났다. 아예 내 옆에 찰싹 붙어 일행 흉내를 내서 무사히 두 사람을 통과시켜 주고 드디어 입국장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런 우연한 만남이 있은 후 한달이 지났고 부산 영도커피페스티벌에서 대사님과 다시 만나기로 했다. 이번에는 내가 신세를 질 차례다.

Posted by 윤오순
채널24: 한국/2016 2016. 12. 16. 11:24

가끔이라도 여기 들어오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인사 남깁니다.


이 블로그가 살아있는지도 모르게 정신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1년간 아프리카 주제의 강의를 했고, 대학부설 아프리카연구소에 자리를 잡아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에티오피아에도 다녀왔고, 에티오피아 관련 글도 다시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커피와 인류의 요람, 에티오피아의 초대>(도서출판 눌민)이라는 신간도 한권 출간했습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6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의 인분분야 선정작이기도 합니다. 오늘 알라딘에 들어가보니 역사주간 79위에 올라 있네요. (참고: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8535007) 


연말연시라 분주하지만 앞으로 자주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채널24: 한국 > 2016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목 없음  (0) 2016.03.11
나이 듦에 대하여  (0) 2016.03.07
잡지교환은 이렇게  (0) 2016.02.03
겨울 단상  (0) 2016.01.27
Posted by 윤오순


영국 수돗물은 사용하고 시간이 흐르면 하얀 찌거기들이 주변에 눌러 붙어 보기에 안좋다. 필터로 걸러 마시더라도 여전히 찜찜한 이유다. 그래도 그 물에 세수도 하고 샤워도 하고 요리도 하고 다 한다. 


카타르 도하에 잠깐 머문 적이 있는데 바깥의 열기로 수돗물이 펄펄 끓어 제대로 손을 씼을 수 없었다. 그런 상황은 두바이에서도 마찬가지. 공항 화장실에서 양치질은 물론 세수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생수로 대충 씼고 나오면서 나라가 부자면 뭐하나 공공장소에서 편안하게 손 씼을 물도 없는 환경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균 기온이 30도가 넘기는 태국도 마찬가지. 찬 물을 틀어도 30도 이상의 따뜻한 물이 흘러 나와 땀 흘리고 한 샤워가 샤워가 아니다. 방콕의 괜찮은 호텔이라고 예약을 했는데 머무는 내내 밤새 에어컨을 틀어놔야해서 요란한 소음도 참아야 했다.


그리스 크레타에 갔을 때다. 수도 헤라클리온에서 제일 좋다는 별 4개 짜리 호텔에서 머물렀는데 역시나 물이 문제였다. 물탱크에 저장해 놓은 물을 써야 했는데 청소상태가 불량한지 냄새도 이상한 데다 수도 탭으로 온도조절이 안되어 이건 뜨거운 것도 차가운 것도 아닌 물이 흘러 나왔다. 나중에 양치질만은 생수로 하고 말았는데 샤워할 때마다 찝찝해 혼났다.    


북경에서 자주 가던 식당의 종업원이 자기 언니네 집에 초대를 해서 놀러간 적이 있다. 여덟 가구(여덟 명이 아님)가 수도 하나를 나눠 쓰고 있었는데 수도를 가운데 놓고, 사람들이 등목도 하고, 요리도 하고, 세탁도 하고 정말 다 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수돗물의 품질에 관한 논의는 사치겠지.


에티오피아 서남부의 카파에 있을 때 외국인들이 오래 거주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렀는데 지붕 위에 큰 물탱크도 있고, 백열등 아래서 보니 깨끗해 보여 아무런 의심없이 양치질도 샤워도 그 물에 했었다. 허나 손톱 주변이 봉숭아 물을 들인 것 처럼 색깔이 변하고, 빨래한 옷들에 흙물이 드는 걸 보고 그제서야 이거 이상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을 조사해 보니 필터로 제대로 거르지 않은 빗물이었다. 낮 시간에 샤워호수로 흘로 나오는 물 색깔을 본 후에는 그 물에 양치질은 꿈도 못 꾸는 일이 되어 버렸다. 비가 많이 내린 날은 흙물이 샤워호수로 그대로 흘러 나와 그나마 샤워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일주일간 물을 구할 수가 없어 물티슈로 고양이 세수를 해야했던 곳에 비하면 카파는 물 부족이 없는 곳이지만 깨끗한 물을 일상으로 사용하기는 힘든 곳이다. 관리인한테 물탱크를 자주 청소하느냐고 했더니 그럴 형편이 못 된다고 했다.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대한 컨설팅을 부탁해서 외국인 게스트를 계속 받을 거면 물탱크도 청소하고 필터를 가는 게 어떠냐고 했더니 자기네들은 그 물을 음용수로 사용한다고 해서 지금은 물탱크 필터를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큰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 여행을 하는 외국인들은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먹을 물 요리할 물을 차에 전부 싣고 여행한다.   


한국에 있을 때 수돗물을 그냥 마시면 큰 일 나는 줄 알았다. 허나 밖에 나와 보니 물만 보더라도 한국이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 새삼 느낀다. 수돗물을 사용하고 나면 그릇 주변이나 커피포트 주변에 하얀 결석 같은 것도 안 생기지, 좌우로 탭을 움직이면 찬물 더운물 온도 조절도 쉽지 않나. 공항에서 노숙 많이 하는 여행객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천국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한국인인 나한테도 그렇게 느껴지는데...


사진출처: http://together.khan.kr/182

'채널24: 영국 > 영국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있을 때 잘 해  (0) 2013.11.17
고마워요, 선생님!  (0) 2013.11.07
나쁜 놈들!  (0) 2013.10.20
이모티콘 단상  (0) 2013.10.01
외국인이 본 한국문화 (1)  (0) 2013.09.23
Posted by 윤오순
1. 폭설

 
엄청나게 눈이 오는 바람에 기숙사에서 연구실 가는 길이 참 멀었지. 폭설로 한국에서 그리고 일본에서 보낸 우편물을 몇개 잃어버렸고, EMS로 보낸 우편물을 보름이나 지나서 찾았다. 그것도 전혀 엉뚱한 건물에 내 우편물이 도착해 있었다. 눈 그거 좀 왔다고 시스템이 완전 맛간 나라라는 이미지가 저절로 생겼다. 그리고 인풀루엔자로 한달 넘게 고생하면서 면역력 증대와 마누라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2. 망중한

 
에티오피아에 가야해서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았다. 주사도 맞아야했고, 자료도 챙겨야했고, 만날 사람들한테 미리미리 연락도 해두어야했고, 이삿짐도 챙겨야했다. 머리가 복잡할 때는 연구실에서 걸어서 40분쯤 걸리는 키(Quay)라는 곳에 가서 혼자 크림티를 마셨다. 아무것도 안해도 집으로 돌아갈 때쯤 숙제를 끝낸 기분이 들었다.

3. 영국동물원


내가 받는 장학금 조건에는 1년에 44시간 의무적으로 티칭을 하라는 게 포함되는데 가끔 공짜 같은 수업이 있다. 동물원에 간다든지 하는 야외수업이다. 교수님 따라 동물원에 가서 애들이랑 사진에 있는 쟤처럼 지칠 때까지 놀았다. 많이 답답했는데 동물원 야외수업으로 기분전환이 되었다.


4. 굿바이, 103호


15개월을 살던 기숙사였는데 에티오피아로 가면서 이별을 고했다. 겨울에 좀 추웠지만 남향에다 조용해서 참 좋아 했었다. 부엌이 넓었고, 햇살이 아주 깊숙히 들어왔었다. 

 
5. 다시 에티오피아, 그리고 커피


지금은 내가 에티오피아에 갔었나 싶은데 6개월간 오로지 커피와 함께 한 시간들이었다. 재미도 있었고, 의미도 있었지만 솔직히 힘들었다. 당분간은 에티오피아 갈 이유를 안 만들 것 같다. 

 6. 충전용 배터리

 
가끔 만나는 이런 꼬마들이 방전된 내 배터리를 콱콱 채워줬다. 가방을 잡아 당기며 돈을 달라는 아이들이 대다수였지만 그래도 나를 즐겁게 해주는 꼬마들을 에티오피아 여기저기에서 많이 만났다.

7. <공부유랑> 출간
 

 
에티오피아 가기 전에 자신이 없어 출판사에 접자고 연락을 했었는데 에티오피아에 있는 동안 우여곡절 끝에 책이 출간되었다. 외수샘의 추천사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거의 안되는 것 같지만 가족들이 내 사는 모습을 이해하게 되었고, 친구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많이 받아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8. 카파에서

 
아라비카 커피의 발상지인 카파(Kaffa)에서 커피와 함께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카파 아이들과 지도만들기 수업도 하고 (기사참조: http://www.artezine.kr/foreign/view.jsp?articleIdx=1512), 카파 사람들과 다양한 커피투어리즘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9. 카파버전 새마을 운동 

 
카파 사람들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한국의 새마을운동본부에도 연락해보고, 에티오피아에 나와 있는 NGO단체에도 연락해보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도 연락해 봤는데 여력이 없다거나, 계획이 없다거나, 관심이 없다거나 해서 내 방식으로 한국의 새마을 운동을 전파하기로 했다. 에티오피아에 진출해있는 한국의 건설회사인 경남기업에서 일하시는 안성필 상무님을 초청해 그분이 어떻게 그 시대(1960년대, 70년대)를 겪었는지 생생하게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약 200명 정도의 공무원과 NGO단체, 종교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약 2시간 동안 영어와 암하릭, 카피초(카피노노) 3개국어로 진행되었다.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 "나는 하루에 16시간 일했고, 1년에 360일을 일했지만 회사에 인센티브를 요구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 세대의 희생으로 다음 세대가 가난을 겪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나도 느끼는 게 많았던 강연이었다.  

 
10. 영국여행


영국에 돌아와서는 방을 못 구해 남의 집살이를 약 2개월 했다. 마음을 못 붙인 데다 날씨가 좋은 바람에 그동안 가고 싶었지만 못 갔던 곳들을 여행했다. 여왕님이 사시는 윈저성에도 다녀오고, 코벤트리의 자동차박물관에도 가보고,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곳도 다녀왔다. 한풀이하듯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보면 들어가서 이것저것 시켜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 옥스포드에 갔을 때는 고풍스런 학교 건물보다는 영국에서 제일 처음 오픈했다는 커피하우스를 보고 감동하면서 아, 나한테도 직업병이 생겼구나, 싶었다.
 
11. 잡스를 애도하며



잡스가 창조해내는 획기적인 애플상품을 더 즐겨야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며 아이패드 2를 질렀다. 자서전은 아직 못 읽고 있는데 짬짬이 읽어야지.

12. 새 보금자리


두달간의 유목생활을 청산하고 새보금자리로 이사했다. 북향이라 햇살 한줄기 안 들어오지만 창으로 이런 낙락장송을 늘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선비가 된 기분이다. 조도가 일정해 공부하기 딱 좋다.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북향집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같은 과의 동기가 이사하기 싫어서 계속 한집에만 산다고 했는데 올해 내 이사만 두번을 도와주면서 이사하던 날 아주 녹초가 되었다. 그날 미안하다, 고맙다를 수도없이 말했는데 그 뒤로 미안해서 아직 아무 연락을 못하고 있다. 그 집에 아직 내 짐이 몇개 있어 연락을 하긴 해야 하는데... 또 다른 여자 동기가 자기도 그랬는데 기다리면 물김치 싸가지고 맡긴 짐 들고 찾아올 테니 기다리라고 해서 그냥 기다리는 중이다. 내가 1월에 감기로 고생할 때 와이프한테 육개장을 부탁해 만들어온 친구다. 내년엔 협찬인생 벗어날 수 있으려나...

올해 물심양면 도와주신 많은 분들 이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뜻깊고 보람찬 2012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채널24: 영국 > 영국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이퍼 읽다가...  (0) 2012.01.15
반갑다 2012년  (0) 2012.01.08
어느 고기주의자의 분노  (0) 2011.12.12
<기적의 책꽂이>를 소개합니다.  (1) 2011.11.07
우동이 급 땡길때  (2) 2011.11.04
Posted by 윤오순
이제 슬슬 에티오피아 갈 준비를 해야한다. 한국에서 간 적도 있고, 일본에서 간 적도 있는데 영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서는 주변에 에티오피아 가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이 없어 혼자 다 알아봐야해서 엄청 스트레스가 많았다. 인터넷을 찾아도 에티오피아 여행갔다 온 사람들 정보가 거의 없어 결국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거기에 있는 자료를 참고해야했다. 가기 전에 이런저런 주사를 많이 맞아야 했는데 무조건 출발 열흘 전에만 맞으면 되는 줄 알고 국립의료원에 갔더니 그게 아니었다. 시간이 없어 한꺼번에 맞으라는 주사를 다 맞았더니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 되어버렸다. 의사가 주사 맞은 후 30분 정도 기다렸다 집에 가라고 해서 처음에 왜 그러나 했더니 간혹 쇼크 때문에 쓰러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란다. 나도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주사를 맞은 후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는 줄 알았다. 집에 와서도 그날 저녁 제대로 잠을 못 잤다. 황열병 같은 건 한번 맞으면 10년은 다시 안 맞아도 되는데 다른 주사들은 유효기간이 어떤 건 3년, 어떤 건 5년 제각각이라서 그런 것도 다 확인해 유효기간 넘은 건 다시 맞아야 한다. 참고로 말라리아는 주사가 아니라 알약을 복용해야한다.

일본에서 갈 때는 예방접종과 관련해 따로 문제될 게 없었다. 대부분 유효기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내가 관광객 신분이 아니고 연구자 신분으로 에티오피아에 가는 거라서 연구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가 아주 복잡했다. 지도교수가 아프리카 지역연구 전문가라서 이런저런 현지조사 팁을 개인적으로 얻긴 했지만 아쉽기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였다.

영국으로 유학와서 생활환경에 관해서는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여전히 많지만 내가 공부하는 지리학과의 연구지원 시스템은 아주 훌륭하다고 자부한다. 엑시터에 도착하자마자 난 내가 당장 살 방도 못 구한 처지였지만 내가 공부할 연구실에는 책상과 컴퓨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현지조사 부분도 항공권 구입에서부터 비자, 예방접종 등 개발도상국, 특히 아프리카로 떠나는 연구자들을 위해 필요한 준비과정을 학교에서 전부 도와주고 있다. 과거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경영하면서 영국이 체득한 노하우들이 이렇게 학문분야에서 빛을 보는 것일 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부럽다. 우리나라는 언제 이런 시스템 속에서 지역연구하는 학생들이 편하게 현지조사 준비를 할 수 있을지...지도교수도 여기저기 필요한 레터를 벌써 몇 장이나 작성했는지 모른다. 현지조사하면서 인터뷰에 필요한 레터들, 비자서류에 필요한 레터들, 연구허가를 위해 필요한 레터들 등등. 짜증낼 만도 한데 전혀 그런 내색없이 언제든 필요하면 얘기하라고 해서 부탁은 하고 있는데 미안하기 짝이없다. 나를 만나는 지도교수들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일본에서 공부할 때 내 지도교수도 매 학기 나를 위해 써야하는 추천서가 무지하게 많았다. 당시 내가 꾸던 꿈 중에 하나가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보증할 필요없이 내가 나 스스로를 보증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 꿈이 아직도 실현이 안된 것이다.

한국에서 맞았던 주사들 중 황열병 빼고는 전부 유효기간이 지나 요즘 계속 주사를 맞고 있다. 현지조사 떠나기 몇달 전부터 상담을 하라고 한 덕분에 시간상으로 넉넉한 상태지만, 여기서는 학생의 시간이 빠듯하더라도 위험하기 때문에 한번에 주사를 다 놔주지는 않는단다. 한국에서 한번에 다 맞았다고 했더니 아주 깜짝 놀란다. 가기 전에 맞아야 할 주사 중에는 한번에 끝나는 주사도 있고, 3주에 걸쳐 나눠 맞는 주사도  있는데 맞을 때도 너무 아프고 맞고 나서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간염 A와 간염 B 주사는 아주 끝장이다. 맞을 때 근육이 끊어지는 것 같고, 주사 맞은 날은 온 종일 기운이 없다. 몇년에 한번씩 맞기 망정이지 갈 때마다 맞는 거라면 아, 정말 못할 짓이다. 주사 맞으면서 다음에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아무 준비없이 비행기 티켓만 끊으면 되는 나라로 연구지역을 바꿀까, 그런 생각을 했다.

현재 에티오피아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솔직하게 난 그다지 에티오피아에 대한 애정이 없다.  지금 연구하는 주제인 에티오피아에서의 커피 투어리즘이 재미있어 계속 공부하고 있을 뿐이지 이 나라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안타깝고, 어떻게든 도왔으면 좋겠고, 뭐 그런 가슴 절절한 이유들이 잘 안생긴다. 그 때문인지 에티오피아에 대해 마치 전생에 거기서 살다가 온 사람처럼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며, 내가 도와주지않으면 에티오피아가 곧 멸망이라도 할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속내가 궁금하긴 하다. 진정성이 의심갈 때도 있고. 일본에서 에티오피아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지 않나. 

난 아직도 에티오피아에 가면 그들의 주식인 인제라를 손으로 먹는 거에 주저한다. 친한 일본인 연구자는 내가 인제라 앞에서 고뇌할 때 늘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그러는데 나도 나를 잘 이해 못하겠다. 어쩌면 그건 그 문화안에 나를 완전히 던지지 못했다는 증거이면서, 내가 결코 에티오피아 지역전문가가 될 수 없는 이유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식민지를 겪지 않은 나라라서 역사가 쉬지않고 흘러왔으며, 우리 기준으로 생각하면 독특하다고 할 만한 것들이 많은 나라라서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재미있다. 그리고 커피 투어리즘이라는 테마는 파도파도 계속 재미있는 게 나와서 도저히 멈추지를 못할 지경이다. 

난 처음부터 에티오피아를 가난한 나라니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평등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관점은 에티오피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를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잘 산다고 사대할 필요도 없고, 우리보다 가난하다고 우습게 볼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 관점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도 헤어지는데, 나처럼 대상에 대한 애정도 없이 하는 공부가 언제까지 지속 될 지 지금은 잘 모르겠다. "아, 에티오피아 지겹다. 이제 그만 할랜다." 이럴 날이 오지말라는 법도 없지 않나. 그래도 당분간은 에티오피아에 대해 계속 공부를 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난 언제나 재미있는 것만 찾아 그걸 아주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는데 현재까지는 에티오피아에 대한 공부가 굉장히 재미있다. 현지에 가려면 아픈 주사도 여러 대 맞아야 하고, 준비할 게 아주 복잡한 나라지만 말이다.

'채널24: 영국 > 영국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 동물원 가보셨나요?  (5) 2011.02.27
이런 식당 어떤가요  (7) 2011.02.21
한마리의 새를 위한 애도  (6) 2011.01.29
나도 마누라가 필요해  (0) 2011.01.25
눈 이야기  (1) 2010.12.28
Posted by 윤오순
친구한테 책을 한권 선물 받아서 읽는데 오류가 너무 많아 출판사에 보냈는데 아무런 피드백이 없다. 박종만씨가 쓴 <커피기행>이라는 책이다. 책이 이미 많이 팔린 것 같은데 다시 찍을 때 내가 지적한 오류들이 시정이 될지 모르겠다. 출판사에 보냈던 이메일 전문을 싣는다. 소개된 나라 중 에티오피아 부분만 지적했다.


편집부 담당자님,

안녕하세요. 윤오순입니다.
현재 영국 엑시터 대학 지리학 박사과정에서 커피문화와 커피관광에 대해 연구중입니다.

제가 커피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국의 지인이 최근에 박종만씨가 쓴 <커피기행>이라는 책을 보내줘 읽게 되었습니다. 탐험대가 에티오피아의 냉건기 때 방문해서 우기때에 실컷 볼 수 있는 울창한 숲과 초원들은 별로 못 봤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프로젝트였고, 책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홍해 연안국들의 커피문화를 연구하면서 커피역사에 관심 가지게 되었는데 책에 오류가 너무 많아 메일을 쓰게 되었습니다. 책이 판매가 많이 된 것 같은데 시정을 할 수 있으면 하셨으면 좋겠고, 박종만씨께도 내용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년 넘게 커피를 연구하셨다는 건 알겠는데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내용을 단정해서 쓴 부분이 많습니다. 통역의 문제였는지, 정말 잘못 알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커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인 것 같고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제가 가진 책은 1판 5쇄 발행된 것입니다.
 
P.98 
사진 캡션의 '지베나'는 '제베나' 발음에 가깝습니다. P.136 중간에도 지베나라고 했는데 영어표기처럼 현지인들은 제베나에 가깝게 발음합니다. 

P.197 
아래서 셋째줄에 '민둥산'이라 표현했는데 사시사철 그런 것이 아니고 냉건기 때라서 무성한 잡초를 볼 수 없었을 겁니다.

P.113 
칼디의 전설에 대해서도 확정된 바가 없는데 사진 속의 모스크를 칼디가 방문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P.124 에 칼디가 모스크로 달려갔다는 표현이 다시 한번 나옵니다.

P.115 
짐마 옛지명인 Kaffa에서 coffee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있지만 확인된 바 없습니다. bunn은 아랍어로 bean을 뜻합니다. 아랍어로 커피를 뜻하는 qahwa는 본디 껍질로 만든 차를 의미합니다.( tea made from the husks) 그리고 bunni라는 표현도 있는데 이것은 아랍어로 brown 혹은 roasted 컬러를 의미합니다. Kaffa bunn에서 커피빈, 즉 커피콩이 유래됐다는 설이 있는데 어찌되었든 지금까지는 확인된 바 없습니다. P.120에서 정부관료가 에티오피아의 짐마가 커피의 고향이라 단정짓는 것은 관광을 비롯한 정책적인 면과 관련이 있습니다. P.120 '카베' 유래설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P.122 
15째줄에 '식민정부'라고 표현했는데 에티오피아는 강대국의 식민지 경험이 없습니다. 이 내용은 박종만씨가 앞부분에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P.135
위에서 넷째줄에 '네탈라'는 공식행사에서만 입는다고 했는데 '네딸라'(사실 발음은 여기에 가깝습니다.)는 그때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입는, 크기가 큰 스카프라고 할 수 있습니다. P.151에 300명이 넘는 여성이 네딸라를 입고 있다고 했는데, 일하면서도 당연히 입습니다. 그러나 책에 소개된 사진속의 여성들 중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스카프를 한 사람들이 더 많아 보입니다. 그래서 컬러플해 보였을 겁니다. 네딸라는 흰색이며 양끝단을 화려하게 수를 놓아 장식합니다. 기계로 짠 것도 있고, 시장에서 판매됩니다.P.156 사진 앞쪽의 두명의 여성들이 두르고 있는 게 네딸라 입니다.

P.136
여덟째줄에 'Kocho'잎이라고 했는데 '엔셋'이라는 식물이며 가짜 바나나라고도 부릅니다.멀리서 보면 꼭 바나나처럼 생겼습니다. 엔셋 뿌리를 전통적인 방법으로 요리해 '꼬쪼'라는 떡 비슷한 모양의 음식을 만들어 먹는데 여기서 착오가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엔셋 잎의 용도는 책에서 소개된 것 말고도 참으로 다양합니다.

P.137
일곱째줄에 기독교국가를 언급했는데 커피 세러모니의 근원을 따라가면 터키의 수피의식이나 아랍 무슬림의 영향에서 왔다고 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후에 기독교(에티오피아 정교)적인 요소도 가미되었지만 책에서 묘사된 것만으로 기독교국가라고 단정하기는 힘듭니다. 참고로 현재 에티오피아는 무슬림이 이미 인구 절반을 넘어섰고, 그 다음이 정교도 신자로 50퍼센트에 못 미칩니다. 책에서 커피 세러모니의 세 잔의 용어를 설명했는데 첫번째잔, 세번째 잔은 지역별로 발음 차이가 크게 없습니다. 첫번째 잔은 Awol혹은 Abol이라고 하는데 아랍어 Awwal에서 기원했고 '첫번째', '우선'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번째 잔은 Baraka라고 하며 아랍어 baraka에서 유래했습니다. 의미는 '축복'에 해당됩니다. 두번째 잔이 지역에 따라 좀 다르게 발음됩니다. 책에서 후엘레타냐(훌렛탱냐), 소스타냐(소스탱냐)는 에티오피아 공식언어인 암하릭어로 둘, 셋을 각각 의미합니다.

P.141-142
기독교인과 이슬람의 무력충돌이 잦다고 표현했는데 그런 예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에티오피아는 보기 드물게 기독교와 이슬람이 사이좋은 국가이며 양 종교의 기념일을 국경일로 인정해주고 있습니다.책에도 언급된 하라르가 대표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스크가 100개가 넘고 에티오피아 정교회는 물론 프랑스인이 세운 일반교회 신자들도 각자의 종교 생활을 향유하고 있습니다. 커피 세러머니를 할때는 종교의 차이도, 빈부의 차이도, 계급의 차이도 없이 함께 어울립니다. 우리가 가진 선입견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P.144
칼디의 전설에 대해서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학자들도 밖에서 안으로 전파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체다이 사장도 잘 모르고 있었으며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알았다고 외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커피 세러모니와 마찬가지로 에티오피아 정부는 칼디의 전설을 에티오피아 커피 홍보요소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P.145
차 안에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칼디 커피숍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에티오피아의 주문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술집이나 바 등에서도 앉을 자리가 협소해서인지 지저분해서 그런 건지 다들 차 밖에서 주문해서 차안에서 술도 마시고 심지어 인제라 같은 음식도 먹습니다. 계산도 차 안에서 합니다.

P.163
'하쿠나 마타타'라고 인사했다고 하는데 스와힐리어로 걱정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에티오피아 공식언어는 스와힐리어가 아니라 암하릭어와 영어입니다.

P.165
맨 아랫줄에 랭보하우스는 유네스코기금으로 근근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는데 프랑스 대사관에서 진행하는 문화개발 프로젝트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엉성하기 짝이 없는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랭보하우스 도서관의 책들은 랭보와 관련된 책들이라기 보다는 그저 불어로 된 책들입니다. 

P.166
아래서 세번째 줄에 '이탈리안 무슬림의 코발트빛'이란 표현이 있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합니다.

P.167
하라르식 버터 커피라고 했는데 카파지역의 고산지대 오로모족들은 여전히 이렇게 먹고 있습니다. 버터 뿐만이 아니라 소금, 꿀, 계피, 고춧가루 등을 넣어, 마신다기 보다는 먹고 있다고 해야겠죠. 노예무역이 활발할 때 카파지역의 몸 좋은 오로모족들이 노예로 많이 팔려갔는데 당시 노예들의 집결지였던 하라르로 이동하면서 커피나무도 같이 이동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커피에 이것저것 넣어 먹는 풍습도 거기에서 연유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 사람들은 커피 원두만이 아니라 커피 잎, 가지, 껍질 등을 전부 먹습니다. 죽처럼 만들어 먹기도 하고 차로 달여서 마시기도 하고요. 하라르에서는 커피 껍질도 시장에서 거래됩니다. 이는 P.174에서 처럼 단순하게 가난해 커피원두를 구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커피 껍질을 차로 달여마시는 풍습은 옆나라 예맨에도 있는데 에티오피아와의 문화교류와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맨에서는 이 차를 Qishir(Coffee husk tea)라고 부릅니다. 수출도 합니다.

P.172
커피 껍질을 분칼레 의식으로 보기도 했다는데 그것보다는 희생제를 위해 동물을 죽이듯이 오로모 지역에서는 동물대신 커피콩을 사용한 사례가 문헌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과거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커피를 아주 신성하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는 소수민족들이 있습니다.

P.174
아래서 세번째 줄의 '투투'는 인도에서 수입된 차를 말하는 것 같고 현지 발음은 '툭툭'에 가깝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만 적었고, 빠진 게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잘못 되었다기보다는 부가설명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박종만씨의 작업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없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청소년 권장도서로도 손색이 없지만 가뜩이나 개발도상국에 대한 정보가 적은 한국이라 연구자의 입장에서 아는 한도내에서 적었습니다. 추가로 인쇄할 때 반영할 수 있으면 반영하셨으면 합니다.

'채널24: 영국 > 영국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사기꾼 같으니라고...  (1) 2010.06.23
일장춘몽  (2) 2010.06.16
진정한 루저란  (6) 2010.05.15
용감한 신입생  (3) 2010.04.05
밖에서 보는 한국  (4) 2010.03.12
Posted by 윤오순